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영애 기자 = 여자가 알 수 없는 동물이라고들 하지만 남자 역시 단순하면서도 알 수 없는 면이 많은 동물이다. 아이 같은 면이 많으면서도 어떻게든 위기를 헤쳐 나가려고 하는 가장다운 면모도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대한민국 최고의 MC 유재석을 앞세워 ‘나는 남자다’란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은 예능의 형식을 빌려 남자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현존하는 영미 최고의 문학가들은 남자를 도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스스로도 2009년 아마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의 작가이자 이야기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비영리 단체 ‘네러티브 4’의 대표인 칼럼 매캔은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유수의 작가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어떻게 남자가 되는가’를 주제로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고. 80여 명의 작가에게 답변을 받았다.

답변을 보내준 작가의 목록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속죄’의 이언 매큐언,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의 할레드 호세이니, ‘악마의 시’의 살만 루시디 등... 국내에서 이미 유명한 작가는 물론이고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전미도서상, 맨부커상 등을 수상한 작가들도 회답했다. 그리고 이들의 글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것이 이 ‘남자를 말하다’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남자는 80명 작가의 개성만큼 각양 각색이다.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남자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고,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앞으로 걸어가는 게 남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화장실에서 한 쪽 무릎에는 노트북을 한 쪽 무릎에는 시리얼을 올려놓고 ‘뻔뻔스럽게’ 균형을 잡는 것이 남자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다. 이언 매큐언은 그 짧은 글 속에서도 위트가 넘치는 반전을 보여주며, 할레드 호세이니는 가족과 눈물을, 살만 루시디는 역설적인 인간이란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두세 번을 읽으며 곱씹어야 하는 글도 있다. 어떤 이에게 남자란 아이이고, 어떤 이에게 남자란 아버지이고, 어떤 이에게는 항상 농담을 하다가도 아내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다. 그렇게 다양한 인간으로서의 남자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재미있게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단편소설이며, 에세이이며, 또한 인문인 것이다. 생각의 지평을 넓혀줄 짧은 글을 원하는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저자: 칼럼 매캔

*출처: 윤민경

*출판사: 처음북스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