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사 호리구치 치카라 <자료제공=환경재단>

트리 프로젝트
Tree Project Film 2013
개요 다큐멘터리/일본/28분
감독 스나이리 히로시

“자연은 우리에게 전쟁이나 원자폭탄 생명, 자연, 환경 같은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말을 걸어줍니다” -나무의사 호리구치 치카라-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전쟁 속에 태어난 새로운 생명, 절망 속에서 듣게 된 자연의 소리, 자유를 향한 고독한 외침 등 희망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 나무 주치의 호리구치 치카라가 보낸 또 다른 희망 메시지가 있다.

수목보호 기술자인 ‘호리구치 치카로’의 해설로 구성된 영화는 원폭투하 이후 히로시마 곳곳에 살아남은 나무를 소개하는 동시에 생존이 힘든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나무를 통해 인류에게 희망을 전달한다.

치카로 “생존나무 역사적 의미 있어”

일본은 약 20년 전에 나무의사 제도를 발족, 치카라는 1965년 히로시마에서 수목보호 기술사가 됐다. 한마디로 나무 의사인 그는 원자폭탄 투하 후 생존한 나무를 지키고 있다.

치카로 의사는 가장 먼저 히로미사 미사사 초등학교에 있는 녹나무를 소개한다. 이는 원자폭탄 투하 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살아남은 나무로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히로시마 미사시 신사 및 슛케이엔 정원 등 피해가 컸던 폭발 중심지 반경 2Km 지역 내 55개 장소에 피폭 나무 170그루가 남아있다.

그중 가장 많이 남아있는 종은 녹나무로, 70그루 정도 남아있고 은행나무가 7그루 그 외에 벽오동, 금솔나무 등 약 20종이 생존했다.

▲히로시마 미사사 초등학교에 있는

원폭 투하 후 반세기 넘게 생존한 녹나무

<자료제공=환경재단> 

이들 생존 나무에서는 공통적으로 나이테를 통해 방사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1945년 원폭 투하 후 1948년까지 3년 동안은 나무가 비대 생장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런데 비대생장 3년 뒤, 나무들의 나이테는 조금씩 좁아졌다. 이는 나무가 큰 외적 타격을 입어 스스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비대 생장하며 상처 회복에 에너지를 썼다가 3년이 지나자 점차 저장에너지가 없어져 나이테 폭도 좁아진 것으로 유추된다. 

도시 발전으로 또다시 생존 위협을 받는 나무들

히로시마는 도시 중심부에 위치, 도시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공해 등과 같은 환경오염, 도시 건설로 인한 나무뿌리 제거 등 점점 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다행히도 현재 일본 내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지금까지는 대부분 나무의 존재조차 몰랐으나 점점 알아가고 있다.

2009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인 신종플루가 등장, 전 세계적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이때 등장한 타미플루는 중국 토착 식물인 스타아니스라는 식물을 활용해서 개발한 천연 신약이다. 이러한 사례처럼 인간에게 새로운 문제가 닥쳤을 때 답을 제시해 줄 수 있 것은 과학이나 영웅이 아닌 자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고 핵으로 인한 세계적인 긴장감은 아직도 여전해 인간이 여러 극한 상황에서도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생존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를 가볍게 읽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영화는 마지막으로 미래의 희망이 될 학생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끝이 난다.

 

yeo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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