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거점인 산업단지 조성·관리에 집중

QWL 밸리, 산학융합지구 확산 예정돼 있어

 

[환경일보] 안상미 기자 = ‘저성장시대’를 넘어 ‘제로성장시대’가 거론될 만큼 해가 바뀌어도 사람들의 관심사는 역시 ‘경제’다. 지금처럼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는 국가의 부를 지역이 나누기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인 성장방향일 것이다.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변종립 국장은 “이럴 때일수록 산·학·연의 협력이 활발한 지역정책이야말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낸다”며 새로운 지역산업생태계 조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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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변종립 국장

지역경제의 ‘활력발전소’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주 업무인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의 변종립 국장은 지역산업육성, 산업단지 조성·관리, 지역균형발전 등 지역경제활성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광역경제권 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은 2009년부터 3년간 약 2만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10조6000억원의 매출 증대와 수출 59억불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또 2012년부터는 광역경제권 2단계 사업으로 바이오·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산업과 고용효과가 큰 대표주력산업을 지원하며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있다.

 

지방투자, 산·학 연계가 핵심

 

특히 변 국장은 2013년 가장 주력하는 정책으로 ‘지방투자촉진보조금’과 ‘산학융합지구’의 확산을 꼽았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은 수도권 소재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국내기업의 지방 증설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올해 1171억원의 예산이 확보됐다. 이 제도는 고용효과가 높거나 매출증대 예상되는 기업 위주로 지원하게 된다.

 

산학융합지구는 산업단지 내 대학 캠퍼스와 기업연구소를 설립해 근로자 교육과 산·학의 공동 R&D를 지원한다. 변 국장은 “고등학교 졸업자의 경우 사회생활이나 승진에 지장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산학융합지구”라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산업기술대학, 군산대, 경북대, 전남목포대, 충북대, 울산대가 산학융합지구 대상으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변 국장은 “올해는 이 대학들의 내실을 다져 성공모델을 만들 예정”이라며 “2014년에 신규 지정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도가 자율적으로 전통적 주력산업, 문화생활융합산업, 뿌리산업 등을 육성하도록 신특화사업을 올해 5월부터 착수해 지역의 특성을 살린 발전을 꾀하고 있다.

 

경제와 환경, 상생해야

 

그렇다면 지역경제 육성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해 변 국장은 “이제 ‘경제성장=환경파괴’라는 고정관념은 바뀌어야 할 때”라며 “산업단지 관리에도 환경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생태산업단지’ 구축이다. 이 사업은 38개 산업단지에 시행 중이며,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폐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자원효율성을 높이면서 오염을 줄이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한 ‘썬 루프 벨트(Sun Roof Belt)’ 구축사업은 단지 내 입주 기업의 지붕과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김해, 창원 산업단지에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는 구미 산업단지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변 국장은 “이 사업은 기업이 자발적 참여가 중요한데, 생산한 전력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며, “태양광 발전 패널도 가능한 국산을 사용토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단지 열악한 환경은옛말’

 

지난 50여년간 국가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산업단지는 시설 노후화, 복지·편의시설 부족 등의 이유로 ‘열악하다’는 이미지를 씻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청년들에게 일터로서의 매력도는 매우 낮은 상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식경제부는 2010년 10월부터 ‘QWL 밸리’ 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QWL이란 ‘Quality of Working Life’의 약자로 근로환경의 질을 높인다는 뜻이다. 변 국장은 “산업단지를 떠올리면 굴뚝, 회색, 지저분한 이미지 등을 떠올리기 때문에 기업은 인재고용이 어렵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있어도 기피한다”며 “산업단지를 배움, 문화가 어우러진 일터로 재창조하는 것이 QWL 밸리 조성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반월시화, 남동, 구미, 익산단지에 QWL 밸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6월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해 단지 내 부족한 기숙사를 확충하고 산업단지 문화센터를 운영해 근로자의 문화예술 교육기회를 확대시킨다. 또 비즈니스로 외국인 손님이 산업단지를 방문했을 때 이용할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등을 건설하게 된다.

 

변 국장은 “이같은 사업들을 통해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이 일터·삶터로서의 환경이 열악하다는 시각을 전환시킨다면 지역산업이 점차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로자, 지역민 위한 정책 필요

 

추계등반대회(11.
▲ 지역경제정책관 직원들과 함께 한 추계등반대회

 

한편 변 국장은 “지역산업 발전 정책은 기업중심이 아닌 근로자와 지역민을 위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과정에서 지역민을 위한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깨달았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문화·정보·금융 인프라와 상권이 발달한 수도권에서 살고자 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가 지방에 정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지방 기업들과 주변 생활환경이 개선돼야 산업이 육성될 것이며, 새 정부의 민생정책과도 일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식경제부 만의 노력이 아닌 여러 부처와의 협조와 논의가 필요하며, 지역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변 국장은 “지역경제정책관 직원들이야말로 우리 경제성장의 자양분이다. 올 한해도 힘을 모아 환경, 경제, 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cobl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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