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최근 들어 어린이집에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면서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을 때리고 할퀴고 심지어 엄동설한에 발가벗겨 밖에다 벌을 세우는 일도 있었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말처럼 어떠한 경우에도 학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각자의 가정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고 ‘꽃’이다.

아이에게 학대를 가한 보육교사를 변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들은 잘못을 저질렀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이러한 학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여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길게는 12시간 이상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 ‘아이 보느니 밭일 나가겠다’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잠시만 눈을 떼도 그야말로 엄청난(?) 사고를 일으킨다.

단순히 물건을 부수거나 싸우는 등의 행위가 아니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아울러 아직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세심한 보살핌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캐치해서 돌봐줘야 한다.

그러나 보육교사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와 달리 방학 역시 일주일에 불과해 돌아가면서 며칠 쉬는 것에 불과하다. 잡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아이를 모두 보내고 나서도 서류를 뒤적거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겨우 100만원 남짓한 돈을 받으면서 하루 10시간 이상을 아이들에게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면서 일한다.

혹여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들을 험하게 다루거나 급식비를 떼먹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저질러도 눈감아야 한다. 이를 고발했다가는 당장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어린이집에 취직도 안 된다.

어린이가 나라의 미래이고 한 가정의 꽃이라면, 꽃을 돌보는 정원사의 대우에도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여유를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꺼이 돌볼 마음이 생기도록 말이다. 처벌과 CCTV로는 자발적인 마음을 끌어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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