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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토론회에서는 빗물관리에 대한 법률 및 제도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안을 찾아내 물 산업

육성과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박종원 기자>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하늘에서 내린 비를 모아 잘 관리하면 자원이 될 수 있을까.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빗물을 잘 관리 할 경우 기후변화대응, 홍수방지, 수자원확보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주승용

▲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주승용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인구팽창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난개

발로 점점 고갈되고 있는 수자원을 국가 주요 정책과제로 다루고 있다”라고 물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와 빗물학회는 세계 물의 해 및 물의 날을 맞아 ‘빗물은 자원이다’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빗물관리에 대한 법률 및 제도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안을 찾아내 물 산업 육성과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주승용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물은 더 이상 물 쓰듯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인구팽창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로 점점 고갈되고 있는 수자원을 국가 주요 정책과제로 다루고 있다”라고 물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황성연

▲ 하늘물고기미디어의 황성연 PD는 “소방방재청, 국토해양

부 어느 곳에도 위기대처 매뉴얼이 없어 일본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식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물에 대한 빈부격차 발생

 

8년여 가까이 빗물만 취재한 하늘물고기미디어의 황성연 PD는 “비싼 정수기, 생수 등 맛 좋은 물을 공급받기 위한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먹는 물에 대한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예로 들며 “일본은 지진 당시 예상치 못한 심각한 물 부족 현상들을 겪고, 이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상용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라며 “그들이 찾은 대안은 빗물 이용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소방방재청, 국토해양부 어느 곳에도 위기대처 매뉴얼이 없어 일본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식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본의 경우 ‘로지손’이라는 빗물이용시설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원전사고 때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고, 호주의 경우 가뭄에 의해 농사를 못 짓게 된 농부들의 자살이 이어지자 정부에서 ‘가뭄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한 극심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빗물 생수(Cloud juice)’를 제작하는 등 빗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물로 인해 매년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고 있다”라며 “빗물은 가장 깨끗하고 비용이 저렴한 수자원”이라고 주장했다.

 

한무영

▲ 서울대학교 한무영 교수는 적극적(Proactive)이고, 안전

(Safe)하며, 통합적인(Integrated) 한국형 PSI식 빗물관리를

제시했다.

한국형 PSI식 빗물관리 제시

 

빗물학회 회장이자 빗물박사로 알려진 서울대학교 한무영 교수는 “기존의 물 관리 방법은 갈등을 유발하고, 비효율적이고, 안정성이 결여됐다”라며 적극적(Proactive)이고, 안전(Safe)하며, 통합적인(Integrated) 한국형 PSI식 빗물관리를 제시했다.

 

그는 빗물 이용시설 모범사례로 광진구 스타시티를 소개했다. 스타시티는 서울 광진구에 2007년 3월 완공된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로, 3000t 규모의 빗물저장탱크를 설치해 홍수저감, 수자원확보, 비상용수 확보 등을 고려한 복합단지다.

 

한 교수는 분산형 물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마을과 도시를 이룰 때 가장 먼저 물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기후, 지형, 시민의식 등 우리나라의 조건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계 및 유지관리 가이드 라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서울시의회 류수철 의원은 서울시의 빗물관리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6년간 빗물저류조 시설에는 1700억을 사용했지만 빗물이용시설에는 겨우 29억을 투자했다”라며 “저류조 시설에만 너무 예산이 편중됐다”라고 지적했다.

 

“관련 법 개정 중”

 

스타시티 지하4층에 위치한 빗물 이용시설 그림이다. 자료제공=한무영 교수
▲ 스타시티 지하4층에 위치한 빗물 이용시설. <자료제공=한무영 교수>

소방방재청 윤용선 과장은 “기후변화로 강우량이 늘고 있어 도시 물 관리는 홍수와 관련 있다”라며 “빗물 침투시설을 설치해 유출을 줄이고, 민간시설에도 설치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환경운동연합 이세걸 사무처장은 불투수층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60년대에 5%였던 불투수층이 47%를 넘었다”라며 “불투수층을 고려해 도시관리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환경부 홍동권 과장은 “현재 체육시설과 공공시설에만 의무화된 빗물이용시설 설치 의무화를 확대해야 한다”라며 “작은 건물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해 설치를 유도하고, 시설에 대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이호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호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도시의 물 관리는 배수에만 집중돼 있어 물

을 담을 공간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뛰어난 빗물의 맛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호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도시의 물 관리는 배수에만 집중돼 있었다”라며 “이로 인해 도시에 물을 담을 공간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배수가 아닌 흡수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쉬는 시간에 실시한 빗물과 생수, 수돗물의 맛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빗물이 56%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생수와 수돗물이 각각 39%, 9%의 선택을 받았다.

 

pjw@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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