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승회 기자 =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www.hanafn.com)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 www.hanaif.re.kr)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저성장 대응’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자료로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는 해외투자 선호와 환율의 조절능력 약화로 불황형 흑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내수 진작 등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경상흑자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규모 경상흑자의 파급효과에 대한 주의가 필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의 흑자로 대변되던 글로벌 불균형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완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작년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6%에 육박하는 등 이례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는 신흥시장 불안 속에서 한국경제의 차별화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무역마찰과 환율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으며, 내수부진 등 구조적 문제점의 심각성을 대변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흑자확대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경상흑자 확대는 내수부진과 유가하락, 그리고 고품질경쟁력 회복에 기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상수지 변동요인을 분해하여 살펴본 결과, 내수부진과 국제유가 하락, 그리고 고품질경쟁력 수출품 비중 확대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한 경상수지 결정요인을 동태적(dynamic)으로 분석한 결과, 환율과 유가와 같은 가격변수의 경상수지에 대한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반면, 국내외 수요와 같은 물량변수와 고품질경쟁력 제품 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업간 수출경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내수 부진 등 저성장의 그림자일 가능성


동 연구소의 김영준 연구위원은 “최근 경상흑자 급증의 상당부분이 수입수요 둔화와 투자 감소 등 내수부진 심화로 나타난 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라는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불균형 완화 흐름과 배치되기 때문에 교역 상대국과의 통상마찰을 유발할 수 있으며 원화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 선호와 환율의 조절능력 약화로 불황형 흑자가 장기화될 가능성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상수지 흑자 및 내수부진으로 ‘불황형 흑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될 경우 ‘기업이익 증가 → 투자 및 고용확대 → 내수 회복’의 경로와 ‘원화가치 상승 → 상품수지 악화’의 경로를 통해 경상수지가 균형을 찾아간 반면, 최근에는 기업이 국내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고 환율의 조절능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1980년대 후반 이후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환율의 경상수지 조절능력이 약화되면서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경기침체를 경험한 바 있다.

내수 진작 등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일본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투자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내수 성장률을 진작하고 총투자율을 상승시켜 경상수지 흑자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축률과 투자율을 이용한 벡터오차수정모형(VECM)으로 분석한 결과, GDP 대비 2.0~3.1%가 적정 경상수지 규모로 추정되었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안정적인 흑자유지를 위해서 고위·중고위 기술로 분류되는 수출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변경에 힘쓰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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