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 2월4일은 절기상 입춘(立春)이다. 봄을 상징하는 입춘은 24절기 중 첫 번째로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입춘 날부터 봄에 들어선다고 여겼다. 입춘이 되면 겨울 동안 음의 기운을 지니던 대지가 양의 기운을 띄기 시작하며 모든 사물이 생동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춘이라고 완연한 봄 날씨가 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겨울의 문턱을 지나 봄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때로는 강추위가 찾아온다. 입춘 무렵 늦추위는 빠짐없이 꼭 온다는 의미의 속담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처럼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도 영하권을 맴도는 등 아침저녁으로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최근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찬바람을 이끌고 왔던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비교적 따뜻한 중국 남부 지방의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고 있고, 여기에 ‘엘니뇨’ 현상이 겹치며 더 이상 매서운 한파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말 틀린 게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 이번 입춘 무렵에도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입춘이 들어있는 이번 주 후반에도 서울의 기온이 -7℃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등 반짝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입춘 무렵의 추위를 의미하는 ‘입춘한파’나 ‘입춘에 김칫독 깨진다’, ‘꽃샘추위는 꿔다해도 한다’는 말처럼 간혹 매서운 추위가 몰려와 봄을 시샘하기도 한다. 이는 대한이 지난 입춘 무렵에도 추위가 있을 것으로 여겼음을 의미한다.

입춘 날에는 새 봄을 새롭게 맞이한다는 각오로 대문이나 집안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같은 입춘첩을 써 붙이는 풍속이 있다. 여기에는 한 해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또한 예부터 입춘절기가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준비를 했다. 아낙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에 대비했다. 또 이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킨다 해 더 반겼다. 봄이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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