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을 쬐여 금속초분자 중간체가 고분자가 되는 반응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환경일보] 김택수 기자= 국내 대학연구팀이 용매 없이 고체 상태에서 빛(자외선)을 쬐여 고분자로 합성하는 친환경적 공정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해외연구자가 포함된 이 연구팀에은 “이 기술은 향후 고기능성 고분자 박막 합성이나 수소, 이산화탄소 등 기체 저장을 위한 나노 융합소재 개발 등의 연구분야에 단초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경상대 화학과 이심성 교수, 자가데스 J. 비탈 석좌교수(원소속 싱가포르대학교), 박인혁 연구원 등이 수행한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BRL)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에도 게재 예정이다.

다량의 유기분자 규칙배열 가능

에너지와 환경문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친환경적인 광-유도 화학반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 가운데 응용성이 큰 고분자 합성법 개발연구가 특히 활발하지만 고체 상태에서 고분자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분자가 아니라 수만 개의 분자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열시켜야 하는 전처리 과정이 한계로 지적됐다.

70년대 고체상태에서 자외선을 쬐는 방식으로 두 개의 계피산 분자를 연결해 이합체(dimer)를 합성하는 방법이 소개된 이래, 용매제 없이 빛을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고분자 물질 합성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연구팀은 금속이온과 유기분자와의 반응을 통해 규칙적 패턴을 가지는 구조체인 금속초분자를 중간체로 제조함으로써 다량의 유기분자들을 배열시키는 전처리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

자외선, 올레핀 분자간 연속결합 유도


 

(왼쪽부터)경상대 화학과 이심성 교수, 자가데스 J. 비탈 석좌교수(원소속 싱가포르대학교), 박인혁 연구원


올레핀을 헤링본 패턴처럼 배열시킨 금속초분자를 제조하고, 여기에 자외선을 쬐여 올레핀 분자들 간의 연속적인 결합을 유도했다. 그 결과 100% 수율로 고분자가 합성됐다.

이 성과는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 공정으로 고분자 물질의 합성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으로 고기능성 박막, 수소 저장 물질 등 나노융합소재 개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고분자 물질은 250°C에서 3시간 가열하면 분자간 결합이 붕괴되면서 원래의 금속초분자로 돌아가는 가역성을 나타냄을 밝혀냈다.

이는 빛과 열에 의한 제조 및 분해 조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노-스위치 디바이스 등으로의 응용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들은 “유사한 방법으로 두 개의 분자가 결합된 이합체(dimer)를 합성한 적은 있으나 수천에서 수만 개 이상의 분자가 중합돼 고분자를 합성한 것은 본 연구가 처음이다”며 “향후 기체 흡착력과 반응 스케일을 높이는 것과 다양한 반응사례 개발이 실용화를 위해 필요하다. 약 5년 정도의 추가 연구 후,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성과를 밝혔다.


tip> 금속초분자
:금속이온과 유기분자 사이의 약한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구조물로서 규칙적인 결정성 골격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

 나노 크기의 빈 공간을 가질 경우 향후 기체 저장물질, 센서물질 및 에너지 소재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올레핀
:두 탄소사이에 이중결합을 갖는 불포화 탄화수소 화합물. 고분자 및 식의약품 등의 주요 원료물질로 널리 활용된다.

헤링본 패턴
: 생선의 뼈처럼 생긴 모양을 사선으로 이어놓은 무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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