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차영환 기자 = 농촌진흥청은 최근 사과 과수원에서 부란병 발생이 늘면서 병 발생 부위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육안 진단법을 제시했다. 부란병은 사과나무 가지나 줄기에 발생해 나무를 죽게 만들거나 나무 자람새를 약화시키는 병으로 농가에 많은 피해를 준다.

주황색 점질물이 흘러나오는 부란병 병징


지난 5년간 주산지 8개 지역 22개 과수원을 조사한 결과, 평균 부란병 발생 과원율이 65.7%로 나타났으며, 특히 2013년에는 81.8%로 크게 늘었다. 사과나무의 죽은 조직을 통해서만 감염되는 부란병은 연중 발생할 수 있지만 12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가장 활발하게 감염된다.

기존에는 나무를 정밀하게 관찰해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약간 부풀어 쉽게 벗겨지며 시큼한 냄새가 나는 징후를 찾아내야 해 진단과 방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부란병을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시기는 3월 상순이다. 사과나무의 생육이 시작되는 이 시기에 비가 온 지 2~3일 후 줄기의 중간 부분을 관찰하면 부란병이 걸린 줄기나 가지에서 주황색 또는 붉은색의 끈적끈적한 물질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점질물이 흘러나오는 부분과 병이 옮지 않은 주변 일부까지 모두 없앤 뒤 적용 약제를 바르거나 병든 부분 주위를 칼로 흠집을 내고 적용 약제를 뿌려야 한다. 특히, 병환부를 없앨 때는 갈색으로 변한 나무 조직을 철저히 없애야 하고, 칼로 흠집을 내 약제를 뿌릴 경우에는 빠지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뿌려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도윤수 연구사는 “부란병은 병이 걸린 곳에서 형성된 포자들이 빗물에 의해 이동하면서 침입하기 때문에 병환부를 그대로 방치하면 확산될 우려가 크다”라며, “진단 방법을 잘 숙지해 일찍이 징후를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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