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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의연한 국정감사, 시민의 힘으로 바꾸자”

토론회 패널 사진 1.

▲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국정감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국감 대안모색 토론회 개최
상시 국정감사 체제, 의원실명제 도입 등 제안


2013년 본격적인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새누리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국정감사는 행정부의 각종 정책이 과연 실효성 있게 추진돼 왔는지, 그래서 민생에 보탬이 됐고 국민행복을 증진했는지 등을 치밀하고도 이성적으로 따지는 정책국감, 민생국감 나아가 정부 정책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보다 기여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희망국감’을 약속했다.

 

이에 질세라 민주당도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 희망을 일구는 새로운 국정감사의 전형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며 여야는 경쟁적으로 국민 앞에서 다짐했다.

 

이러한 기대는 국정감사 첫날부터 단번에 무너졌다. 여야는 역사교과서 문제로 이번 국정감사의 첫 공방을 알리는 신호탄을 발사했다. 이후에도 무분별한 민간인 증인채택, 역대 최대 피감기관 선정, 무리한 자료요구, 정치성 폭로, 의혹제기, 호통으로 ‘증인 길들이기’ 등 구태국감의 절정을 보여줬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러한 국정감사를 도저히 두고는 볼 수 없어,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2일, 관계 전문가들과 국정감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쟁국감’, ‘호통국감’ 구태 여전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던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국감이 정쟁국감, 몰아치기 부실국감, 인격모독 호통국감, 중복감사 등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며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공방, 짧은 감사기관, 과다한 피감기관 선정,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무분별한 증인채택, 과다한 자료 요구, 부실답변 등으로 이어지는 국감의 폐해를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기국회 기간으로 한정돼 있는 국감 기간을 없애고 상임위 별로 연중 30일 이내에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연중 상시국감 체제를 제안했다. 국회법 제127조 2항(감사원에 대한 감사 청구)에는 국회가 의결로 감사원에 대해 감사원법의 직무범위에 속하는 사항 중 사안을 특정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만큼 몰아치기 국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성과 안정성을 갖춘 감사원 감사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감사청구 제도도 소개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
▲김용호 인하대 교수
한국정당정치 전문가인 김용호 인하대 교수는 “최근 국감이 의원 개인의 홍보나 소관 부처에 대한 영향력 과시, 부실감사, 폭로성 국감으로 가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여당은 행정부 옹호, 야당은 행정부와 여당의 실책을 드러내는 경연장이 돼 정책 개발이나 행정부 견제 감시 대신 여야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20일의 국감 기간에 각 상임위가 소관정부 기관 40~50개를 모두 감사하려다 보니 부실 국감이 이뤄져 피감기관 당 질의 시간도 10~15분에 불과해 의원들은 심층적 질의 대신 호통을 치며 존재감을 알리려는 데 더 열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 교수는 “올해 국회가 기업인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있다”며 “증인채택을 하면 해당 기업은 직간접적으로 상임위원회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내는 방식 등으로 빠져 나가려는 현상도 생긴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상시 국감을 도입하되 상임위원회 주도로 진행해 의원들이 국감을 자기 이름을 알리는 장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감의 지적사항이나 시정요구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알게 하고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의원실명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기형적 국감제도 개선 필요

 

김민호 사무총장.
▲김민호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선진국에는 우리나라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국감제도는 없으며 현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선심공약, 정부 때리기, 이름 알리기의 장으로 변질됐다”라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제도가 공존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굴절된 헌정사로, 기형적으로 국정감사제도가 탄생했으며 향후 개헌을 통해 국정감사제도를 폐지하고 특정사안에 대해 심층조사를 하는 국정조사제도를 손질해 국회가 정부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미래한국 한정석 편집위원은 올해 유난히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데 대해 헌법 9장 제126조는 ‘국방상 또는 국민 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해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 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행정권을 통하지 않고 직접 민간 기업인들을 불러내 호통 치며 실제적인 경영 통제를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또한 기업인들을 시민으로 보지 않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기득권자라는 반기업, 반시장 경제, 반자유주의적인 이념과 포퓰리즘이 가세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설령 그들이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행정부의 제소와 사법부의 심판으로 결정할 일이지 입법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기업인 옹호차원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기업인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기 시작하면 다음엔 언론인, 종교인, 시민단체, 그 다음엔 민간인 누구도 불려갈 수 있다며 기업인들을 국감장에 불러내 증인이라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파시즘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인기 유지를 위한 포퓰리즘식으로 국정감사 증인채택 권한을 행사하여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포퓰리즘식 증인 채택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렇게 쏟아져 나온 국정감사 문제점들에 대해 패널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해결방안을 요약하면 ▷상시 국정감사 체제 도입 ▷국회감사청구제도 강화 ▷국정감사 결과에 대한 사전·사후 통제와 의원실명제 ▷국정조사 제도의 국감제도 대체화 등이다.

 

문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의 질문처럼 이러한 대안들을 어떻게 실현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민호 사무총장이 제시한 해법은 평범하지만 정도이다.

 

김 총장은 “국회의원들에게는 국민들의 관심을 최단기간에 최대한으로 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카메라가 그들을 위해 돌아가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국정감사를 그들의 손에 맡겨서는 절대 개선할 수 없다”며 “시민,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환기시키고 요구해야만 국회와 국정감사가 바뀔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자유민주주의 제도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과 끊임없는 참여 속에서 기반이 마련되고 공고해 졌다. 민주주의의 위대한 탄생과 변화의 주인공은 항상 시민이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국정감사 문제점들에 대해 이제는 피로감으로 관망할 것이 아니라 시민 개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나서 ‘주권재민’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야 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다. <자료제공=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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