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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와트(Negawatt)’의 시대가 도래한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이 국가 경쟁력 좌우

공급 위주에서 수요관리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환경일보] 에너지관리공단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받는 느낌은 ‘덥다’는 것이다. 7월의 무더위 속에서 다행히 구름이 낀 날씨라 온도는 29℃, 습도는 70%. 고작(?) 이 정도의 더위에는 에어컨을 켜면 안 되는 곳이 에너지관리공단이다. 남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하라고 홍보하면서 자신들은 에너지를 낭비하면 그 또한 말이 안 되는 이야기. 덕분에 이날 인터뷰는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면서 진행됐다. <편집자 주>

<사진=김경태 기자>

에너지관리공단(KEMCO)은 말 그대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곳이다. 전기를 아끼자는 캠페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임직원이 산업·건물·수송 등 부문별 수요관리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약 홍보, 기후변화대응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변종립 이사장은 취임하면서 ‘활력·소통·도전’을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6월18일부터 한 달간 비상근 형태의 제1기 미래전략TF팀을 구성, 새로운 경영방침이 조직 내부에 효과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100일 계획’이라는 이름의 혁신운동을 펼쳤다.

조직 내 소통을 위해 매주 변종립 이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직원들에게 연애편지를 송부하고 직원 간 소통지인 ‘All笑’를 분기별로 발간했다.

또한 남이 시키는 대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분기별로 비즈니스 마인드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정부의 ICT 기반 新에너지수요관리 정책방향에 맞춰 수요관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올해 3월에는 KEMCO만의 고유한 ‘색깔 찾기 운동’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모아 ‘현재와 미래의 행복에너지’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었다.

경영평가 D등급에서 B등급으로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2012년 에너지관리공단의 경영평가는 A~F 중 4단계인 D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국제 탄소배출권 시장이 붕괴되면서 KEMCO가 보유한 탄소배출권의 가치가 급감하면서 업무효율에 대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 발표된 2013년 평가에서는 2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기관 평가가 하향평준화 되면서 2단계 상승한 기관은 전체 117개 기관 중 고작 6개 기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였다.

KEMCO는 2013년 ESS 시범사업을 새롭게 추진했고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R&D 전담기관 역할을 이관 받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신규 예산을 확보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 추진 중인 RPS(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예산 규모가 증가하는 등 사업수행 효율성이 향상됐다.

변종립 이사장은 “이러한 성과는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나올 수 없었다. 모든 임직원이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정신으로 함께 노력한 결과이며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낸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KEMCO 전 직원의 노력을 통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D등급에서 B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사진제공=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은 에너지 다소비산업 중심의 경제성장 패러다임 하에서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에 초점을 뒀다. 실제로 우리가 쓰는 전기는 원가 이하의 낮은 요금이기 때문에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전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일본(0.04%), 미국(0.7%), OECD 평균 1.0%에 비해 월등히 높은 5.4%의 전력소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수요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절약과 효율향상 중심의 수요관리정책으로의 전환이 화두가 됐고 이 부분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역량을 가진 에너지관리공단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졌다.

변 이사장은 “정부의 창조경제 측면에서 에너지 수요관리도 정보통신기술(IT)과 융합된 새로운 시스템 보급과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특히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의 보급 확산을 위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기준을 올해 내에 마련하고 KS규격 제정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KEMCO는 에너지 관리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을 실시하는 등 에너지경영시스템의 확산·보급을 집중 추진하고 에너지경영 우수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들 역시 에너지 수요관리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최근 들어 블랙아웃 등 최악의 정전사태를 비롯한 전력수급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 수요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대해 변 이사장은 “불안정한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 안정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수요관리정책은 비용효과적인 타개책으로, 선택이 아니라 앞으로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에너지정책이 공급에서 수요관리로 바뀌면서 공단의 역할이 더욱 커진 만큼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 관리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돕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신할 에너지를 찾아라

에너지 절약만이 전부는 아니다. 화석연료를 대신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최근 중동·이라크 내전 사태 등 글로벌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매우 절실하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 빈약한 신재생 부존자원, 각종 환경·입지 규제 강화, 낮은 주민 수용성, 경제성 부족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화력발전소에서 버려지는 막대한 온배수열을 인근의 복합영농에 활용하는 사업 등 6개 에너지 新시장 창출로 2017년까지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新산업 창출방안’을 지난해 제시했다.

여름철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적정온도 점검에 나선 변종립 이사장.



변 이사장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국내 에너지·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다”라며 “풍력 규제의 합리적 완화, 시장 중심 보급사업 체제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주민 수용성 등을 최대한 고려해 보급 및 투자 활성화가 정착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때 일정 부분 환경 영향(태양광, 풍력 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보급 확대 및 환경 영향 최소화 모두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검토 및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KEMCO는 설치장소가 비좁고 관리가 어려운 태양광 발전을 정수기 렌탈과 같이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월 350kWh이 넘는 가정을 대상으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전기요금을 줄이고 가정이 납부하는 대여료와 신재생생산인증서 판매 수입으로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등의 환경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인 신재생에너지가 널리 보급되는 시점을 앞당기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인터뷰는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시민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변 이사장은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산업이 발달한 나라의 국민들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 이는 법으로 강제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시민의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최근 몇 년간 긴박했던 전력위기는 어려운 순간을 미리 대비하지 않고 안정된 시기가 계속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발전소 증설로 이번 여름에는 전력사정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결국 국민 모두 평소 에너지 효율향상에 대한 관심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변종립 이사장은 “수요감축 자원이 공급발전자원과 동등하게 거래되는 ‘네가와트(Negawatt) 시대’의 도래가 머지않은 만큼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거나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해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적극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 정리=김경태 기자>

KEMCO는 구태의연한 홍보에서 벗어나 영화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제작, 유투브 등에 배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영상에 출연한 이들은 모두 KEMCO 직원들이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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