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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는 '평화와 생태'의 공간

세계평화공원, ‘어디에·무엇을·어떻게’가 중요

기존 개발된 장소로 선택, 훼손 최소화해야

 

녹색연합 정규석 활동가

▲녹색연합 DMZ팀 정규석 팀장 <사진= 김택수 기자>

 

 

 

‘DMZ세계평화공원’ 구상이 조금씩 구체화 되고 있다. 지난 5월8일 미 의회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DMZ세계평화공원’을 언급한 이후 통일부에는 기획단이 꾸려졌고, 지금은 조성지역에 관한 구제적인 이야기도 오고 간다.

 

사실 DMZ를 평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가 제법 깊다. 우선 1971년 북한에 대해 유엔사의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방안’ 제안이 그 시작이다. 당시의 제안은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유엔사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현재까지 이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유엔사뿐만 아니라 남북한 당국 간에도 관련 논의가 있어왔다. 1982년 남한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민족화합 20개항의 시범실천사업’이 그랬고,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의 UN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평화시’도 그랬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12조에서 규정한 것이 그렇다. 그리고 2007년 남북장관급회담에서도 ‘비무장지대의 평화 지대화’가 논의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2013년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DMZ세계평화공원’은 이전에 진행된 그 어떤 제안보다 구체적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이어진 남북관계의 어긋남

속에서도 대통령은 의지가 확고하다.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겠지만, 현 정부는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간의 간섭이 사라진 지역

 

그럼 여기서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로서의 입장을 짚어보자. DMZ는 1953년 정전협정으로 만들어진 군사적 완충지대다. 남과 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각각 2km씩 물러나고 설정된 지역이다. 하지만 60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하면서 동서 총 연장거리 248km의 DMZ는 처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선 남과 북 폭이 절반가까이 줄어들었다. 만들어진 존재 의미가 무색해진 DMZ는 무장의 집중지대로 서로 간 총구를 겨누고 있는 거리가 그만큼 좁아졌다. 또 인간의 간섭이 사라진 지역에선 연속적인 자연천이로 생태계의 보고를 이룬다. 분단 60년이 가져다준 역설의 결과가 자연생태에선 여실한 것이다. 이렇듯 DMZ의 다른 얼굴들이 2013년 오늘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의도했던 간에 현실이다.

 

그런 DMZ에서 평화를 이야기하자고 말한다. 고백하자면 그 의미 자체에는 이견이 전혀 없다. 그 보다는 DMZ를 평화와 생태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내 주장이다. 그 출발이 ‘DMZ세계평화공원’이라면 그것도 좋다는 말이다. 다만 ‘어디에’, ‘무엇을’, ‘어떻게’가 남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고 또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개발 사업들이 애초의 의미와 필요성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돼 왔다는 아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700여 종의 야생동식물 서식

 

2700여 종의 야생동식물이 DMZ에 터를 잡고 있다. 그 중엔 멸종위기야생동식물도 67종이나 있다. 파주에서 고성까지 크게는 14개의 하천이 DMZ를 관통한다. 한국에선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자연하천의 원형이다. 물론 하천을 배후로 30개가 넘는 습지도 곳곳이다. 개 중엔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도 충분할 만큼 그 가치가 빼어난 곳도 여럿이다. 분단 60년이 앗아간 남북한의 평화와 그로인한 상흔을 대신해 그나마 DMZ는 자연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우리는 DMZ를 평화의 교두보로 바꾸어내는 역할을 ‘DMZ세계평화공원’에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선물받은 DMZ의 자연생태도 매우 중요한 가치로 대접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가 관광자원이 부족해서 DMZ를 개발하려는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북경협이 절실한데 장소가 DMZ말고는 없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지금 우리는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 DMZ를 평화와 생태의 공간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설물이 들어가 일정 정도 개발이 불가피하다면 기존에 개발된 곳 중심으로 장소 선별을 해야 한다. 그리고 본래 취지와 필요에 맞는 콘텐츠들을 생태적 관점에서 담아내야 한다. 논의의 시작과 끝이 위와 같은 기본에 충실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김택수  kt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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