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나로호 3차 발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10월26일 3차 발사 첫 시도가 연기된 후 꼭 한 달만의 일이다.

 

당초 나로호는 2005년 개발완료를 목표로 개발이 시작됐다. 하지만 러시아 국회 비준이 지연되면서 두 차례 연기됐고, 2008년에는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부품공급에 차질이 생겨 2009년으로 연기되기도 했다.

 

특히 2009년 첫 발사부터 순탄치 않았다. 러시아가 시험항목이 늘어났다며 발사를 미뤘고, 최종 연소시험 일정문제로 발사를 연기하기도 했다. 또한 데이터 분석 문제, 발사대에서 고압탱크의 압력을 조정하는 소프트웨어 이상 등으로 계속해서 발사가 중단됐다.

 

물론 아주 사소한 문제만 있어도 로켓발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중단은 선진국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가 로켓발사에 대한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는데 있다. 특히 발사체 기술 이전이 당연할 것으로 여겨졌던 ‘한·러 우주기술협력협정’을 뒤엎는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이 체결되면서 공동개발이 아닌 완제품 구매형태로 계약내용이 바뀌었고 러시아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기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니 우주를 향한 나로호의 꿈에 대한 아쉬움도 점점 분노로 바뀌고 있다. 특히 매번 발사 연기 때마다 하염없이 러시아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도 이제 화가 난다. 더욱이 발사에 성공해도 러시아 완제품을 사다가 단순히 우리 땅에서 쏘아올리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을 것인가. 나로호 발사 성공이 누구의 꿈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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