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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숲과 자연과 삶이 어우러진 길을 걷자.

자존심 기타야마도 변하다

 

사진1-삼나무 근주를 이용한 조경수 생산 복합경영
▲삼나무 근주를 이용한 조경수 생산 복합경영
필자는 얼마 전 일본 교토 인근 일본 임업의 가장 핵심지역이며 자존심인 기타야마(北山) 지역을 다녀왔다. 이 지역은 목재 생산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며, 활발한 임업을 하는 지역이라 일본 임업의 현황을 파악하기 좋은 사례지이다.

 

8년 전 이 지역을 찾았을 당시 목재의 수확 현장, 목재 가공공장, 가공된 목재를 이용해 건축하는 과정까지 견학하면서 임업이라는 게 살아있다고 생각했고, 이 지역에서 자라는 삼나무가 부러웠다. 특히 젊은 임학도들이 벌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벌목과 경영 계획을 배우는 장면을 보고 장래 임업의 희망을 봤다.

 

올해 봄, 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작은 변화들을 포착했다. 교토대 이와이 요시야(岩井吉弭) 교수가 퇴직 후 삼나무, 편백나무 조림지 500ha를 터 삼아 정통 임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돌아왔다. 그는 얼마 후 목재 판매가 부진하자 삼나무 맹아를 이용한 조경수를 생산하는 복합 임업으로 전환했다.

 

삼나무 특수목 생산회사는 3대를 이어가며 여전히 목재 생산‧가공‧건축으로 분업을 해왔다. 그러다 목재 생산 위주의 경영 방식에서 일본 전통 목재를 이용한 건축을 주로 하는 회사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였다.

 

43년간 목재종합센터를 운영하던 회장님은 향후 10년 후 임업의 전망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회사 설립이후 점차적으로 임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새로운 경영방식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1970년 회사를 시작할 때 목재 경매 평균가격이 2만3260엔/㎥, 1980년엔 5만3444엔/㎥으로 올랐다가 2012년 1만1220엔/㎥으로 급격히 떨어져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앞으로 용재 생산보다 목재량을 확보하는 개념의 경영방식을 고려해봄직 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일본산 목재보다 외국산이 더 싸게 수입되고 있다. 게다가 목재 수요층이 점차 합성목재, 대용재로 많이 옮겨가기 때문에 임업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고, 노동력 확보도 힘겹다.

 

소득과 정주권 확보 모두 잡아야

 

사진2-산촌 활성화를 위한 6차 산업 시행지 havestr hill
▲산촌 활성화를 위한 6차 산업 시행지 havestr hill
그럼에도 일본의 현실은 한국 상황과 비교할 때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면 인공림의 분포 비율이 60% 정도이며, 입목축척이 200㎥/ha에 달하고, 체계적인 목재 생산을 하는 산림조합이 있기 때문이다.

 

민간 목재회사가 산주와 끊임없는 토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생산을 담당하고 있고, 자국 국산 목재 소비를 위한 각종 홍보와 시민참여 제도 및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전통적 가옥을 신축 시 자국 목재를 선호하는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임업의 장래가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숲의 임령이 높고 대경목이 전국에 산재해 있어 많은 시설을 투자하지 않고도 숲의 이용 측면인 산림치유, 산림 휴양 등의 부가적 기능이 자연스럽게 도입, 이용되고 있다.

 

지역 특성에 적합한 도시민 유입을 유도하면서 산촌 소득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생산, 제조,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6차 산업을 유도하고 있어 ‘소득과 산촌 정주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노력도 이뤄진다. 이는 임업의 앞날이 그렇게 어둡지 않다는 이유가 되고 있다.

 

녹록치 않은 우리의 현실

 

사진3-교토부 산림조합 간벌재를 이용한 사방댐 재료 가공공장
▲교토부 산림조합 간벌재를 이용한 사방댐 재료 가공공장
임업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현실은 어렵다. 지형이 험한 산악 경사지로 이뤄져 있고, 토양의 비옥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천연림 위주의 중경목 소나무와 참나무류가 많아 목재를 수확하는데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된다.

 

사유림 비율도 높아 시업의 한계성이 있으며, 기후조건 또한 사계절이 뚜렷해 수확 후 임지 복구가 어렵다. 국민들의 인식 또한 수확 벌채에 인색해 목재 수확 측면에서는 강점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선진국의 최근 사례를 보면서 목재 생산 정책의 나아갈 길을 찾는 게 정답이리라. 이와 관련해 경영 가능지역의 진정한 선택, 실질적인 경영주체의 결정, 임업 인력의 양성, 다양한 입목 생산방식과 목표 설정, 사회적인 인식 공유 등에 기초한 정책이 요구된다.

 

물론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산림을 이용하는데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산림청은 산림 문화‧휴양, 산림 치유‧교육, 체험 등의 서비스를 창출‧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하겠다며 산림복지라는 큰 틀을 짜고, 기존 시책을 체계화하고 구체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립백두대간테라피단지가 들어서고, 경북 칠곡에는 산림복지단지도 만들어진다. 강원도 평창의 숲체원은 오래 전부터 숲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장성 편백나무숲은 전국적으로 삼림치유 및 산림욕장으로 인기가 높으며 전국 산림휴양림과 도시 인근 숲에서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숲 체험 프로그램들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막무가내씩 숲 이용 우려

 

사진4-고승능 수확기계와 운반차의 일체형
▲고성능 수확기계와 운반차의 일체형
필자는 이 시점에서 숲을 이용하는 측면에서 많은 걱정이 앞선다. 숲치유 및 휴양, 체험은 유럽 임업 선진국이 앞서 있고 일본도 숲 치유, 휴양, 체험 등의 다양한 시설과 단지가 있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은 우리나라 숲보다 역사가 깊고 숲을 훼손하면서까지 시설 위주의 휴양시설을 운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숲에서 나온 산물을 이용한 자연친화적인 시설과 프로그램들이 이용되고,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도 않다.

 

숲을 찾는 수요자의 개인 취향이 독특하고 다양해서 더욱 자연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그리고 시설투자 및 관리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자연스레 나무가 크면 사람들은 숲을 찾아 숲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자연 순리에 따른 생태경영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만들어 지고 있는 예천 백두대간테라피단지, 칠곡 나눔숲 사업 등의 국책사업은 아름다운 백두대간의 농‧산촌을 마치 신도시를 계획하듯 고급화시켜 중산층의 자연 휴양‧치유 욕구를 충족시켜줄까 우려스럽다.

 

농‧산촌에 도로를 포장하고, 상하수도를 설치하며, 숙박시설을 개보수하고, 자연 숲을 인위적으로 조경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도시민의 높은 여가 마인드를 절대 충족시킬 수 없다.

 

게다가 시설 위주의 산림 휴양정책은 추후 내방객이 줄어들어도 관리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극단적일 경우 다시 복원해야 할 때도 있다. 최근 갑자기 캠핑족이 급격히 늘면서 펜션, 콘도 이용객이 줄어드는 사태는 주목해야 한다.

 

인위적인 시설보다는 동식물과 직접 호흡하는 자연친화적 방식,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농‧산촌의 메밀꽃, 옥수수 밭, 노랗게 익는 논벼, 연꽃 밭의 연꽃, 산자락의 층층나무 꽃과 단풍, 이른 봄 산수유 밭, 작은 초라한 집들 숲이 우거진 옛길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향후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유행처럼 번진 걷는 길 조성

 

사진6-청산도를 걷는 이용객
▲청산도를 걷는 이용객
최근 ‘걷는 길’도 유행인 듯하다. 제주도 올레길을 필두로 지리산둘레길, 외버선길, 북한산둘레길, 내포문화숲길 등등. 전국에 수많은 ‘길’들이 산림청, 환경부, 국토부 등에 의해 조성되고 있다.

 

헌데 이 길들은 개설과 사후 관리 주체가 불명확하고, 서로 연결성을 가지지 못하며 표시 사인(sign)도 체계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2013년도 봄, 청산도의 느림보길과 가야산 해인사 소리길을 찾았다. 그리고 길의 개념을 어디에 둬야 할지, 우리가 이 길을 왜 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게 했다. 청산도는 우리나라에서 슬로시티로 유명하고 봄에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이 걷기를 열망한다.

 

그런데 많은 관광객은 왜 청산도를 찾은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리밭과 바닷가 옛집과 돌담 그리고 농산촌의 유채 밭과 다락논과 밭, 숲속에서 바라보는 바다 경관을 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 경관 요소들은 어디에서 나올까? 주민들의 생활에서 나왔다. 보리밭, 유채 밭, 돌담, 낮은 지붕의 집들.

 

헌데 청산도는 새로운 자본가에 의한 펜션의 신축과 인위적 돌담이 늘었다. 많은 이용객과 느림보 축제에 동원된 주민들로 인해 주민들의 보리농사도 없어지고, 마을 빈집은 그대로인데 논밭을 개간해 신축 건물이 청산도의 생활 경관을 없애고 있었다. 이런 행위가 진정 주민들의 지속성 있는 정주권 확보와 소득 창출을 위한 사업인가 의아했다. 차후 청산도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가야산 소리길은 해인사 계곡을 따라 걷는 좋은 길이다. 하지만 ‘소리길’이 생기기 전 해인사 입구 치인지구의 여관과 식당들의 50% 이상이 문을 닫았고, 주민들은 생활이 어려워 이 지역을 떠나갔다. 모두들 소리 길에 대한 지역 활성화에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임에도 말이다.

 

얼마 전 5월, 우연히 다시 소리길을 찾았다. 평일이라 이용객들이 거의 없었는데 치인지구 식당과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분들에게서 들은 바로는 소리길이 치인지구의 활성화에 거의 도움이 안 되고, 쓰레기가 넘치

고 입구의 외지인 식당과 야영장 등이 생긴 것 외에 모든 것이 기대 이하였다는 것이다.

박순주  parksoonju@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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