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오성영 기자 = 직장 3년차인 김태군씨(32,가명)는 어느 날 얼굴에 조그맣고 붉은색 발진이 여러 개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피부과를 찾았더니 ‘건선’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이 피부전염병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점차 발병 부위의 홍반과 각질이 심하게 얼굴 전체로 번지게 되자 사람들은 그를 피하게 됐고 급기야 회사에서는 건선이 전염되지 않는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오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대표적인 만성 피부질환 중 하나인 건선은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이다. 최초 발병 시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색 발진이 생기고 그 위에 하얀 피부 각질세포가 쌓인다. 발진의 크기는 동전 정도로 커지기도 하고 심할 경우 손바닥만 한 크기로 확대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선이라는 질환이 서양에 비해서 흔하지 않기 때문에 건선이 어떠한 질환인지에 관한 인식이 아직 자리 잡고 있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환경적인 변화, 음식 생활의 서구화,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점차적으로 건선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직까지 건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여 태군씨의 경우처럼 피부전염병으로 또는 건선과 유사해 보이는 아토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건선은 전염병이 아니며 아토피와도 전혀 연관이 없는 별개의 질환이다.

건선에 대해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원장은 “건선이란 해당 부위 피부 세포의 증식 속도가 일반 피부에 비해 4배 이상 빨라지면서 빨갛게 달아오르고 두껍게 각질이 붙게 되는 것으로, 서양의학계에서는 자가면역계의 교란으로 보고 있다. 즉,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염 시킬 수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 원장은 건선의 원인은 “한의학에서 보는 건선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음식이며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고칼로리 음식을 비롯한 뜨거운 성질의 음식 섭취가 많아지면서 우리 몸속의 내부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그 열이 건선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에 양 원장은 “일단 건선이 발병했다면 담백한 식물성 음식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방법이며, 특히 튀김 종류는 건선을 급속도로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건선이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는 튀김류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 양 원장은 "건선은 대부분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며 이 경우 조직을 떼어낸 부위에 작은 흉터가 남을 수 있으며 치료는 서양의학의 경우 대부분 스테로이드성 연고, 비타민-D 유도체, 자외선 조사 등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며 한의학에서는 주로 발병 원인에 따른 약물 치료를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자연스럽게 회복되거나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서 상담을 받고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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