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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마을 캠핑장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소호마을’

시골 학교 다니며 산촌 삶 체험, 활력 되찾아

 

영남알프스 고헌산 중턱 산촌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에는 ‘소호마을’이 있습니다. 광역시에 산촌마을이 있다는 사실. 우리나라는 산지가 국토의 65%를 차지하고, 산촌은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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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마을 느티나무

조선시대에는 소호리가 경주군 남면에 속해 소야동(所也洞) 또는 소야리(所也里)로 불렸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울산군에 속하게 됐고, 1914년 소호리(小湖里)라고 했다가 뒤에 소호리(蘇湖里)로 고쳐 불렸습니다. 

 

태백산맥이 굽이굽이 남으로 내려와 부산 금정산에 이르기까지 밀양, 청도, 경주, 울산, 양산의 변두리 접경지역에 커다란 산들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산세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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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마을 캠핑장
이를 영남알프스라고 부르며 소호마을은 영남알프스에 위치한 고헌산 중턱 해발 500m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산촌마을입니다.

 

소호마을의 면적은 1445ha 이지만 경주시 산내면, 울주군 두서면, 울주군 상북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헌산, 백운산, 문복산 줄기의 산속에 있어 산림 면적이 80%가 넘고 논밭의 면적은 협소한 편입니다.

 

주민은 약 400여명으로 비교적 큰 산촌마을입니다. 울산광역시 도심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하는 소호마을은 1960년대 이후 주민들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답니다. 그러다 지난 2005년 이후,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면서 소호마을의 인구도 늘어났습니다.

 

소호마을은 산림청과 독일 정부의 영림단이 황폐한 산지를 복원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한 소호 참나무숲과 주변 잣나무숲, 잎갈나무숲이 아름다운 풍광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성된 산림자원은 소호마을의 자산이자 주민들의 삶의 토대가 되고 있고 주민들은 고랭지 배추와 감자 농사 그리고 양봉, 사과, 산채, 쌈채소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나 여름에 사용하는 별장형 전원주택도 50호 정도 됩니다.

 

마을공동체 살리는 산촌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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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농촌 체험관
산촌 유학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일정기간 부모 곁을 떠나 산촌에서 생활하면서 그곳 학교를 다니고 시골의 삶을 체험하는 산촌(생활) + 유학(지역 공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산촌 유학을 통해 아이들은 산촌에서 사계절을 느끼며 농사와 자연의 변화를 보고 이해하면서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우며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함께 생활하는 학생들과 형제자매가 되어 생활하면서 공동체를 느끼고 함께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는 교육실천 운동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산촌마을 곳곳에서 산촌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호마을은 대표적인 산촌유학마을 중 한곳입니다.

 

산촌 유학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장소에 따라, 농가형, 센터형(기숙사형), 복합형, 귀촌형(부모참여형)이 있는데 소호마을은 농가형 산촌 유학과 부모가 함께 산촌생활을 하는 귀농정착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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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마을 산촌유학센터 푯말
농가형 산촌 유학은 산촌생활 전 기간을 ‘산촌 부모’라 불리는 산촌 가정에서 홈스테이 형식으로 지내며 지역학교에 통학하는 방식입니다.

 

농가 부모와 지역주민과의 만남도 깊고 제2의 고향이라는 의식을 키우고 산촌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귀촌형 산촌 유학은 가족 일부 또는 모두 산촌으로 옮겨와 함께 지내면서 아이는 지역학교를 다니는 경우입니다.

 

소호마을에서 산촌 부모는 일반농가에서 아이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함께하면서 도시 부모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정서적인 면에서도 보살핌을 줍니다.

 

도시 부모는 농가 부모, 아이들과 일상적인 소통을 하며 산촌 유학의 주체로 함여하게 됩니다. 특히 도시 부모들은 소호마을을 방문하면서 농산물을 구매하고 주변에 홍보해 도농교류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소호마을은 2008년 시작된 산촌 유학을 통해 현재 27명의 아이들이 산촌의 삶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소호형 산촌 유학으로 유명해지면서 해마다 소호마을로 유학을 오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특히 폐교 위기에 처했던 궁근정초등학교 소호분교는 다시금 아이들이 배우고 뛰어노는 활력이 넘치는 학교가 됐고 썰렁하던 마을회관 앞, 개울에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합니다.

 

((발문)) “산촌 유학을 통해 아이들은 사계절을 느끼며 농사와 자연의 변화를 보고 이해하면서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우고 성장의 계기를 마련합니다.”

 

손길과 인내가 만든 소호야생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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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마을 대동제
소호마을은 감자, 배추, 무, 곰취 등 산나물과 각종 고랭지 채소들이 생산됩니다. 최근에는 산촌의 청정한 환경에서 자라는 각종 야생화로 소호야생차를 만들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소호야생차는 직접 재배하지 않고 산과 들에 있는 산쑥, 산뽕나무 꽃, 목련꽃 등을 채취해 만듭니다.

 

야생화 차를 만드는 과정은 정말 많은 손길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채취하고 찌고 발효시켜 황토구들방에서 직접 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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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마을에서 생산, 판매 중인 차(茶)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따고 다듬고 손질하기 때문에 생산량은 매우 작지만 야생화 특유의 향과 약효가 그대로 살아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저도 소호야생차를 좋아합니다. 다만 꽃이 피는 시기에 주문을 해야 싱싱한 야생화로 만든 향이 살아있는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귀농 15년차를 맞은 유영순씨는 “여전히 사람의 ‘손길’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것은 차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여기 황토방에서 차가 건조 될 때는 시계조차 숨죽이지요”라고 말했다.

 

귀농귀촌…산촌에서 사는 법

 

2005년 98가구이던 소호마을의 인구는 올해 131가구로 늘었습니다. 산촌으로 이주해온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고 원주민과 이주민이 섞이면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소호마을도 원주민과 이주민 사이의 갈등을 겪었지만 현재 소호마을에는 갈등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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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소호분교

소호마을에서는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농사를 짓고 공동으로 마을법인을 설립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산촌유학센터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마을밴드와 시문학교실, 요가강좌 등 문화교실도 운영하면서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을 줄이고 함께 산촌에서 사는 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소호마을은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야영장, 심신의 치료와 안정을 돕는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운영하면서 마을 소득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원주민과 이주민 모두가 참여해 수익금을 품앗이 비용과 마을기금, 마을 잔치비용 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호마을은 울산이라는 도시에 가깝지만 접근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낙후된 산촌마을이었지만 지역아동센터, 소호산촌유학센터와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소호형 지역공동체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활력이 넘치는 산촌마을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소호마을의 도전은 각종 시범사업을 통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리=박순주 기자(parksoonju@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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