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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땅이 있어야 농사를 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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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텃밭 대부분은 임시적인 공간이다.

도시농업에 관심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그를 소화할 만큼 도시에 땅이 많지 않다. 도시에 혹시 비어있는 땅이 있거나 농지가 있다면, 그건 개발을 예정해둔 곳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 빈 땅도 농사짓기에 쉽지 않다. 그리고 이 비싼 땅에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다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것이다.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려면 땅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쉽지 않다.

 

농지법! 공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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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와사키시 시민농원

지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지원되고 있는 텃밭의 대부분은 임시적인 공간이다.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이 농지(사유지)를 임대해서 텃밭으로 활용하는 경우일 것이다.

 

도시에 있는 농지의 대부분은 농사를 짓지 않는 땅들이다. 당연히 농지 소유자는 농사를 짓지 않지만 농지로 활용되길 바란다.

 

그러니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지인에게 관리를 맡기거나 아주 싸게 빌려준다. 어떤 경우는 그 관리자가 다시 지인에게 빌려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은 모두 비공식적인 임대 행위가 많다. 주말농장을 제외하고 현재 도시에 살면서 농지에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이 경우일 것이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공동체텃밭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운영위원장의 처남이 땅 주인을 알아 200평 정도를 무상으로 쓰기로 하고 시작했다. 우리가 농사를 짓기 전에도 땅 주인이 농사를 짓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 땅이 인천아시안게임경기장 부지로 수용되면서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후 옮긴 텃밭부터는 사용료를 내고 임대하기 시작했지만 농지 원부를 신청하지는 못했다.

 

왜 공식적으로 사용료를 받고 임대하지 않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농지가 생산 녹지의 가치보다는 개발지로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농지는 이후 개발될 것을 예비해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농지 소유자는 이후 개발 이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땅값이 오르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농지의 가치이다. 그런데 중간에 임대를 하게 되면(스스로 경작을 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없다. 농지는 8년 이상 직접 농사지으면 양도소득세가 감면된다.

 

p4190212이런 이유 때문에 공식적인 도시농업 부지로 도시의 농지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공원 부지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다. 도시 곳곳에 있는 공원의 일부 혹은 절반이나 전부를 도시농업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공원법상에서 공원에 경작 행위를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런데 최근 도시공원법이 개정됐다. 일부 항목을 추가시킨 것인데.......

 

하나는 도시공원의 시설 중 ‘도시농업시설’을 추가시킨 것으로 퇴비간이나 체험학습장 같은 도시농업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다른 하나는 주제공원 중 ‘도시농업공원’을 추가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경작 행위의 허용 여부와 공원의 부지를 구획을 나눠 분양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다. 공공의 공간 사용권을 특정인에게 주는 것에 대해 공원의 본래적 의미와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독일의 경우 도시텃밭은 공원과 별개로 도시계획상 구분하고 있다.

 

도시 농지를 보존하는 일본 시민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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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와사키시 시민농원

2008년 우리나라에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막 도시농업 운동과 논의가 시작될 때 쯤, 일본의 도시농업을 견학하러 간 적이 있다.

 

시민농원과 일부 옥상텃밭의 시설을 살펴보고 왔다. 특히 인상이 깊었던 건 가와사키시(市) 시민농원 담당공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다.

 

가와사키는 130만명 정도의 인구의 도시로 농업 중심에서 공업 중심도시로 발달한 경우라 농지가 계속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농업관련 10년의 계획을 세우며 ‘130만 모두가 체험하는 농(農)’이란 플랜을 소개했다. 사라지는 농지를 지키기 위한 시민농원의 활용과 각층에서 농을 체험하고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중 중요한 정책 중 하나가 시민농원을 각 기초단위(우리나라의 구)마다 하나 이상 만드는 것이다. 시민농원은 도시의 농지가 사라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농지 소유자가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경우(사망하거나 기타 이유로) 상속자가 농지를 소유하게 되는데, 이 경우 대부분 직접 농사를 못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엄청난 세금도 부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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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와사키시 시민농원
그래서 일본에서는 상속 파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땅을 시민농원으로 활용할 것을 전제로 시(市)에게 무상으로 임대를 해주면, 상속세부터 모든 세금을 유예 받게 된다.

 

소유권은 유지하고 세금은 내지 않으니 좋고, 시는 시민농원으로 활용할 농지가 생겨 좋다. 주변 시민들도 텃밭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생겨 좋다. 무엇보다 도시의 사라질 위기에 있던 농지를 보전할 수 있다.

 

시민농원은 초기 간단한 시설비용 정도만 예산을 투입하면, 이후는 예산도 들지 않는다. 유지비용은 사용료를 받아 운영한다. 이때 공무원이 했던 말을 소개한다.

 

“도시가 산업화되어 농업인구가 줄고,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이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란 어느 한 산업만을 중요하게 여기면 안된다. 정부의 역할은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쿠바는 농지를 무상으로 빌려 준다

 

dsc00109쿠바의 도시농업 사례는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석유와 화학비료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찾아오고, 이는 심각한 식량난을 가져온다. 이때 쿠바는 도시농업과 유기농업을 도입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쿠바의 농업관련 학자 페르난도 박사의 말을 빌리면,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로 귀농시키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사회주의라도 그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도시농업을 시작하면서 37만명이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됐다.

 

이는 우리처럼 여가나 취미가 아니라 식량 생산을 주로 하는 진짜농부들의 숫자이다. 37만 명을 귀촌이 아닌 도시 속에서 귀농시킨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경우 채소를 거의 자급하고 있다. 아바나의 성공을 기반으로 쿠바의 전 도시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쿠바의 도시농업이 처음부터 잘 되진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농지에 대한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첫 도시농장은 놀고 있는 시멘트 바닥 위에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는 엄청나게 많은 부지에 도시농장들이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쿠바 정부는 농사를 지으려는 곳에 땅을 무상으로 임대했다.

 

그리고 농장의 형태는 협동조합으로 한다. 실제 37만 명은 개인이 아니라 농장의 조합원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조합에서 농장 경영을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이익도 조합원들이 나눈다.

 

img_1298이익에 대한 세금을 제외하고 모두 조합원의 이익으로 돌아가니 열심히 일하고 생산성도 높다.

 

또한 이 농산물은 대부분 농장의 직판대에서 팔려 지역주민들이 소비한다. 그러니 조합은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맡게 농사를 짓는다.

 

쿠바의 도시농장은 협동조합을 통한 지역의 일자리와 높은 생산성, 지역과의 긴밀한 관계의 선순환 구조뿐만 아니라 완벽한 유기농업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지렁이 분변토를 활용한 농법과 다양한 천적, 허브작물과 사이짓기를 통한 생태적 방제, 미생물의 활용 등.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의 농업으로 오히려 도시가 생태적으로 바뀌는데 도시농장이 기여를 하고 있다.

 

도시농장이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임을 알고 농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도시농장이 극적으로 확산될 수 있게 된 쿠바의 사례에서 농지의 중요성을 볼 수 있다.

 

공동체에게 맡기자.

 

sam_2774쿠바에서도 보듯 공공의 역할을 하는 도시텃밭을 개인에게 맡기기보다는 협동조합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운영하도록 했다. 시민농원도 개인이 하는 주말농장이 아니라 행정(정부나 자자체)이나 조합에서 운영토록 했다.

 

미국, 캐나다의 커뮤니티가든은 지역의 공동체가 만들고 운영까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도시텃밭이 공공의 영역이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도시농업의 인기가 커지자 지자체들마다 직접 운영하는 텃밭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텃밭을 분양해주는 것에 관심이 많지 텃밭의 기능과 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도시텃밭도 참여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이는 텃밭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관리 받는 대상인지 함께 농사를 짓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한 것인지를 생각해봐야한다.

 

인천의 경우도 자치구가 텃밭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낮은 비용에 분양을 받고도 모종도 주고, 거름도 주는데 계속해서 ‘뭐는 안 해 주냐, 뭐는 안주냐’고 요구를 한다. 

 

참여와 자발성, 공동체의 취지를 좀 더 살린다면 도시텃밭의 본래에 맞는 취지를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재미있게 운영되는 흥미로운 사례의 텃밭은 공동체가 운영하는 경우이다. 

박순주  parksoonju@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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