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농산물…선택의 폭 넓혀

안전성 논란 불구 식량 해결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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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서석철 박사
인류에게 가장 큰 변화를 준 농업, 그것은 기원전 8000년경 서아시아에서 처음 시작됐다.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고 작물을 재배함에 따라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정착하게 되면서 농사가 이뤄졌다. 농업의 시작이었던 당시에는 넓은 땅에 물을 대는 일이 곧 작물의 수확량을 늘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중세시대 서유럽의 농업발전은 많은 곳을 개간하면서 농경지가 대대적으로 늘어났다. 수확량은 물론 11~13세기에 걸쳐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 시기의 농민들은 예전부터 사용하던 농업을 개발해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제1차 농업혁명을 이루게 됐다.

 

그 방법은 농경지를 계속 사용할 수 없기에 휴한지를 설정해 땅을 쉬게 하는 것이다. 지중해 지역은 2년 중 1년, 북서 유럽지역은 3년 중 1년 동안 땅을 묵혀 비옥한 토양이 될 수 있도록 휴한지를 사료용 초지로 쓰거나 콩과 식물을 가득 심는 것이다.

 

19세기 전반에 걸쳐 마침내 제1차 농업혁명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됐고, 사료용 초지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목축업이 발달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과거의 농업방식이 지닌 취약점들을 해소하며 예전보다 더 많아진 가축들의 질 높은 식량, 특히나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를 제공하며 가축의 분뇨는 퇴비로 쓰여 작물의 수확량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오늘날의 농업환경과 비슷한 점이 많은 제2차 농업혁명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농업이 기계화되면서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곡물과 유지작물의 수확량이 급속히 늘어난 게 특징이다.

 

더불어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점차 더 좋은 수확량을 보이는 품종을 키우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의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화학비료와 제초제, 살충제와 같은 농약의 사용량이 많이 늘어나 환경파괴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는 등의 부정적인 측면 또한 나타났다.

 

이후 녹색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의 농업개혁이 일어났다. 녹색혁명은 제2차 농업혁명과 시기적으로 겹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다양한 신품종을 재배하는 것에 주력해 생산량을 늘리는 점이 같으며, 비료와 각종 농약의 사용량이 많이 늘어난 점도 같다.

 

두 혁명의 차이로는 녹색혁명을 시도한 개발도상국은 소형 농기계를 주로 사용한 것에 비해 제2차 농업혁명을 이룬 국가는 트랙터나 콤바인과 같은 대형 농기계를 사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제2차 농업혁명과 비슷한 녹색혁명의 비약적인 발전은 아시아 전 지역의 난제였던 기근을 줄이는데 큰 공헌을 했다.

 

지금의 제3차 농업혁명은 생명공학을 이용한 유전자변형(GM) 농산물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농민들에게는 현재 시중에 나온 재배종이외에 품종 선택의 범위가 넓어졌으며 관련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품종들을 교배해 품종을 만드는 것 외에도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방법을 하나 더 얻게 됐다.

 

현재 유전자변형 작물의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크게 나누면 특정 곤충에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유전자를 넣은 작물유형과 제초제 저항성이 높은 유전자를 주입한 작물유형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널리 재배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GM작물은 대두로 전체 GM 재배면적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옥수수(32%), 면화(15%), 카놀라(5%) 등으로 기름과 사료, 섬유로 활용되는 농산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물론 이러한 GM작물을 재배하는 것에 대해 식품의 안전성과 같은 여러 가지 논란거리가 많지만 현재 인류가 당면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는 GM작물의 개발이 최우선적인 지름길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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