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31일 기후변화시대를 대비한 식량안보에 대한 세미나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사진=박미경 기자>



 

[서울 롯데호텔=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식량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국지적 홍수와 가뭄 등 기후변화가 식량생산을 위협하고 세계 식량시장의 불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지난 10월31일 ‘글로벌 기후변화 시대의 식량교역과 식품가격 정책’에 대한 주제로 제13회 식량안보세미나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었다.

 

이날 개회식에서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철호 이사장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인데 개선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곡물 자급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시대를 대비한 우리나라 식량정책의 방향 및 가격 설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대규모의 가뭄과 홍수가 빈번이 일어나고 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의 사막화 진행, 무분별한 개발로 도시화되면서 농경지는 많이 줄어들었다.

 

또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소득의 증가에 따라 동물성식품(육류) 소비가 급속히 늘고 있다. 육류 소비는 곧 동물사료로 곡물이 사용되면서 곡물 수요량의 증가를 뜻한다.

 

더불어 과거 남아도는 작물을 버리지 않고 활용하면서 지구온난화를 대비하고자 시작된 바이오에너지 기술이 곡물가격을 상승시킨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옥수수를 발표시켜 연료용 알코올을 대량 생산하면서 이것이 세계 곡물파동으로 이어진 바 있다.

 

▲ 식량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주목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방안으로 국가간의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

쌀, 밀, 옥수수 생산량 하락 예측

▲콜럼비아 대학 마이클 퓨마 박사

콜럼비아대학의 마이클 퓨마(Michael J.Puma) 박사는 “기후변화로 국제 식량체계가 위협을 받으면서 여러 연구 논문에서 밀, 쌀, 옥수수의 생산량 하락을 예측하고 있다”며 “극심한 상황이 특정지역의 농업에 영향을 미치면 무역을 통해 국제적으로 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국제 식량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퓨마 박사는 “밀과 쌀의 주식 작물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유전자 변형작물(GMO)을 장려하는 공급중심의 해결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퓨마 박사는 “세계는 농업 수급간에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있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량생산 자급과 국제 식량무역간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위험성 내포한 GMO 신중한 접근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선임연구위원은 “GMO는 새로운 품종개발에 활용돼 기후변화 대응 식량문제 해결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GMO 농산물의 유전자가 생태계에 전이돼 새로운 병원성 박테리아·바이러스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 GM작물실용화사업단 박수철 단장은 “GMO 개발에 대한 정책적 의지와 대국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며 “향후 국가 기술경쟁력 차원에서도 필히 확보해야 하는 기술인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협경제연구소 황성혁 부연구위원은 “농업 생산성이 낮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농업 생산을 늘리고 인프라 투자 등 선진국에서 농업분야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간의 공조를 통해 국제곡물 수급 및 가격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곡물시장 위험수준에 도달

▲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안병일 교수

한편 식량위기의 우려 속에 우리나라의 농가 현실은 상당히 심각하며 대응 정책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안병일 교수는 “2006년 이후 실질농가소득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농가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로 도농 간 소득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안병일 교수는 “쌀, 배추, 각종 채소들의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관련 정책으로 쌀 소득보전 직불제나 채소 수급안정화 정책이 있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않아 정책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산원료 사용해 식량 자급률 높여야

고려대학교 생명공학연구소 고정아 교수는 “세계적 기상이변과 불안정한 국제곡물시장이 이미 위험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국내 식량자급률은 ‘식량안보의 위기’라고 표현될 만큼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에 많이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 가격의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게 이뤄져 물가 상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고려대학교 생명공학연구소

고정아 교수


고정아 교수는 “식품산업의 국산원료 사용을 유도해 식량 자급률을 높이면 식량위기 대응책이 될 수 있다”며 “정부도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 국가적 지원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늘날 식량위기는 곧 기후변화 위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농업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과 연관지은 다양한 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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