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몸으로 체험하기 시작한 전세계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던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필요성에 모두 동의하고 최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후기금(GCF),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8) 등 다양한 환경관련기구들을 만들거나 각종 관련 회의 및 컨퍼런스, 세미나 등의 행사들을 열고 있다.

 

그러나 환경을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열린 행사들에 종이컵 등의 일회용품은 물론이고 자료집, 명찰, 과도한 냉난방 등 어느 것 하나 환경적인 것이 없다.

 

정말 너그럽게 생각해서 이런 것들은 이해한다고 치자.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행사의 내용이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전기를 아끼고 자원을 절약하고 자연을 보전하자는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 되거나 서로의 이해관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각자 다른 소리만 하다가 결국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많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진행하는만큼 어떤 행사는 기업들의 홍보의 장이 되거나 기업들의 눈치를 보느라 진전있는 결론을 못 내기도 한다.

 

최근 취재로 인해 만난 한 NGO관계자도 “발리액션 이후 그것을 뛰어넘는 실효적인 결론이 안 나오고 있다”라며 “UN기구나 환경 관련기관, NGO들이 협상을 주도했었지만 이제 기업들이 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함께 모여 지구를 위해 논의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나 상대방 의견을 들어볼 마음가짐도 없이 연례행사처럼 해치우는 모임은 더 이상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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