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김택수 기자= 우리는 인종별, 성별 등의 편견을 더는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동물해방’의 저자 피터 싱어는 ‘어떤 존재가 동일한 고통이나 행복을 느낀다면 그런 고통과 행복은 동등하게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이익 동등고려의 원칙(the principle of equal consideration of interest)’을 제시했다.


이는 만약 인간이 아닌 동물이라는 이유로 고통과 쾌락이 무시된다면 이것은 ‘종차별’이 된다는 의미다. 마치 자신이 속한 성(性)이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성을 차별하는 성차별, 자기 인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인종차별과 논리적 동일성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해방식은 단단하게 응집돼 가슴속에 박혀 있다. ‘동물은 도구일 뿐, 동물은 도덕과 상관없는 존재, 동물은 마음 없는 인형일 뿐’ 이라는 인식이 무의식에 자리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인식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대공원 돌고래 ‘제돌이’ 불법포획 사실이 밝혀져 야생방류를 위해 제주도로 옮겨지는 일이 있었다. 몸에 맞도록 제작한 작은 수조에 제돌이를 옮겨 인천공항 아시아나 특별전세기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출발 5시간 만에 트레일러에 실린 제돌이는 최종 목적지인 제주 성산항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제돌이의 눈물 흘리는 모습이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는 동물은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감각과 인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례다.


동물이 자원으로서가 아니라 대자연 속의 동반자이자 미래유산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동물도 인간과 같이 도구로서가 아닌 존재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통증의 정도가 같다면 사람보다는 어쨌든 동물이 덜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은 버리고, 자신을 동물과 극명하게 대비시켜 자신의 오만함을 은연중에 표현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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