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포항 대형 산불 발생…2차 피해 우려 돼

산불 후 복구 계획, 여러 가지 인자 감안해야

 

image-1.jpeg
▲정규원 대표(임학기술사)
2010년 이후 서울의 우면산, 부산 해운대 등 생활권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산사태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하는 도시에 산림 재해 발생 시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최근 울주군과 포항시에서 생활권 내 산불이 발생했고, 피해 규모 등에서 포항은 산림피해 79ha, 사망 1명, 부상 26명이며, 울주군은 280ha의 산림을 태웠다.

 

두 도시 지역의 대형 산불 지역은 거의 소나무 단순림으로 산불에 취약한 숲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 20년 이상 된 울폐된 임분에서 발생해 지표화, 수관화로 연결됐고, 이른 봄 세포분열이 왕성한 때라 고열로 인한 입목 피해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숲이 하층의 관목류와 천연갱신용 치수가 거의 피해를 받아 숲의 자연치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집중호우 시 토사유출 위험

송대나무 소나무림 산불피해 전경
▲ 송대마을 소나무림 산불피해 전경
울주군의 경우 마을 뒷산의 산불로 가옥의 손실 외에도 마을 뒤 숲 가장자리의 대나무가 거의 소실돼 마을의 전통적 풍경 훼손이 심하고, 대나무 숲이 지지하고 있던 산기슭의 토양 안정성이 없어져 집중 호우 시에 토사유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낙엽층의 소실과 부식층의 손상으로 토양의 응집력과 투수성의 부족으로 땅 표면을 흐르는 물의 량이 급격히 증가해 마을 주변 피해지역 응급 산지복구가 필요하며, 조속한 숲의 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울주군 피해 지역은 거의 생활권에서 숲을 휴양 차원에서 다양하게 이용하던 곳으로, 차후 복구 시에도 생태·경관적 관점에서 복구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피해를 입은 나무는 주로 소나무로 일부 대상지에는 형질이 우수하고 대경목으로서의 이용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복잡한 사유림 소유 구조를 가졌더라도 정상적인 나무에 비해 비중, 강도 성능, 화학 조성분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귀중한 목재 자원으로 활용토록 함이 바람직하다. 피해를 입은 나무를 수집할 경우엔 산불 피해지역의 토질 특성을 감안해 작업로 개설, 장비 투입을 최소화하는 가선 등의 설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산불에서 살아남은 김취려장군태지
▲ 산불에서 살아남은 김취려 장군태지

이용이 결정되면 최대한 빠르게 벌채하고 조림 계획도 병행해 실행돼야 한다. 활엽수는 맹아의 출현을 기대 할 수 있으므로 계획 조림을 하기 전까지 노출된 임지를 보호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한 지역에 따른 산지이용 실태와 토질, 경사, 향, 묘목수급 등을 고려한 복구 공법의 적용과 수종의 선택이 중요하다 하겠다.

 

수종을 선택함에 있어 민가, 주요 유적 등의 주변에는 소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불에 약한 수종을 최대한 억제하고,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 침엽수를 섞어 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형적으로 주변 임상을 감안할 때 천연 하종 갱신이 산불 후 조부식층의 손실로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게 되므로 적극 실행할 필요가 있으며, 등산로 주변에는 경관을 고려한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

 

울주군 피해 지역은 산불피해 전에도 산비탈과 계곡의 침식이 계속 발달하고 있으며, 집중 호우 시 일시적으로 많은 토사 유출과 침식의 가속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산비탈에는 산지사방을 실시하며 계곡부에는 침식방지 시설과 토석류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이때 피해 상황, 하류 생활권 유무 등을 고려한 우선순위를 결정해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도시지역 대규모 산불

산지의 누구 침식지
▲ 산지의 누구침식지

포항의 경우는 더욱 산불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도시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산불이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를 입은 주택은 산자락의 비탈을 잘라 건축한 주택들이 많았고, 주택 뒤의 급경사지, 진입로 개설의 어려움 등으로 복구가 어렵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거의 모든 대상지가 민가와 접하고 있어 당장 집중호우에 의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포항은 산불, 산사태에 항상 취약한 지리적, 지형적인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도시 숲의 특성상 임분 관리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피해를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 생활권 산불 후 복구에는 여러 가지 인자를 감안한 복구 계획이 요구된다.

 

우면산 산사태 복구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복구 계획이 미흡했고 다양한 시민들의 욕구 반영과 도시 기반시설인 배수관거가 산사태나 산불 등에 의한 산지 토사 유출을 감안하지 않아 산지 복구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 생활권의 산불은 일시에 숲의 공익적 가치인 풍치보전, 공해방지, 토양침식방지, 시민들 휴식처 제공기능, 야생동물의 서식처파괴 등의 많은 복합 기능을 소멸하게 되며 빠른 시일에 복구와 기능 회복이 어렵다 할 수 있다.

 

산지의 구곡침식
▲ 산지의 구곡침식지

먼저 철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항목에는 산지 입목 피해 정도의 정밀조사가 필요하며, 피해구역 설정, 비 피해지의 구역 설정조사, 잔존목의 수종과 피해 정도를 통해 향후 복구공법 등을 달리 할 필요성이 있다.

 

산불이 있기 전의 식생, 동식물 서식처 등에 대한 자료 조사·분석도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피해지의 경사, 토질 등의 조사와 지형 고정시설물의 손상여부, 대상지 수계와 연결된 하수암거의 위치, 유수 유입구 시설, 크기 등도 조사돼야 할 것이다. 당장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곳에는 응급 산지복구가 우기 전에 마무리돼야 할 것이다.

 

또한 세부적인 지역 시민들의 의견수렴, 향후 포항시의 도시개발과 토지 및 산지 이용계획 등을 고려한 복구계획을 세워야 하며 대상지의 향후 기능을 구분 설정하고 크기에 적합한 복구 공법 식재 수종의 선택, 식재 수종의 크기, 토양 지력회복 및 유지관리 방안을 포함한 생태·환경·경관적 복구계획이 필요하다 하겠다.

 

피해 복구 성공사례가 돼야

산불피해 주택전경2
▲ 산불피해 주택 전경
복구 계획의 수립에는 포항시가 주축이 되지만 중앙정부인 산림청의 모든 라인을 가동해 예산지원과 기술지원뿐 아니라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것이 우면산 산사태 복구 이후 산림청의 산림재해 방지‧복구의 기반을 구축하는 하나의 핵심 국가기관임을 널리 국민들에게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

 

다행히 산림청은 산불 이후 즉시 전문조사팀의 파견과 응급조치 대상지 선정, 복구비 및 기술지원 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올해 장마철 전에 피해 우려지역의 응급 산지복구를 완료해야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어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다.

 

산불피해 주택 전경1
▲ 산불피해 주택 전경

특히 포항은 영일만 사방의 주축지이며 이암퇴적토의 악조건을 극복한 경험과 복구기술을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번 피해지 특성상 기계화 작업이 아닌 인력 복구에 주안점을 둬야 하기에 복구공법의 결정, 시공 후 완성도에 벌써부터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며 차후 도시 산불피해지 복구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도시권의 숲은 임목 축척의 증가와 소득 향상에 따른 산지의 적극적 이용, 등산객의 증가, 이상 고온현상 등으로 산불 위험성이 증가할 것이다.

 

도시지역의 산지관리는 산사태와 산불 등의 종합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도시화에 따른 택지개발, 산업단지 등을 조성할 때 상류지역의 산지보전과 관리 등에 있어서의 엄격한 법 집행과 일정 면적‧거리 이상의 산지 완화구역을 두고 관리하는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