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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일보 팟 토크 참석자들은 아토피 질환자들이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친 후 대체 보완요법으로 치료할 것을 주문했다.

 

환경일보 팟 토크가 이번에는 급증하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예방 등에 대해 알아봤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100만 명이 넘어 국가적,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사)환경위해성예방협회 김판기 팀장), 의학(라메스피부과의원 장상재 원장), 정책(서울의료원 아토피연구실 김현정 책임연구원) 등 3가지 측면에서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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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익수 편집대표 "아토피 환자가 100만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김익수 편집대표(이하 김) : 요즘 가정이나 사무실, 차 안에 방향제 탈취제 하나쯤은 갖고 계시지요? 얼마 전 환경부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방향제, 탈취제 위해성을 평가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조사 제품의 80%에서 아토피 피부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검출됐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보면 2011년에 100만9602명이 아토피 피부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외래진료 환자 수는 감소했는데, 입원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니 증상이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급증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와 예방 등에 관해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아토피 피부염이 어떤 병입니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피부를 심하게 긁는 행동을 보일 경우 아토피 증상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고 합니다. 가려우면 아토피라고 일단 봐도 될까요? 이럴 때 쉽게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요? 

 

아토피, 특정부위 습진 반복 질환

 

장상재 원장(이하 장) : 간단히 말해 아토피는 음식이나 공기 중에서 흡입되는 물질에는 알레르기가 있고, 이 알레르기가 피부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으로 습진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아토피는 유전성이 강해 부모 중 한쪽이 아토피 환자라면 자녀에게 발생할 확률이 50% 정도 되고, 양쪽 부모 모두가 아토피일 경우 자녀의 발병 확률은 80%를 육박합니다.

 

우리 피부 바깥쪽에는 각질층이라는 게 있는데........제가 각질층을 벽돌 벽에 비유해서 많이 설명합니다. 아토피가 있는 사람은 벽돌은 있는데 시멘트가 없는 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멘트가 없는 벽돌 벽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무너질 수 있겠죠. 아토피는 이처럼 벽이 약하다 보니 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들이 쉽게 침투되기 때문에 아토피가 발생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가렵고 긁는다고 무조건 아토피라고 진단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검사를 통해서 진단하는 게 아니고 환자의 증세를 보고 의사가 판단해서 진단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진단을 위해 특별한 검사가 필요하진 않습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알레르기 증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절해주는 약물을 복용시키고, 습진이 심한 부위는 스테로이드 연고 등으로 약물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유해화학물질 알레르기 유발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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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판기 팀장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아토피 질환이 생활 속에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 제가 초반에 방향제에서 아토피를 일으키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잠깐 언급했는데요.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 중 하나로 유해화학물질도 문제가 크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판기 팀장 : 오늘날 건강 문제의 80%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질병 중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토피 질환인데요. 아토피를 일으키는 환경적인 요인 중에는 일반적으로 화학물질 노출, 식품 섭취, 흡입성 알레르겐, 감염 등에 의해 일어나게 됩니다.

 

앞서 방향제와 탈취제 얘기가 나왔는데 이러한 화학물질에 노출된 환경적 요인에 속하게 됩니다. 현재 화학물질은 전 세계적으로 10만 여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중 우리나라는 4만3000여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고 매년 약 300여종이 신규로 출시될 정도로 화학물질의사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생활 주변에는 화학물질로 이뤄진 생활 제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아토피 등의 환경성질환이 생활 속에서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데요. 이중 실생활 속에서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 화학물질을 소개하겠습니다. 다들 새집증후군이란 말을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 새집증후군에 이어 새 가구증후군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는 실내 생활용품들 중 가구, 카펫, 바닥 마감재, 페인트, 접착제 등에서 포름알데히드라는 화학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잘 아는 새집증후군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이며,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 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도 하죠.

 

포름알데히드는 상대적으로 면역 체계가 약한 어린이들이 어린이 활동 공간인 보육시설이나 그 밖의 활동 공간에서 앞서 말한 가구나 카펫 등을 통해서 포름알데히드가 공기 중에 노출됐을 때 성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 어린이보다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된 어린이가 아토피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및 접촉 두드러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토피 안심학교 참여율 높여야

 

: 서울시가 아토피 발병률이 높은 아동의 아토피 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아토피 안심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토피 안심학교, 어떻게 안심시켜주실 수 있는지.

 

김현정 책임연구원 : 서울시는 2008년부터 아토피 없는 서울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서울의료원 내에 아토피연구실을 두고 서울시의 아토피 안심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아토피 안심학교는 서울시에서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13세 이하의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토피 질환을 겪고 있는 아이를 보낼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사업입니다.

 

안심학교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보건소를 통해 매년 신청을 받아 선정하고 있고, 2012년도에는 423개소의 학교가 참여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설문조사, 전문 간호사 방문 조사, 학교 내에서의 체계적인 아토피 질환자 관리 등이 있습니다. 중증이 의심될 경우 병의원 방문을 권고하고,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에는 치료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 말씀을 듣고 보니 (아토피 안심학교) 신청을 받을 게 아니라 서울시 모든 학교가 참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현재 전체 학교 중 참여율은 얼마나 되고 있는지요?

 

김현정 책임연구원 : (아토피 안심학교 참여율은) 초등학교로 봤을 때 11% 정도 되고요. 서울시 소재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모두 합친 숫자로 봤을 때는 참여율이 6% 정도 됩니다. 올해 많은 확대를 통해 아토피 질환이 없는 학교들이 많이 늘어나도록 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입니다.

 

보완 대체요법, 전문성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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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책임연구원 "많은 아토피 환자들이

보완 대체요법을 병행해 치료하고 있습니다."

: 아토피 환자들은 보통 병‧의원을 통해 치료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민간요법을 병행하는 보완 대체요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보완 대체요법들이 인터넷과 대중매체를 통해 성행하면서 피해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보완대체 치료요법, 실제로 효과가 있는 건가요?

 

: 보완 대체요법을 실제로 경험하고, 실패를 한 후 돌아온 아토피 환자들과 상담을 하면서 그들이 경험했던 치료를 들어보면, 치료를 하는 사람들이 지식도 없이 본인의 경험과 소문을 근거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아토피를 겪고 있는 성인이나 환자를 둔 부모들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립니다. 그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본인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입증되지 않은) 대체요법으로 치료하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고요.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에게 꼭 3가지를 말씀드립니다. 먼저 아토피 피부염은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도록 권합니다. 또 환자나 부모님들이 아토피에 대한 지식 이 없는 경우 많이 이용하는 게 인터넷 등입니다. 헌데 제가 모니터링을 해본 결과 잘못된 정보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이 직접 쓴 서적 등을 먼저 참조해 지식을 먼저 쌓길 당부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지식을 쌓은 후에 보완 대체요법의 도움을 받을지 생각해 보길 당부합니다.

 

: 보완 대체요법을 찾는 이유가 치료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토피를 치료하려다 아파트 2채를 날렸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는데요.

 

: 제 생각에는 정확한 지식 없이 치료하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치료를 따라 간다면 치료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고 봅니다. 사실 아토피 같은 경우에는 일정한 나이만 지나면 많이 나아집니다. 청소년기만 지나도 65-80% 가까이 완치가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정확한 지식이 없다 보니 불필요한 치료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현정 책임연구원 : 저희가 2011년도에 보완 대체요법 실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7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어떻게 치료를 받는지 조사해보니 순순하게 병원만 다니는 환자가 3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 외 환자들은 보완 대체요법을 병행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가려움증을 동반한 수면 장애를 겪고 있거나, 넉넉한 집안일수록 보완 대체요법을 많이 사용한다는 결과들이 있었습니다.

 

화평법 만들고, 피부 건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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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상재 원장 "아토피는 유전성이 강해 부모중

한쪽만 아토피라도 자녀 50%가 발병합니다."

: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피부 자극, 식품, 흡입성 알레르겐, 감염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악화 요인을 제거하려면 당사자와 가족들의 노력이 많이 필요할 텐데요. 예방 차원에서 피부 및 환경관리 등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요?

 

김판기 팀장 : 저는 제도적 차원에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 유통되는 4만3000여종의 화학물질 중에서 독성 정보가 확인된 게 6000여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화학물질 관리체계 선진화를 목적으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 상정 중이지만 일부 산업계의 반발로 입법 절차가 늦춰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예방 및 관리 차원에서 화학물질의 위해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화학물질 관리 강화는 시대의 필연적 흐름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진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 토피 환자와 부모들과 이야기 해보면 먹는 음식 때문에 아토피가 걸리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아토피도 5세 이하 영유아의 경우는 먹는 음식 때문일 경우가 많아 아토피 유발 음식을 피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5세 이상이 되면 음식과의 연관성은 희박해 집니다. 따라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많이 마시고, 특히 건조한 날씨를 보이는 겨울철에는 세정 횟수도 줄이는 게 좋습니다.

 

: 주거환경이 편리해지고 식생활도 풍요로워 졌지만 우리가 모르는 동안 많은 종류의 유해화학물질, 식품첨가물, 집 먼지 진드기, 대기오염, 바이러스 등이 우리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올바른 치료와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정보 제공과 환자 교육 역시 필요합니다. 정부가 제대로 된 예산을 편성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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