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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의료, 인식과 제도 전환 필요해
[환경일보]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간암 선고를 받은 최씨(62세, 남)는 적극적인 항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전이 돼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그에게 연명을 위한 치료는 무의미해졌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가족들은 그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호스피스 의료를 선택했다.

3년 전 위암 선고를 받은 박씨(57세, 여)는 그 해 위를 전체적으로 들어내는 수술을 받고 이후 3번의 항암 치료와 수십 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아왔다. 끝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가족과 친지들의 권유에 그녀는 각종 치료들과 약물에 의존해 하루하루 버티다가 결국 마음 편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 의료를 받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서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면 조금 더 편안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명 100세 시대에 잘 먹고 잘 사는 것 못지 않게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대다.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임종을 맞이하는 방법들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호스피스 의료가 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암, 뇌졸중 등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 행위가 더 이상 무의미해질 때 치료가 목적이 아닌 임종 전까지 통증을 경감시키면서 심신의 안정을 찾고 편안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의료를 말한다.

통증 치료 이외에도 환자와 가족들에게 영적, 심리치료 등을 통해 죽음을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도록 하는 과정 전체가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의료를 선택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말기 암 환자들이다.

호스피스 의료에 대한 선입견 중 더 이상 소생의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치료를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린다고 여기지만 단순히 이러한 의미를 넘어 고통을 최소화 하는 완화의료의 물리적인 치료와 환자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까지 치유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호스피스 의료에 관해서는 개선돼야 할 문제들이 많다. 먼저 사회적인 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 인명경시 논란이 있었고 관련법으로 근거와 기준이 제시됐으나 아직까지 호스피스에 대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

호스피스 의료는 삶과 환자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생애를 정리하도록 환자와 가족들이 준비를 하는 과정과 시간들이라 할 수 있다.

제도적인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암 환자는 100만 여명에 이르며 해마다 7만 여명이 말기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을 케어하는 의료시스템과 제도적 장치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말기암환자 전문 의료서비스 정착을 위해 완화의료전문병상을 880개에서 1400여개로 확대하고 2020년까지 완화의료 이용률을 11.9%에서 20%로 확대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완화의료팀제 및 가정호스피스 완화의료제 또한 도입 추진 중인데 정부와 의료기관 등 관련 기관들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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