[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 벼를 도정한 뒤 나오는 겉껍질인 왕겨를 태워서 곡물을 건조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가 개발됐다. 이에 따라 기존 곡물 건조기 연료인 보일러용 등유를 왕겨로 대체할 수 있어 연료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앞으로 왕겨가 친환경 저비용 에너지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은 값싼 왕겨를 태워 얻은 열을 이용해 벼·보리 등의 곡물을 건조하는 ‘곡물건조용 왕겨연소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미곡종합처리장(RPC)용과 농가용 두 가지 종류로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개발했으며, 현재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협력해 현장접목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 시스템은 왕겨투입장치, 왕겨연소로, 열교환기, 재배출장치 등 크게 4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등유 이용 곡물건조기에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왕겨연소시스템의 작동과정은 왕겨를 연소로에 투입하면 왕겨의 연소열이 열교환기를 거치면서 공기를 가열하게 된다. 이때 43∼45℃의 열풍을 만들게 되며 이 열풍을 건조기에 공급해 곡물을 말린다. 벼 건조 실증시험결과, 연소 효율은 98 % 이상이었으며, 열풍의 온도조절 성능은 편차가 약 ±1℃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시스템을 이용해 곡물을 건조하면 등유 대비 약 80 %의 연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연간 왕겨 생산량 약 70만 톤(벼 생산량의 약 18 %, 2011년 기준) 중 24 %인 약 17만 톤 만으로 모든 벼를 건조시킬 수 있어 연료 확보도 용이한 편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곡물건조용 왕겨연소시스템’의 현장평가회를 개최해 사용자 의견을 수렵하고 기술적 보완을 거쳐, 특허출원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김영진 연구사는 “벼 건조는 쌀 생산에서 소모되는 전체 에너지의 약 80 %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라며 “건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왕겨연소시스템은 쌀 생산비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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