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농업 위해 과학적인 비료 사용은 필수
비료사용처방서 통해 영농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


[환경일보] 지구는 온실가스가 덮고 있어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온도를 유지시켜주고 있어서 인간은 물론 가축, 농작물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지구의 겉면을 싸고 있는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지구가 점차 더워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설, 가뭄, 홍수, 이상기온, 이상저온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고 식량도 부족해졌다.

더구나 세계 인구는 1959년 30억 명에서 2009년 67억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2050년에는 91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농산물의 수요증가와 빈번한 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전 지구적으로 농업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전체 대비 13%에 달하고 있지만 지구상의 수많은 습지가 콩, 옥수수 등 밭작물 생산지로 전용되면서 토양유기물 분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다. 질소질 비료의 투입량이 증가한다면 농경지에서 아산화질소의 배출량은 더 증가될 소지가 있다.

농업의 기본 역할은 토지위에서 농작물과 가축을 잘 생산해 국민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농식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농작물 생산에 필요한 각종 농자재는 환경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가축분퇴비나 유박, 무기질 비료요소비료와 같은 비료에 들어있는 질소는 식물계(植物界)에서는 영양분으로서 농산물의 생산과 체내 질산성 질소함량에 영향을 주고 대기계(大氣界)에서는 아산화질소라는 온실가스의 발생시키며 수계(水界)에서는 물의 부영양화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수질의 부영양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식량부족이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농작물 생산에 투입된 비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식량생산성 향상과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농업기술과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1964년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원조사업으로 시작된 토양조사사업과 비옥도 증진사업이 내년이면 50년의 역사를 갖게 된다. 5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한국의 토양조사사업과 비옥도 증진사업은 세계 최초로 전국 디지털토양지도를 보유한 나라가 됐으며 토양 중 양분함량과 농작물이 필요로 하는 비료량을 바탕으로 비료사용량을 자동적으로 처방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용화하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학적으로 비료를 사용해야한다. 농사에서 비료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비료 제조공정에서 화석연료 사용량이 증가하고 농경지에서 비료유래의 온실가스 발생량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농작물의 안정적 생산에 필요한 비료사용량을 과학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인들이 농경지 토양을 채취해 농업기술센터에 검정을 의뢰하면 흙토람(www.soil.rda.go.kr)의 비료사용처방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흙토람 비료사용처방서를 활용하면 농업인들은 영농비용을 절감과 고품질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농경지 양분관리 정책과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으며 환경부는 농경지 유래 비점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와 아산화질소의 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필자는 지난해 UN기후협약 농업부문 회의에서 비료사용처방서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과 식량 안정생산에 대한 성장방안을 제시해 EU, 러시아, 캐나다, 케냐 등 많은 국가들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농촌진흥청의 스리랑카 KOPIA센터도 한국의 비료사용처방사례를 적용한 결과 양배추 재배에서는 비료사용량을 49%, 당근에서는 53%나 절감했다고 한다. 비료사용처방서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서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할 공공사업이다. 비료사용처방서 발급사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농업인, 농식품부, 나아가 환경부의 정책담당자들은 농업기술센터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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