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 고령지에서 석비레(일명 마사토)를 쌓는 작업을 하지 않고도 농작물 수량을 늘릴 수 있는 효율적인 경운법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채소류의 연작장해 방지와 농작물 상품성 향상을 위해 고령지에 석비레를 쌓는 대신 굴삭기로 깊이 땅을 갈아엎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석비레는 화강암 또는 화강편마암이 풍화해 만들어진 토양으로 물 빠짐과 통기성이 좋아 고령지 성토(흙을 쌓음) 작업에 주로 쓰였으며, 그동안 평균 1.9년 주기로 ha당 1만 8000톤의 석비레가 이용돼 왔으나 석비레로 성토한 후 3∼4년이 지나면 기존 토양표면과 성토한 석비레 사이에 진흙층이 생겨 물이 고이고 작물에 피해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경운법은 굴삭기를 이용해 굳어서 덩이진 흙을 부스러뜨리는 방법으로 지하 60cm까지 깊게 갈아야 하는데 이 경운법을 고령지 당근 밭에 적용한 결과 10a당 8,130kg을 수확해 10a당 6,322kg을 수확한 석비레를 성토한 밭에 비해 약 1.3배의 수량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석비레를 성토한 밭은 비가 오면 토사 유출량이 3∼13배 이상 돼 토양 유실은 물론, 토양 유실로 척박해진 밭에 비료, 농약, 가축분뇨 등을 지나치게 투입하는 것이 문제돼 왔다. 굴삭기 경운법을 이용하면 이러한 토양 유실 및 과다한 비료 사용을 막을 수 있어 토양 환경을 보전할 수 있다.

한편 석비레는 광물학, 지질학, 지리학은 물론 산업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토양이나 그동안 국적불명의 이름인 ‘마사토(磨砂土)’로 잘못 불려 왔다.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장용선 연구관은 “이번에 개발한 영농방법을 이용하면 지자체는 석비레 공급용 채토지(흙을 채취하는 곳)를 확보할 필요가 없고, 농가는 성토 비용 절감은 물론 수량 증가로 소득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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