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떠나는 무모한 무탄소 여행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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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한 달에 한 번. 출근도 마다하고 떠나는 박 기자의 당일치기 여행기. 열 번째 여행은 서울의 4대문(숙정문, 흥인지문, 숭례문, 돈의문터)과 4소문(창의문, 혜화문, 광희문, 소의문터) 및 성곽을 따라 꼬불꼬불하게 연결된 서울 성곽길 중 남산코스인 장충체육관에서부터 숭례문까지 걸어봤습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을 맞게 된다는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2월의 겨울날씨는 꽤나 쌀쌀했다. 내복과 편한 등산복, 등산화까지 챙겨 신고 집을 나섰다. 출발지점은 3호선 동대입구역. 원래 5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서울 성곽길로 바로 진입할 수 있지만 현재 공사중이기 때문에 6번 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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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곽길 입구에 들어서자 나타난 나무계단길.

역사와 문화가 있는 탐방로

 

서울의 내사산(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을 잇는 서울 성곽길은 총 길이 18.2㎞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탐방로다. 탐방로 입구에 들어서자 나무로 된 계단길이 나타났다. 시작코스인 장충체육관에서 빈얀트리 클럽까지는 신라호텔, 서울클럽,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을 지나는 길이기 때문에 조용히 이용해달라는 안내문구가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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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를 따라 실제 성곽들이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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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 쉽게 잘 정비돼있는 산책로.

 

서울 성곽길은 임의로 만든 코스가 아니라 실제 성곽길을 따라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성곽들이 길을 따라 쭉 이어져 있다. 아직 눈이 덜 녹아 땅은 조금 질퍽거렸지만 코스는 걷기 쉽게 잘 정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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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곽너머로 보이는 일반 주택가와 신라호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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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코스의 중간지점인 N서울 타워.


한참을 걷다 뒤를 보니 성곽길 밖에는 일반 주택가들이 보였고, 멀리 시작점이었던 신라호텔까지 한 눈에 보였다. 좀 더 걷다보니 저 멀리 오늘 코스의 중간지점인 N서울타워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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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곳에서 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성곽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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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곽마루에서 내려다 본 모습.
 

계속 걷다보니 높은 곳에서 경관을 볼 수 있는 성곽마루가 나타났다. 성곽마루에서 내려다보니 네모 모양의 아파트와 주택들로 빽빽한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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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갈래 길에서 서울 성곽길 마크를 따라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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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길 마크를 따라가라”

 

성곽마루에서 내려오면 세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빈얀트리 클럽쪽으로 걸으면 된다. 앞으로도 어느 갈래길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서울성곽길 마크만 따라 걸어가면 된다. 이 마크는 곳곳에 있으니 잘 따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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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에 구멍을 뚫어 나무를 보존했다.


나무로 조성된 산책로는 사람을 위해 나무를 베고 만든 길이 아니라 원래 나무를 그대로 두고 조성한 길이라 인상적이었다. 길을 따라 빈얀트리클럽에 도착하자 아까보나 N서울타워의 모습이 더윽 크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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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오름극장.


빈얀트리 클럽을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 남산공원에 진입했다. 남산공원 입구에는 1950년 4월29일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국립국장의 해오름극장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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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곽길 마크를 따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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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코스 중 가장 경사가 높은 계단길.

남산공원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N서울타워로 가는 두 갈래 길이 다시 나온다. 한 쪽은 2㎞의 완만한 길로
전기버스가 다니는 길이고, 다른 길은 1㎞의 경사가 높은 계단길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된다면 서울 성곽길 마크를 따라가면 되는데 우리가 가야할 길은 경사가 높은 계단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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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계단길을 오르자 펼쳐진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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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가까워진 N서울타워.


높은 계단길을 오르자 걷기 편한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아직 녹지 않은 눈 사이로 나있는 오솔길이 꽤나 운치있었다. 어느덧 중간지점인 N서울타워의 모습은 더욱 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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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서울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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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제 난간마다 빼곡이 걸려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

다시 힘을 내 열심히 걷다보니 어느새 N서울타워에 도착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입구 부분에서 오른쪽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철제 난간마다 빼곡이 잠겨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과 함께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빼곡한 자물쇠들 사이에 걸려있는 표지판에는 열쇠나 쓰레기를 밖으로 던질 경우 인명사고 및 환경오염, 시설물파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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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상징물인 해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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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서울타워로 올라오는 케이블카.


서울시내를 한참 내려다보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내려오다 보니 남산을 지키고 있는 서울의 상징물인 해치가 있어 포즈를 따라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한 N서울타워로 올라오고 있는 케이블카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시청, 광화문, 장충동 일대와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등이 한 눈에 보이는 잠두봉 포토 아일랜드에도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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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산방의 전경.

산 속에 위치한 수상한 한옥

 

점심을 먹기위해 남산을 내려와 찾은 것은 남산 산책로에 위치한 ‘목멱산방’. 케이블카 주차장 바로 건너편 입구의 안내표지판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눈에 띄는 한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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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산방의 입구.

산 속에 위치한 이 한옥이 바로 남산 맛집으로 소문난 목멱산방이다. ‘목멱산’은 남산의 옛 이름으로 서울시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미와 음식을 보여주기 위해 15억원을 들여 지은 열린찻집이다. 현재는 위탁운영되고 있으며 유자차와 원두커피, 십전대보탕같은 차들과 불고기 비빔밥과 육회 비빔밥, 해물부추전 등의 식사 및 요리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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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이 나오면 알려주는 진동벨.

멀리서 보면 가격이 매우 비쌀 것 같지만 기본 비빔밥의 가격이 6000원으로 많이 비싸지는 않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모든 음식을 손님들이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셀프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특히 테이크아웃이나 식사 후 차를 주문하면 1500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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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점 위생등급에서 A등급을 받았다는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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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방의 문에 붙어이는 남산팔경.


식당 입구에 들어서면 서울특별시에서 실시한 위생등급평가에서 평가기준을 90% 이상 만족시켜 A등급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서가 당당히 걸려있다. 방은 총 8개로 각 방문 위에는 운횡북필(雲橫北闕), 수창남강(水漲南江), 암저유화(岩底幽花)과 같은 남산팔경(南山八景)의 이름들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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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고기 비빔밥.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

 

내가 시킨 것은 기본 비빔밥보다 2000원이 비싼 불고기 비빔밥. 비빔밥은 놋그릇과 길쭉한 나무접시에 각종 나물과 콩나물국, 열무김치가 정갈하게 나온다. 재료를 모두 넣고 고추장을 적당히 넣은 후 뻑뻑하지 않게 국물을 한 수저 넣고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면 반질반질한 비빔밥의 모습을 드러낸다. 음식의 맛은 싱겁다고 느낄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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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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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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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재 이시영 선생의 동상.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나와 다시 성곽길을 따라 올라가면 공원과 산책로로 새롭게 단장한 백범광장이 나타난다. 이 광장을 통새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과 남산정상의 팔각정까지 접근이 쉬워졌다. 광장에는 백범 김구 동상과 1948년부터 7월24일부터 1951년 5월9일까지 우리나라 제1대 부통령을 역임한 성재 이시영 선생의 동상이 나란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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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튼호텔 앞 한양도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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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목적지인 숭례문.

마지막으로 이번 코스의 마지막인 힐튼호텔 앞에서 시작하는 복원된 옛 한양도성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숭례문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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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으면서 기부도 하는 스마트폰 어플 ‘빅워크’를 이용해 실제 이동거리를 측정했다. 이동경로는 장충체육관

에서 N서울타워를 지나 숭례문까지의 거리.


서울 성곽길 남산코스를 돌면서 서울에도 이렇게 좋은 산책로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특히 옛 한양도성의 성곽을 따라 돌면서 예전의 도성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좋았고, 너무 지루하지 않게 산책로 중간중간에 볼거리들이 있어서 좋았다. 코스의 길이나 난이도도 어렵지 않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남은 3개의 코스들도 꼭 돌아봐야겠다. 그럼 다음 ‘무·무·무’도 기대하시라!

 

pjw@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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