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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난대수종으로 대비하자

숲의 생육환경과 토양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다양한 수종으로 구성된 탄력적인 숲 필요

[환경일보] “갑작스러운 해일이 덮친 뉴욕.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젊은이 몇 명은 도서관으로 피신해 책을 태워가며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건물 밖으로 나가면 얼어 죽을 수도 있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는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이다. 개봉 당시 이 영화를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단순히 영화, 소설이 아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소재가 된 새로운 빙하기의 시작은 지구온난화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이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영화와 소설에서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등에 대한 위험을 예고해 왔다. 이제는 예고 차원을 넘어 범지구적 차원의 진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 같은 내용이 실제로 벌어진 경우도 있다. 투발루는 뉴질랜드 앞바다 남태평양 적도 부근에 위치한 9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그런데 이 중 2개의 섬과 수도가 이미 물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지구가 점점 더워짐에 따라 북극의 빙하와 남극의 만년설이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꼽히는 몰디브는 50년 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상기후 현상은 더 이상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봄철 식물들의 개화시기가 빨라졌다. 벚꽃의 경우 예전에는 벚꽃축제가 남쪽부터 시작해 북쪽으로 올라오며 시기를 두고 열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벚꽃의 개화시기에 지역별 차이가 없어져 전국에서 동시에 꽃을 피우고 있다. 또 가을하면 생각나던 코스모스는 계절에 상관없이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농림업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고랭지 채소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으며 밀감, 한라봉, 파파야, 구아바, 애플망고 등 열대과일이 내륙에서 재배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건강한 숲’, ‘탄력적인 숲’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소나무 침엽수림과 참나무 낙엽활엽수림으로 구성된 현재 우리 숲 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건강한 숲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수종으로 구성된 탄력적인 숲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때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나무로 숲을 조성해야 예측하기 어려운 향후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 등지에 다수 분포돼 있는 난대상록활엽수는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난대상록활엽수의 대표적인 수종인 가시나무,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먼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은 현재 남해안권 도시에 가로수와 경관조림으로 조성돼 겨울철 도시 경관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 여름철에는 도시열섬화를 완화시키는 데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는 낙엽수에 비해 산소발생 기간이 길고 높은 임분밀도에 의한 탄소흡수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숲속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생육환경 특성은 다양한 동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난대상록활엽수로 숲을 꾸밀 경우 생물종이 다양해짐은 물론 천연물 신약, 첨단 정밀화학 분야의 신소재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난대상록활엽수를 이용해 도시근교림과 옥상녹화를 만드는 등 우리 주변에서부터 지속가능한 숲을 조성해 나간다면 한반도 내 자연재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과 자연 자원은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어제와 오늘의 우리가 다르듯, 숲의 오늘과 내일이 달라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숲의 생육 환경과 토양 환경을 변화시킬 것이고 우리는 그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만 하지 말고 우리의 숲, 조림수종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한다. 안정된 자연환경 조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우리 국민 모두가 상록활엽수를 잘 활용한다면 눈앞에 닥친 무더운 여름과 지구온난화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국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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