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도서출판 강이>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앞이 보이지 않는 어떤 순간에는 그저 잠시 멈춰서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억지로 기운 낼 필요 없이, 일부러 더운 바람을 불어넣어 느긋할 필요도 없이, 그냥 천천히 어둠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우뚝 서서 무거운 걸음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동안에, 어둠 속에서 문득 내 앞에 놓인 길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

우리는 지친 인생살이에 잠깐이지만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에게서 자신의 상처나 아픔을 위로받고 치유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길 위의 방랑자’ 길고양이와의 교감을 통해 위안을 받기도하고 기뻐하기도 한다.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는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해주는 반려동물과 함께 작가의 독특한 경험을 특유의 필체로 써내려간 말랑말랑한 에세이다. 반려동물을 좋아해 반려동물 매거진에서 에디터로도 활동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길에서 만난 길고양이들과의 추억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 책은 도시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을 담은 사진과 다른 듯 다르지 않은 동물과 인간의 모습을 글로 담아냈다. 동물들과 함께 한 에피소드와 사진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저자가 길 위에서 만난 고양이와의 교감을 자신 특유의 감성으로 써온 일기와 같다. 따라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길고양이들과 만난 그 순간에 대한 감성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고양이와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2장에서는 여행 중 길 위 어딘가에서 나를 위로했던 고양이와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감성을 건드리는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문예지 ‘영남문학’에서 단편소설 부문 신인상을 받은 젊은 작가의 톡톡 튀는 필체와 다양한 모습의 반려동물 사진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저자 박은지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고 같은 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 길고양이가 서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홀로 걷는 사람들의 발소리는 때때로 외롭고,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 길고양이의 조용한 발걸음 소리는 비어 있어 채울 것이 많다. 너무 친해질 필요는 없지만 너무 멀지는 않게, 상처받을 걸 두려워하지는 말되 무작정 시도하다가 다치지는 않았으면 하는 그런 삶이 길 위에 있다”고 말한다.

또 “힘든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다. 넘어지고 흔들려도 좋지만 현실에서 도망치지는 말고, 현실의 평범한 굴곡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동화처럼 아름답지는 않지만 또 너무 무겁지도 않은 것이 우리들의 삶이자 길고양이들의 삶이 아닐까 싶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그 평범한 순간들을 고정시켜 담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문예지 ‘영남문학’에서 단편소설 부문 신인상, 제1회 카페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가작을 수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블로그, 서울메트로 웹진 등의 외부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반려동물 잡지 ‘매거진P’와 ‘매거진C’에 동물문화 에세이를 기고하며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인세 일부는 고양이보호협회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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