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만 18세미만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6.1%가 지난 1년간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정서적 폭력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부폭력 발생률은 45.5%로 2010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여성가족부(장관 조윤선)는 지난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우리 국민들의 가정폭력 피해 경험 및 대응,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정책에 대한 인지도 등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로 지난 해 8월부터 10월까지 방문·면접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전체 응답자(1380명)의 지난 1년간 자녀폭력 발생률은 46.1%이며 신체적 폭력(경한+중한) 18.3%, 정서적 폭력 42.8%, 방임이 5.0%였다.

여성응답자(735명)의 지난 1년간 자녀폭력 발생률은 48.8%로 남성(644명) 42.8%보다 많았다.

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45.5%가 지난 1년간 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있으며 아빠보다 엄마가

 많았다.



자녀폭력, 아빠보다 엄마가

 

한국 사회에서 가정 폭력은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며 부모와 자녀, 부부, 가족구성원, 노인 폭력 등 다양하다.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부부폭력 조사발생률은 45.5%로 2010년 53.8%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부부폭력의 시작은 대부분 5년 미만으로 62.1%(1년 미만 22.2%, 1년 이상~5년 미만 39.9%)였다. 결혼 전 교제기간에 폭력피해가 시작됐다는 응답도 3.7%에 달했다.

피해경험이 있는 남성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5년 미만이 61%(1년 미만 20.8%, 1년 이상~5년 미만 40.2%)였고 결혼 전 교제기간에 폭력피해가 시작됐다는 응답은 1.6%였다.

부부폭력으로 인해 신체적 상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폭펵 경험자 중 6.2%가 신체적 상해가 있었다고 답했으며 여성 8.2%, 남성 3.9%가 신체적 상해 경험이 있었다.

아울러 응답자 중 17%가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 70%,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 37.7%, ‘매사에 대한 불안, 우울’ 30.6%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43.6%)와 ‘매사에 대한 불안, 우울’(38.5%)에서, 남성은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78.7%)이 높게 나타났다.

부부 폭력 시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은 0.8%에 불과했다. 여전히 가정 문제이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폭력상황 도움 요청, 0.8%에 불과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폭력이 발생한 상황에서 68.0%가 ‘그냥 있었다’고 응답했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0.8%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자리를 피하거나 집밖으로 도망’이 16.8%, ‘함께 폭력행사’ 12.8%로 나타났다.

여성이 그냥 있었던 이유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 40.5%, ‘가족이기 때문에’ 32.8%,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19.5%였다. 남성이 그냥 있었던 이유는 ‘가족이기 때문에’ 38.0%,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 33.5%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 발생 당시 혹은 발생 이후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98.2%였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또한 가족, 친척, 이웃, 친구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경찰이나 1366 등의 지원체계 이용률 보다 높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61.4%,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17.7% 순이었다.

가족원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7.0%였고 가해한 비율은 9.8%, 상호폭력은 4.7%였으며 대부분의 피해와 가해 모두 정서적 폭력 형태로 발생했다.

신체적 폭력의 경우 형제자매에 의한 경우가 53.3%, 어머니 22.8%, 아버지 22.2% 순이었으며 정서적 폭력 역시 형제자매 52.5%, 어머니 23.6%, 아버지 19.4%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을 당한 여성은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 분노, 우울감이 상승했고 남성은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등을 느꼈다.


65세 이상 노인폭력 10.3%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가족원폭력 비율도 10.3%로 우려스러운 수준이었으며 대부분 정서적 폭력 형태로 발생했다. 신체적 폭력은 1.0%, 정서적 폭력 10.1%, 경제적 폭력 1.2%, 방임 0.8%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아들인 경우가 47.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며느리 20.5%, 딸 10.6% 순이었다. 가해자와 동거하는 비율은 35.7%였고 따로 살고 있는 비율이 64.3%였다.

폭력발생 이유에 대해서는 ‘상호이해 부족’이라는 응답이 38.3%로 가장 많았고 ‘특별한 이유 없음’ 17.2%, ‘경제적 문제’ 13.4%, ‘성격차이’ 10.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정폭력 관련 법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응답은 19.0%, ‘내용을 잘 알고 있다’ 19.7%, ‘들어본 적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라고 61.3%가 답했다.

폭력 발생 이유 1위는 상호이해 부족(38.3%)이 차지했다.



가정폭력 관련법의 인지경로는 ‘TV나 라디오의 공익광고’(82.7%)가 대부분이었고 학교나 사회교육기관의 법률관련 교육을 통해 해당법률을 알게 된 경우 2.4%로 낮아 더 많은 홍보와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또한 가정폭력 감소를 위해 요구되는 정책 1순위는 ‘TV 등 공익광고를 통해서 관련 법 및 서비스 홍보’(33.7%)였으며 ‘폭력 허용적 사회문화의 개선(대중매체의 폭력적, 선정적 내용 규제 등)’ 23.5%, ‘가중처벌 등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 강화’ 18.8%, ‘경찰의 신속한 조기대응 및 수사’ 9.8%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정책과제로 TV 등 공익광고를 통한 관련법 및 피해자 지원서비스 홍보 확대, 가정폭력 심각성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 가정폭력 예방교육 강화 및 치료·회복 프로그램 운영 등 피해자 보호기능 강화를 제시했다.

여성가족부 조윤선 장관은 “지난 1년간 부부폭력 발생률이 3년 전에 비해 낮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가정폭력 발생 시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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