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서울시>





[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대학생 강성훈씨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한 남성이 옆에 앉은 여성을 성추행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침착하게 지하철 콜센터로 전화했지만 달리는 열차에서 신고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시가 이런 경우, 신고 즉시 실시간 열차 위치와 칸 번호를 확인하고 보안관이나 경찰 출동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모바일 앱을 내놓는다.

또한 신고가 접수되면 각 지하철 역사를 순찰하던 지하철 보안관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인력을 대폭 늘리는 한편 각종 범죄 등으로부터 적극 보호받을 수 있는 지하철역 세이프존도 확대한다.

서울시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는 ‘안심지하철 종합대책’을 30일 발표했다.

그동안 지하철, 특히 열차 내에서 성범죄를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 및 위급 상황이 일어날 경우 시민이 지하철 콜센터나 112로 전화해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기 쉽지 않았으나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시간 대응 시스템․인력․인프라를 전반적으로 보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은 ▷실시간으로 신고 위치 확인되는 모바일 앱 ▷지하철 보안관 ’18년까지 2배 이상 증원 ▷CCTV 등 범죄예방시설 확충 ▷지하철역 세이프존 16개소로 확대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눠진다.

신고 시 실시간 위치 확인되는 모바일 앱

먼저 성범죄 신고 즉시 열차 칸 위치와 신고 내용이 지하철 콜센터․지하철 보안관과 경찰에게 동시 통보되는 앱을 내놓는다.

서울시는 2015년 1월1일부터 성추행·소매치기·응급환자 등 열차 내 범죄나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신고할 수 있는 ‘지하철안전지킴이(가칭)’ 앱을 운영한다.

지하철안전지킴이 앱은 구글 Play스토어 검색창에 '지하철안전지킴이'를 입력하고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앱을 설치하고 개인정보수집 이용 및 정보제공, 위치정보 전송 등에 동의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가던 시민이 범죄·환자 등 위급상황을 문자나 전화로 신고하면 콜센터가 신고를 접수해 보안관 또는 경찰에게 통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20~30분이 걸렸지만 앱을 이용하면 신고자의 정확한 탑승위치가 콜센터·보안관·경찰 동시에 접수돼 대응이 획기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특히 성추행을 당하는 시민이 현장에서 통화를 하거나 문자로 상황을 상세하게 신고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앱 한가운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신고되고, 상황을 목격한 시민이 사진을 찍어 실시간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신고뿐 아니라 현행범을 잡는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지하철 내에서 범죄나 소란을 저지르더라도 위치 확인 및 출동이 신속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던 사람들에게 이제 현장에서 붙잡힐 수 있다는 경각심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안전지킴이(가칭)’ 앱은 실시간 열차 운행정보와 전동차에 설치된 와이파이(wifi) 통신망을 활용해 신고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으로, 신고가 접수된 열차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하철보안관 출동과 동시에 경찰에 통보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앱을 통해 이동상인, 냉․난방, 종교 활동 등 열차 내 불편민원 접수 및 정확한 위치 파악과 처리도 가능해져 전반적인 열차 내 안전과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하철 보안관 현재 대비 2배 이상 증원

다음으로 지하철 보안관을 앞으로 4년 간 지금 인원보다 2배 넘게 증원한다.

1~8호선 지하철 보안관은 지난 2011년 9월 75명 채용을 시작으로 2014년 현재 총 149명이 활동하고 있으나, 시는 2015년 50명을 채용하고 이후에도 매년 50명 내외를 추가 배치해 2018년 35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CCTV와 비상통화장치, 여성화장실 비상벨 등 범죄예방시설도 대폭 확충하고 점검도 강화한다.

현재 역사 내부에 11,232대가 설치되어 있는 CCTV를 내년에 28대 이상 추가 설치하고, 전동차 내 CCTV도 현재 1876대에서 2022년 3116대로 확대한다.

또한 여성화장실 내 비상벨을 현재 3,160개 16개 추가로 설치하고, 위급 상황에 사용할 수 있도록 2개월마다 비상벨․비상통화장치(2014년 현재 8588대) 정기점검을 할 방침이다.

위급 상황 시 보호받을 수 있는 세이프존 확대

지하철 승객이 적은 심야 시간대에 적극 보호받을 수 있는 지하철 승강장 ‘세이프 존’을 확대한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시내 6개 지하철역 승강장에 시민 안전지대인 세이프 존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해 왔다. 시는 오는 2015년 1월까지 10개역에 추가로 확대해 총 16개 역사에서 세이프 존을 운영할 방침이다.

세이프존은 현재 영등포구청역(5호선), 둔촌동역(5호선), 마포구청역(6호선), 공릉역(7호선), 반포역(7호선), 암사역(8호선) 등 총 6개 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세이프존은 실제 범죄에 노출돼 도움이 필요하거나 새벽․심야 등 승객이 적은 시간대에 시민이 보호받을 수 있는 구역으로, 승강장 바닥에 전동차 한 칸 크기 정도의 안전지대 표시를 하고 조도 향상, CCTV 집중 설치 및 모니터링, 사회복무요원 배치 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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