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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레기’ 수난시대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 안전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단 한 명의 실종자도 구하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다. 이 와중에 또 다른 비판의 대상이 바로 ‘언론’이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쫓겨나기 일쑤고 일선 기자들은 반성문을 올리며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어떤 공중파 간부는 그런 기자들에게 ‘아직 어린 것들이 뭘 안다고 그러냐’라고 비난하다 욕을 얻어먹었고 심지어 어떤 간부는 사퇴하며 청와대 개입설을 터뜨렸다.

분야는 달라도 이 땅의 대부분 기자들은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비판 앞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보다 정부나 기업, 단체가 내놓는 자료에 의존하고 보다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뽑는 데만 혈안이 된 사이 어느새 언론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환경 분야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환경단체들을 보며 ‘정치적’이라고 욕하지만 언론 역시 풀뿌리 환경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요즘 들어 갑자기 많아진 것이 아니고 불산 누출 사고를 계기로 언론이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언론보도’가 많아진 것일 뿐이다.

정부가 내놓는 보도자료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사실을 비틀고 때로는 고의로 감춘다. 정국이 얼어붙을수록 예민한 사안의 보고는 뒤로 미루고 논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자료만 브리핑한다.

규제로 먹고 사는 부처인 환경부가 다른 부처보다 규제를 더 완화하겠다는데 다른 사안에 치여 제대로 비판조차 못하고 넘어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한참이지만 환경부 간부들은 오늘도 ‘규제개혁추진단회의’에 열심이다. 과거의 규제 완화가 세월호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고 욕을 하면서도 기자들은 현재의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제대로 비판조차 못하고 있다.

비판기사를 쓴답시고 야권 정치인이 발표한 자료를, 감사원이 내놓은 감사결과를 베껴 쓰며 의기양양해 했던 스스로에 대한 회의가 든다. ‘기레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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