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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캄캄했던 지하철 2호선 안 ‘등불’이 돼준 청년

고현석 학생. <사진=우승준 기자>

[환경일보] 우승준 기자 = 지난 5월2일 오후 3시쯤 상왕십리역을 향하던 전철이 앞서 역에서 정차 중인 앞차와의 간격 조절을 못해 추돌사고를 냈다.


이와 관련 두 전동차에 탑승한 1000여명의 탑승자 중 250여명이 다쳤고 5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편 혼비백산했던 현장에서 침착한 기질을 발휘해 많은 승객들을 밖으로 나가도록 도와준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현재 서울현대전문학교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중인 2학년 고현석(24) 학생이다. 위험을 무릎 쓰고 많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아수라장에서 한 줄기 등불이 돼준 고현석 학생을 만났다.

Q. 당시 어디를 가던 길인가.
A. 학교 동기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어린이대공원을 가던 길이었다. 그날은 학교 측에서 주최하는 ‘어린이날 행사 리더교육’이 있었다. 5월5일 어린이날을 시작해 5월8일 4일간 인솔봉사와 목각 장난감을 만드는 지원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교육을 받으러 가는 길이었다.


당시 지하철 2호선 6호칸 모습.

Q. 당시 현장 분위기는 어떠했는가.

A. 나를 포함한 동기 5명은 당산역 6-4번 출입문에서 전철을 탔다. 상왕십리역을 향해 달리던 전철은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급정거를 했다. 이내 전철은 철이 갈리는 소음을 냈으며 사람들은 바닥에 쓰러지고 엎친 데 덮친 격 정전이 돼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또 승차장이 아닌 상왕십리 근방 터널 안이기에 캄캄했다. 띄엄띄엄 전등이 있었으나 터널을 다 밝히기에는 부족했다. 다수의 사람들은 우왕좌왕 자동문을 열고 나가기 바빴다. 전철 안 상황을 역 사무실에 알리기 위해 sos무전기를 들어 무전을 시도했으나 전기가 나간 탓인지 무전기는 먹통이었다. 나는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큰소리로 사람들을 달랬다. 내가 있던 칸은 알 수 없는 연기까지 뿜어져 나와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때는 나도 사람인지라 손발이 떨렸다.

Q. 상왕십리역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어땠는가.
A. 자동문을 열고 터널 안 선로에 발을 디뎠다. 전철과 선로의 높이 차이가 너무 심해 착지할 때 다리가 휘청했다. 이어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같은 칸에 있던 노인과 여성들이었다. 착지점이 보이지 않았기에 자동문 앞에서 승객들을 한명씩 허벅지를 잡고 바닥에 착지시켰다. 게다가 팔에는 갑작스러운 근육통이 생겨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 칸에 있던 사람들이 다 나온 것을 확인한 후 선로를 걸었다. 상왕십리역 플랫폼에 도착하자 소방대원들과 관계자들이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있었으며 나도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Q. 침착한 기질을 발휘할 수 있던 계기가 있다면.
A. 그 때 난 함께 있던 동기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우왕좌왕했지만 동기들을 모은 뒤 주위를 살펴봤다. 우리 칸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중년 여성들이 많았다. 이들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으며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Q. 화재를 돌려 서울현대전문학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하게 된 이유는.
A. 나는 원래 4년제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 중이었다. 허나 그 과정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 대화하는 걸 좋아했고, 봉사하는 걸 즐겼다. 또 주위에선 유머감각이 있다고들 종종 이야기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점과 관련된 전공을 찾다보니 상담심리를 발견했다. 향후 상담가가 돼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짊어진 짐을 덜어주고 싶다.

dn1114@hkbs.co.kr


우승준  dn1114@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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