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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생애사 기록장 ‘사과나무 일기’…기록의 힘을 말하다



지난 17일 ‘사과나무 일기’를 창안한 안전행정부 박경국 제1차관을 만나

기록의 의미와 효과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사진=박미경 기자>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바쁜 일상에 쫓기며 나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존재감마저도 잊고 살 때가 많은 요즘, 본지는 지난 17일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애사 기록노트 ‘사과나무 일기’를 창안한 안전행정부 박경국 제1차관을 만나 기록의 의미와 효과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편집자 주>

기록은 자신을 남기는 일이자, 가족과 후대가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동시에 기록은 행위 자체가 하나의 역사로, 울산반구대에 새긴 고래그림과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어린 소녀가 쓴 ‘안네의 일기’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남겨진 것처럼 인류 혹은 한 국가의 소중한 역사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개인의 기록은 사회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실록, 팔만대장경 등 훌륭한 기록문화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기록 문화는 드물다.

출생부터 유언까지 작성…편집구조 특허

때문에 지난 2월 발행된 인생기록 가이드북 ‘사과나무 일기’의 탄생은 참으로 반갑다.

 

자신의 인생을 직접 정리할 수 있는 기록수첩 ‘사과나무 일기’는 국가기록원장을 역임한 현 안전행정부 박경국 차관이 국가기록원 근무 당시 공무원 직무발령에 의해 특허 등록한 저작물로, 제작 취지에 걸맞게 판매로 인해 발생하는 특허수수료는 전액 국고에 귀속된다.

‘사과나무 일기’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기록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출생부터 시작해 취학, 취업, 결혼, 자녀양육 등 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계기들을 중심으로 꼼꼼히 빈칸을 채워 나가다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사진제공=행복에너지>

지난날을 반추하고 정리하고자 하는 노년은 물론,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준비하는 청·장년층에게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인생 설계도이자 후세의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될 만한 혜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자녀들에게는 가보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박경국 차관은 “실개천이 모여 큰 강줄기를 만드는 것처럼 개인의 기록은 소소한 하루하루의 일상이 모여 삶이 되고 그것이 모여 역사가 된다. 따라서 지난 일들의 기록은 가야할 길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나침반”이라며 “사과나무 일기는 이러한 개인의 기록을 남길 방법을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사과나무 일기’는 편집구조에서 특허를 받은 책으로 100년 동안 작성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국가기록원은 살아가면서 기록하고 생각해야하는 것들을 조사해 주제·연대별 항목으로 나눠 책을 구성했다.

책의 목차는 개인의 뿌리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 사회 도전기, 자녀탄생 등 인생의 변환점을 중심으로 기록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책 내부의 글씨를 반투명하게 인쇄해 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도록 세심하게 편집돼 있다.


4월14일 사우디 대표단 접견모습 <사진제공=안전행정부>

 

 

 

기록의 중요성을 느끼다

박경국 차관은 국가기록원에서 근무할 당시 ‘EBS 명사가 읽어주는 한권의 책’에 출연해 ‘종이 위의 기적’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록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나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뤄진다는 내용으로 기록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도서임을 밝혔다.

지금까지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작성한다는 그는 학창시절 성적표부터, 공무원증 등 살아온 인생의 흔적을 가급적 버리지 않고 정리해뒀다.

박 차관은 “첫 출근 날, 어떤 공무원이 될지 써놓은 글이 있는데 30년이 지난 후 다시 보니 그것이 이뤄져 있었다. 이렇듯 기록의 힘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 암시의 효과를 가져 오며, 과거 작성한 글을 보며 본래의 목표를 회상하고 성취하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미경 기자>

또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일기로 쓰고 그 외에 특별한 사건과 가족 간의 일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며 “유배지에서조차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은 기록의 필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했는지, 내가 노력하고 이룬 것들이 무엇인지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지금은 사소한 개인사에 불과하지만,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공공의 유산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국가기록원이 복원·발표했던 ‘500년 전 한글편지’는 함경도에서 하급장교로 복무 중인 남편이 부인에게 보낸 극히 사사로운 편지로 당시 군인들의 근무환경, 부부 간의 사랑과 규범 등을 상세히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개인의 기록은 모여서 당대 사회상이 되고, 문화가 된다.

박 차관은 “기록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 보다, 가족과 후대들을 위한 진정한 배려로 후대들이 나를 거울삼아 더 이상의 시행착오 없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혜를 줘 인류발전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관 기록, 환경보전에 활용가능

기록의 힘은 역사적 의미를 넘어 환경적 문제 해결에도 많은 영향력을 지닌다.

박 차관에 따르면 국가기록원, 해당부처, 민간에서 가진 환경에 대한 풍부한 기록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환경변화, 환경오염 극복사례 등을 통해 앞으로의 환경정책 방향설정에 도움을 주며, 그 기록들을 활용해 대국민 홍보나 교육용 자료로 활용하면 환경에 대한 국민인식 전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매주 수요일은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매년 1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있다는 박 차관은 생활습관이 환경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밝히며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 현재 환경은 대지질 문제 및 기후변화 문제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상태로 안전행정부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실제로 안전행정부는 지난 5월 환경부·기상청과 행정협업으로 미세먼지, 황사, 오존 등 대기오염에 대한 예보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청사관리소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에너지이용합리화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에너지 절약 및 환경오염으로 인한 문제 발생 시 대처방안 마련과 국민들에게 신속 정확한 예보 전달 및 국민 참여 증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박경국 차관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사과나무는 미래의 희망을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모든 국민이 ‘사과나무 일기’ 작성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미래세대에 전달해 과거의 지혜와 경험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yeon@hkbs.co.kr

이연주  yeo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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