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서울시>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요 ‘반달’을 작곡, ‘반달 할아버지’로 잘 알려진 동요작가 고(故) 윤극영 선생이 생전 10년 넘게 살았고 생을 마감했던 강북구 수유동 소재 가옥이 약 1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27일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고(故) 윤극영 선생(1903~1988)이 생전에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를 최대한 원형 보존하는 틀에서 부분 보수하고 실내 리모델링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요 작사·작곡가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공간이자 문화전시관으로 정식 개관한다고 27일 밝혔다.

1970년도에 지어진 윤극영 가옥(강북구 수유동 인수봉로 84길 5)은 고(故) 윤극영 선생이 '77년부터 세상을 떠난 '88년까지 10여년을 살았던 곳으로, 고인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장남이 거주하고 있었다.

시는 이곳을 미래유산으로 영구보존하기 위해 작년 12월 고인의 장남으로부터 매입, 안전진단 및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했으며 지난 8월부터 약 2개월간 시범운영 기간을 거쳤다.

윤극영 가옥은 지상 1층, 연면적 99.8㎡ 규모로, ▷생전 모습 재현관 ▷유품 전시관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다목적실 등으로 꾸며졌다.

생전 모습 재현관은 안방을 윤극영 선생이 생전 사용했던 모습 그대로 전시관으로 조성했고, 유품 전시관은 친필 작품 등을 전시해 반달 할아버지의 동요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다목적실은 지역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동요 및 시낭송 교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토요일(일요일·공휴일 휴관)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동절기 17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윤극영 가옥은 시가 지난 '1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미래유산 보전사업'의 첫 번째 결실로, 윤극영 가옥을 시작으로 함석헌 가옥('15년 3월 개관 예정) 리모델링과 강북구 근현대사 기념관('16년 1월 개관 예정) 건립을 현재 추진 중이다.

‘서울시 미래유산 보전사업’은 서울시가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기억과 감성을 지닌 근현대 서울의 유산을 선정해 지정하고, 이를 보전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다.

시는 윤극영 가옥이 단순히 의미 있는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의 가옥을 단순히 보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들이 우리의 근·현대사를 누릴 수 있는 보전의 취지를 살려 '살아있는 유산'으로 재탄생시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윤극영 가옥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11월15일에는 YMCA 주최로 ‘우리동요 90년, 이야기가 있는 동요 토크 콘서트’가 윤극영 가옥에서 개최되며, 이에 앞서 4일(화)에는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서울지역 어린이 동요대회’가 열린다.

시는 앞으로도 윤극영 가옥에서 동화구연교실, 시낭송교실, 문학교양강좌 등 어린이와 지역 주민을 위한 상설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해당 자치구인 강북구청과 헙력해 동요대회 및 시낭송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故윤극영 선생, 창작동요로 어린이문화운동 기여

한편, 윤극영 선생은 1903년 서울에서 태어나 교동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의 경기고등학교인 경성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법학전문학교에 입학했지만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음악을 배웠다.

일본 음악학교에서 유학을 하던 1923년 방정환, 진장섭, 조재호, 손진태, 정병기, 이헌구, 마해송과 함께 색동회를 만들고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1924년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발행한 어린이 잡지 ‘어린이’에 본인이 작사‧작곡한 '반달'과 '설날' 등을 발표했고, 192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곡집인 ‘반달’을 발간했다. 1964년에는 ‘윤극영 111곡집’을 발간해 동요 보급 운동에 평생을 바쳤다.

이외에도 ‘고드름’, ‘따오기’, ‘고기잡이’, ‘어린이날’, ‘귀뚜라미’, ‘무궁화’, ‘나란히나란히’, ‘엄마야누나야’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요를 발표하는 등 어린이문화운동과 무궁화 보급운동에도 앞장섰다.

yeo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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