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적 이용’은 ‘남북대결의 상징’을 ‘남북협력의 상징’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구조를 건설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이명박 정부는 DMZ 평화적 이용을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했으나, 남북관계의 악화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3년 출범하는 신정부는 새로운 국가비전에 입각한 통일정책 및 대북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 경색과 대결구도를 완화하면서도 우리의 국가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통일·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갈등과 대립의 상징지역인 DMZ를 남북한이 공존할 수 있는 평화와 협력의 장으로 전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는 국가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2013년은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해로서 새로운 남북관계의 정립과 새로운 동북아 평화질서의 구축을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 글의 목적은 신정부 5년의 임기 내에 국가전략으로 채택돼 추진돼야 할, 남북한은 물론 국제사회가 지지할 수 있는 DMZ 평화적 이용 방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기초를 제공하고, 국가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고, 남북이 ‘윈-윈’(Win-Win)하면서 관계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 지속적인 남북 접촉과 교류협력의 통로를 확보해 남북간 동질성을 회복하고, 인적·정신적·물질적 차원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비용을 줄이면서 통일을 유인·촉진하는데 노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가전략 DMZ 평화적 이용’을 ‘4대 중점전략’과 ‘3개 중요사업’으로 두 차례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주>

 

Ⅰ. 파주 세계평화타운


파주 세계평화문화타운
▲세계평화문화타운 구상도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 상징

파주 DMZ 및 접경지역에 6·25전쟁에 관계했던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 상호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는 ‘세계평화문화타운’을 조성해 한반도 평화정착 나아가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염원하는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는 상징지역으로 삼고자 하는 취지다. 초기에는 참전 16개국과 한국, 유엔에서 출발해, 종국적으로 우리를 지원했던 67개국에 북한, 중국, 러시아까지 모두 포함해 참여하도록 한다.

 

세계평화문화타운은 파주 북방 DMZ를 사이에 두고 남북한 접경지역에 걸치되, 남측을 중심으로 하는 ‘남주북종형’(南主北從形)의 ‘호리병 형태’로 조성한다. 그 가운데에 놓인 DMZ 내에는 남북한이 모두 숭모하고, 동양평화를 역설했던 안중근 의사의 기념공원을 조성한다.


인류공동번영 시발점

파주 접경지역 및 DMZ, 그리고 북한측 접경지역 일대에 세계평화문화타운을 조성한다. 통일동산을 축으로 그 북방 접경지역 및 DMZ로 추진하되, 남북한의 군사적 요구에 의해 실행이 어려울 경우 한강하구 접경지역 및 DMZ로 추진된다. DMZ의 생태적 중요성을 고려해 모든 건물과 시설은 친환경적으로 건설하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한다.

 

6·25전쟁 참전 16개국과 한국 및 유엔, 기타 지원국은 물론,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관련 모든 국가들 가운데 참여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참전 관련 전시관, 각국의 문화를 전시 및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숙박 및 부대시설 등을 각각 세계평화문화타운 내에 조성한다. 모든 시설은 각 국의 고유한 문화적 특징을 살리면서도 동시에 평화적 의미를 형상화하는 복합적 의미로 조성·평화와 문화의 결합을 통한 인류공동번영의 시발점이라는 취지를 최대한 살리도록 한다. 각 국가별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개별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되, 전 세계인의 화합과 협력을 위한 문화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도록 한다.

 

남북한의 합의로 세계평화문화타운이 조성되면, 그 중간에 놓인 DMZ 내에 남북한 모두가 숭모하는 안중근 의사를 기리기 위한 기념공원을 조성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지역화한다.

6·25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 정치, 군사적 대립을 넘는 공통의 사상적 공감이 필요하며, 이는 민족적 차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인류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사상적 지지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남북 공동의 민족영웅이자 동양평화를 주창한 선각자이신 안중근 의사의 추모탑 및 기념관을 건립해 남북한 긴장 극복과 신뢰구축은 물론,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도록 한다.

 

세계평화문화타운의 중심부에는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고 이곳에서 참여국들이 공동으로 일정 기간의 단위로 문화행사를 거행하도록 해 상호 이해와 소통이 이뤄지도록 한다. 이 경우 구 미군 기지였던 ‘캠프 그리브스’가 그 역사적 의미, 평화동산·임진각·자유의 다리 등과의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판단된다. 국내외 평화연구자, 활동가, 관련 단체들이 평화 관련 행사를 이곳에서 치룰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원한다.

 

Ⅱ. 철원 평화산업단지

 

철원 평화산업단지
▲철원평화산업단지 구상도

호리병형태의 평화 산업단지 조성

남북 철원 DMZ 및 접경지역에 걸치는 ‘호리병 형태’, 남측을 중심으로 하는 ‘남주북종형’(南主北從形)의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해 국가성장동력 창출과 한반도 평화안정에 기여한다. 북측 땅에 위치해 여러 가지 관리·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남북한 인력이 DMZ를 오가며 교류하는 새로운 개념의 남북경협을 추진한다.

 

DMZ 통과 철도·도로 추진

철원 평화산업단지는 남북한 철원지역을 포함하되, 그 가운데에 놓인 DMZ는 인적·물적 자원의 통과가 가능한 정도로만 활용하는 호리병 형태이다. 평화산업단지의 중심은 백마고지 전망대 일대의 남측 철원의 평야지대이다. 북측 철원지역에 위치할 평화산업단지에는 남측으로 통근 형식으로 출·퇴근할 북측 근로자의 숙소 및 부대시설을 설치하는 등 남측 철원산업단지를 보완·지원하는 형태를 지니도록 한다.

 

남측 철원지역에서 일할 북한 근로자는 북측 철원지역에서 철도·도로를 이용해 통근할 수 있도록 남북 철원지역간 DMZ를 통과하는 철도·도로 연결을 추진한다.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한 번에 대규모로 운송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한편 통근 철도의 개통을 명분으로 향후 경원선과 금강산선의 복원과 연계한다. 남북관계 진전과 북한의 호응에 따라 러시아에서 출발해북한을 거쳐 남쪽으로 오는 남·북·러 천연가스관 연결, DMZ내에 위치한 태봉국 문화유적과 연계한 생태문화관광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나아가 철원지역이 두루미 등 철새의 도래지임을 고려해 남북 공동으로 관리방안을 강구한다.

 

평화산업단지에 유치될 산업은 철원의 지역적 특성, 국가적 차원의 요구, 산업적 차원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농식품 가공산업, 청정 IT산업 등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Ⅲ. 북한강 상류지역, 평화생태호수공원 및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사진 Ⅲ-3] 북한강 상류지역 평화생태호수공원 위치도 및 구상도
▲북한강 상류지역 평화생태호수공원 위치도 및 구상도

평화댐 문화공연장으로 전환

현재 추진 중인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계기로 평화의 댐을 세계 최초의 댐을 활용한 ‘평화댐 문화공연장’으로 전환하고 그 일대의 평화조형물과 더불어 세계적인 평화의 상징지역으로 조성한다. 평화의 댐 인근에 DMZ 및 접경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한반도생물자원관’을 건립해 생태적 의미를 부각시킨다.
평화의 댐과 임남댐(금강산댐) 사이를 ‘평화생태호수공원’으로 조성해 평화생태적으로 보전·이용함과 동시에 이 지역을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한다. 평화생태호수공원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생태보전에 협력하는 동시에 상호 동질성을 제고할 수 있는 문화적 교류를 추진한다.

셍태·평화·문화를 한곳에
(1) 평화생태호수공원
평화의댐과 금강산댐 사이를 평화생태호수공원으로 조성하고 이를 남북한이 평화·생태·문화관광적으로 활용한다. 평화생태호수공원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평화의 댐의 수량 확보가 필요하다.
북한은 금강산댐 건설로 확보하고 있는 담수량 가운데 호수공원 조성을 위한 만큼 일부만을 남쪽으로 방류함으로써 큰 부담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남한은 ‘Water-Trade’ 개념에 입각해 대가를 지불하되 국민적 정서에 맞도록 현금 지급은 지양한다. 북한에서 흘러온 물로 자연스럽게 호수가 조성됨으로써 ‘평화생태호수’라는 스토리텔링도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국제적 관광 명소로 부상할 것이다.


(2) 평화댐 문화공연장
평화의 댐을 활용해 전 세계 최초로 댐을 활용한 문화공연장을 조성한다. 평화의 댐 남쪽 경사면에 관람석을, 파로호 북측에 위치한 댐 하부 양쪽 돌출부를 인공육교로 연결하고 그 중간에 무대시설을 조성한다.


현재 진행 중인 평화의 댐 보수·보강공사와 병행해 평화댐 문화공연장을 조성한다. 이미 조성된 평화의 댐 주변의 평화조형물과 연계해 이 지역을 세계평화의 상징지역화 한다. 평화문화공간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며,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다.


북한강 상류지역에 남북한의 합의로 평화생태호수공원이 조성되면 평화댐 문화공연장에 남북이 함께 합동으로 문화공연을 실시한다. 남북한 동질성 회복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다.


(3) 한반도생물자원관
세계평화생태호수공원의 남쪽 지역에 한반도의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여주고 연구할 수 있는 한반도생물자원관을 건립한다. 백두대간을 이루는 산악지형과 북한강 수환경이 어우러져 있는 북한강 상류지역은 다양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서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들이 만나는 한국의 ‘하천자연사 박물관’이다.


한반도생물자원관은 북한강 상류지역뿐 아니라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한반도의 모든 생물자원을 전시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화천군에 이미 설립된 수달연구센터와 연계해 동·식물의 서식생태 연구, 서식지 조성 및 복원 등을 추진한다.


DMZ 접경지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고려할 때 생물다양성 관련 국제회의 유치 및 국제교류협력의 중심기지로서 역할을 하도록 한다. 향후 북한강 상류지역이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면, 이 지역에 대한 관리사무소로서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한반도생물자원관이 평화댐문화공연장 인근에 연계해 건립된다면 주변의 평화조형물과 더불어 이 지역은 평화와 생태를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할 수 있다.


(4)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2011년 9월 DMZ의 남쪽지역과 남측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신청한 ‘UNESCO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은 북한의 반대 등으로 거부됐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선정과 추진방법을 통해 북한이 동의할 수 있는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한다.


기존의 가로형 형태, 즉 동쪽 끝에서 서쪽 끝으로 이르는 전 DMZ 및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로형 형태로 북에서 남으로 이르는, 즉 금강산댐과 평화의 댐 간의 하천과 천변지역을 대상으로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한다.


천변지역은 남북한 공히 상호 군사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어 접경생물권 보전지역으로의 지정에 따른 군사적 부담이 적을 것이다. 백암산, 평화의 댐 일원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도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평화의 댐과 금강산댐 간에 조성될 북한강 상류 평화생태호수공원이 UNESCO에 의해 접경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이 되면, 다른 DMZ 지역 가운데 생태적 가치가 높고 지역주민이 열망하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남북관계가 고도화되는 시점에서 DMZ와 접경지역 전역에 걸친 가로형 형태의 UNESCO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한다.

Ⅳ. 고성 유엔환경기구

 

[사진 Ⅳ-4] 고성 유엔환경기구 위치도 및 구상도
▲고성 유엔환경기구 위치도 및 구상도

공동 협력의 핵심 동력 역할

남한의 설악산국립공원과 북한의 금강산국립공원이 만나고, 남북 고성의 중간에 위치하며, 현재 동해선 철도·도로가 연결되는 지역에 ‘유엔환경기구’를 유치한다.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 모든 국가들이 황사를 포함하는 대기오염과 수질·해양오염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상호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해결의 진척은 더딘 상황이다. 유엔환경기구의 유치를 문제해결과 공동협력의 동력으로 삼는다.


유엔환경기구를 시발로 ‘유엔환경연구소’, ‘유엔환경대학교’, ‘유엔평화연구소’, ‘유엔평화대학교’ 등을 유치해 이 지역을 ‘유엔환경평화타운’으로 조성한다. 양양국제공항에서 설악산, 유엔환경기구 소재지, 나아가 금강산지역에까지 환경친화적인 모노레일로 연결하고, 서울-양양 고속도로, 서울-속초 고속전철의 연결을 계기로 이 지역을 환동해권 발전의 핵심으로 삼는다. [사진 Ⅳ-1]는 고성 유엔환경기구의 위치도 및 구상도를 보여준다.


동북아 환경사무 중추 역할
(1) 유엔환경기구
남한의 설악산국립공원과 북한의 금강산국립공원이 만나면서 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지점으로 이용되고 있는 남북 고성군의 중간에 위치한 DMZ내에 유엔환경기구를 유치한다. 유엔환경기구 유치는 ① 기존의 환경관련 유엔기구의 소재지를 고성으로 이전 ② 기존 유엔환경기구의 기능 가운데 일부를 독립해 그 사무국을 고성에 유치 ③ 새로운 유엔환경기구를 설립해 고성에 유치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 가운데 ② 안에 입각해 아프리카 케냐의 나이로비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어려우며, 다양하고 과중한 업무로 포화상태에 있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일부 기능, 특히 현재 동북아 환경문제와 직결되는 대기오염과 해양오염 분야의 사무국을 고성에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2) 유엔연구소 및 유엔대학교
남북관계의 진전과 국제사회의 호응에 맞춰 남측 고성군 DMZ 접경지역에 유엔환경연구소, 유엔평화연구소, 유엔환경대학교, 유엔평화대학교의 본관을 건립한다. 북측 고성군 DMZ 접경지역에 유엔환경연구소 분소, 유엔평화연구소 분소, 유엔환경대학교 분교, 유엔평화대학교 분교를 건립한다. 유엔연구소와 유엔대학교에는 평화와 환경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나 지도자들을 초청해 세계적 권위와 전문성을 가진 기관으로 발전시킨다.


(3) 생태평화공원
유엔기구 소재지 일대를 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한다. 환경캠프, 평화캠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생태평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손기웅사진
▲손기웅 회장
이 글은 손기웅 한국DMZ학회 회장이 연구책임자로 통일연구원의 2012년 과제로 발간한 내용이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김미자(경북대학교), 문성묵(한국전략문제연구소), 이경림(유한대학교), 이상호(대전대학교), 이성우(제주평화연구원), 전성우(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영재(춘천 DMZ콘텐츠연구소), 최수영(통일연구원), 최용환(경기개발연구원), 최은석(경남대학교)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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