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유지명 기자 = 야생동북호랑이가 중국 흑룡강성 임업농가까지 내려와 황소를 습격하는 사례가 빈번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흑룡강성산림공업총국 산하 화난(桦南)임업국은 지난 6월29일 “야생동북호랑이가 6월19·21일 연속적으로 출현해 황소를 기습했고, 29일 새벽에는 임업농가에 난입해 황소의 한쪽 다리를 물어뜯어버렸다”고 발표했다.

 

화난임업국은 야생동북호랑이가 빈번하게 출현하자 지역 주민들에게 조기경보를 보냈고, 야생동물 전문가에게 상세한 조사를 실시토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화난임업국 왕위룬(王玉伦) 산림보호대대장은 “출몰 지역 각 임업장에 조기경보를 보냈고 TV, 그림판, 전단지 등을 통해서도 야생동북호랑이 보호와 관련된 규정과 위험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전파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화난임업국 측은 6월29일 오후 긴급 통지를 통해 야생동북호랑이의 보호와 방범 작업을 한 단계 더 강화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화난임업국 용칭(永青)경영소 인근주민 처스궈(车世国)씨는 6월29일 새벽 갑자기 개 짖는 소리와 황소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에 처스궈씨는 황급히 문을 나섰고, 거대한 야수의 그림자와 함께 황소가 울타리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다.

 

처스궈씨는 “신속하게 실내로 돌아가 금속 화분을 두드리자 야수가 놀라 도망갔다”면서 “쓰러진 황소를 확인해 보니 왼쪽 뒷다리가 야수에 의해 뜯겨져 나갔고, 등 부위에는 할퀸 자국이 있어 즉시 신고했다”고 전했다.

 

화난임업국 야생동물보호사무실 관계자는 산림보호대대 경찰 간부와 함께 신고를 받고 즉시 사건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조사결과 야수의 족적이 앞서 19‧21일 야생동북호랑이가 남긴 족적과 비슷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야생동북호랑이의 소행임을 확신했다.

 

화난 산림지역에 처음 출현

이 야생동북호랑이는 최근 19년 동안 화난 산림지역에 처음 출현한 호랑이로 앞서 19·21일에도 황소를 기습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족적으로 보아 러시아 변경구역에서 중국 내로 200km나 들어온 것으로 보이며, 이는 활동 범위가 광범위해졌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흑룡강성 야생동물연구소 쑨하이이(孙海义) 부소장은 “완다(完达) 산지 서부에서는 근래 들어 처음 발견된 야생동북호랑이”라며 “이는 야생동북호랑이의 서식처가 넓어졌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흑룡강성산림공업총국 짱수린(张树森) 야생동물보호처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흑룡강성 산림공업 구역은 목재 채벌을 대폭 감소해 180여개 임업장이 잇달아 철수하고 있다”며 “갈수록 사람들이 없어지는 구역이 됨으로 인해 식생과 야생동물은 명확하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은 퇴출되고 호랑이는 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북호랑이는 세계 10대 위험에 처한 동물 중 하나로 현재는 5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았고, 러시아 동부지방과 중국 동북산림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한편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1989년부터 흑룡강성에서 동북호랑이가 발견된 횟수는 30여회에 달하고 족적, 가축 상해, 호랑이의 포효 등의 활동 흔적은 총 400여회에 달한다.

 

<자료=중국 흑룡강성산림공업총국/번역=유지명 객원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