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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세대를 뛰어넘는 도전”

경주 리조트 붕괴는 기후변화적응 실패 사례 
IPCC 5차 보고서, 보다 능동적인 대처 강조


[환경일보] 김경태·이연주 기자 = 전 세계가 기후변화 심각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하게 줄여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머물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Reduce emission)과 함께 앞으로 닥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Adapt to Climate change)이 필요하다. <편집자 주>

지구는 지난 10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다. 만년동안 지구 온도가 1℃ 이상 변화하지 않았던 데 비해, 100년간 0.74℃가 올라갔고 특히 우리나라 6대 도시는 1.74℃나 상승했다.

앞으로 50년 이내 전 세계 야생에 살고 있는 북극곰 2만~2만5000마니 중 2/3가 사사질 것으로 전망되며 만약 지구 온도가 4℃ 이상 올라간다면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북극곰은 멸종될 것이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바꿀 엄청난 전 지구적 재앙이지만 일상에서 우리가 기후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온실가스 감축은 기업의 일이고 이상기후는 기후변화로 받아들이기보다 변덕스러운 날씨 정도로 느끼는 일이 많다.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조차 기후변화와 관련한 ‘대응’과 ‘적응’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송영일 센터장 <사진=이연주 기자>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은 다르다 

기후변화가 우리 삶과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막상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생긴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도 원인이지만 기후변화 연구가 척박한 현실에서 기반 구축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산하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정부 종합계획에 의해 2009년 설립돼 2010년까지 단기적인 기반 구축, 2012년까지 한반도 기후변화 적응 프로그램 주도했으며 2018년까지 장기적인 기후변화 적응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영일 센터장은 “지난 5년 동안 정신없이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연구나 활동에 치중하다보니 홍보 측면이 취약했다”라며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나 제안하는 적응분야 대책을 국민들이 보다 가깝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앞으로 5년간의 숙제다”라고 밝혔다.

대규모 기상재해는 단순한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인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간 현장. 사진제공=월드쉐어>



일각에서는 기후변화적응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현재의 적응센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뿐 아니라 농림부, 국토부, 산업부 등 거의 대부분 정부 부처와 지자체를 아우르는 정책 개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 센터장은 “기후변화 적응에 관련된 연구나 활동은 현재 우리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처럼 다른 부처 역시 그런 기관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런 기관들과 같이 협력하면서 게이트 역할을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분야의 연구 인력을 한데 모은다고 해서 효과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환경부가 기후변화를 총괄하면서 부처별로 각자 특성에 맞는 대책을 수립하는 것처럼 적응센터 역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이변 배경에 지구온난화가 있다

적응센터가 자리를 잡아가는 만큼 다른 부처, 연구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적응센터의 과제 중 하나가 제1차 국가기관 적응대책에 대한 이행평가다. 2016년부터 시작될 제2차 국가 기관적응대책을 대비해 지난 이행 기간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기적 성과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게 송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기후변화적응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시대의 문제가 아니라 쭉 이어져야 한다”라며 “이번에 나온 IPCC 5차보고서를 보면 위협요인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 필요성은 계속 커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환경사고가 터지면 비록 욕은 먹더라도 환경부 예산이 늘어나고 새로운 규제가 생긴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재해가 발생해도 이는 천재지변으로 여겨져 관련 부서의 권한이 강해지거나 예산이 늘지는 않는다. 조금은 억울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송 센터장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사건이 생겨야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사고가 생겼는데 투자를 안 하면 더 문제겠지만”이라며 가볍게 응수했다.

아울러 그는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간접적인 사례를 들어 국민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하나의 연구기관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환경부나 적응센터는 방향 설정을 하는 것이고 부처별 특성에 맞는 정책수립은 각자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대응은 전 지구적 협력과 지역적인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기후변화적응은 선택과 집중의 문제


최근의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는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닌 기후변화를 대비하지 못한 정책적 실수다. 전문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예측하고 위험성을 알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정부가 이를 반영해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다시는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뒤늦게나마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에도 건축물이 안전하도록 적설(積雪)하중 등 건축구조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송 센터장은 “마우나오션리조트 같은 경우는 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전부가 아니라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 점이 있다. 그 부분을 우리가 앞으로 커버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기후변화적응에 매우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안전기준을 바꾸면 현재의 시설도 규정에 맞게 바꿔야 하는데, 공공시설의 경우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일례로 여름철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되는 것도 이상기후로 인해 폭우가 잦아지고 강도가 세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라진 폭우 조건에 맞추기 위해 우수관 등을 정비하려면 서울만 해도 약 20조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에 대해 송 센터장은 ‘선택과 집중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그래서 취약성 분석을 하는 것인데, 결과를 받아들이는 지자체에서는 투자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라며 “같은 취약성을 접한다고 해도 모르고 있다가 당하는 것과 개선해가면서 겪는 것은 다르다. 최소한 인명피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는 것이 연구기관의 몫이라면 정책을 선택하고 얼마만큼의 예산을 배정할지는 지자체가 선택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자체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도 적응센터의 몫이다.

우리가 제품의 탄소 발생량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바로 기후변화다. <사진제공=KEITI>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또한 그는 기후변화가 ‘위험’으로만 인식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송 센터장은 “기후변화를 알리는데 있어 너무 부정적 측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희망적인 메시지 전달도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알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앞으로 기후변화적응센터는 해외 사례를 연구해 기후변화에 미리 적응한 기업들이 나중에 어떻게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얻을 수 있었는지를 연구해 이를 홍보할 계획이다. 송 센터장은 “기후변화 적응에 있어서 산업체가 할 일이 많다. 새로운 산업이 나올 수 있고 기존 사업이 기후변화 적응에 맞춰 발전할 수도 있다”라며 “센터는 비슷한 사례들을 자꾸 발굴해 알리고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적응센터는 해외 홍보에도 신경 쓰고 있다. 다른 나라와 기후변화적응 대책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나가보면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송 센터장은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시행하고 2015년부터는 지자체도 참여할 예정인데, 이런 나라가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기후변화적응센터를 만들어서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기후변화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전 지구적 환경문제다. 그러나 동시에 지역에서의 실천, 개인의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우리가 기후변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지구 온도 상승을 늦추는 것은 물론 미래 세대는 더워진 지구에서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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