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한의원 마포점 김대현 원장.

[환경일보] 오성영 기자 = 마포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아영씨(가명, 32세)는 새벽 4시만 되면 이유 없이 눈이 떠진다. 다시 잠을 자기 위해서 자세를 바꿔보고, 명상도 해보지만 한 번 깬 잠은 쉽게 다시 들기 어렵다. 그런 날이면 일어나서 뭔가를 해보려고도 노력해보지만, 막상 몸을 일으키면 머리가 무겁고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꽤 많은 사람들이 김씨와 같이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잠을 깨어 다시 잠들기가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를 조기각성장애라 하는데, 불면증의 유형 중 가장 심한 고통을 주며, 치료 역시 가장 힘들다.

불면증은 뚜렷한 신체적, 정신과적 원인 없이 잠을 자지 못하는 원발성 불면증과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해서 각성수준이 높아져 잠을 자지 못하는 정신생리적 불면증, 다른 질환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성 불면증으로 구분한다.

휴한의원 마포점 김대현원장은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30~40% 정도가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 그 중 우울증은 쉽게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질환이다”라고 말한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잠들기가 힘들며, 잠자는 도중에도 자주 깨고, 아침에도 일찍 깨는 특징이 있다. 특히 새벽에 일찍 깨서 다시 잠들기 힘든 것은 우울증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증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아주 흔하게 수면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우울증의 진단기준 중 하나로 불면이나 수면과다가 포함된다. 하루 종일 기분이 쳐지고 우울한 기분이 들고, 흥미 있는 것들이 사라지면서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렵다면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일 가능성이 크다.

김대현원장은 “우울증은 스트레스로 인해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신호전달체계에 변화를 초래하여 발생된다. 특히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변연계, 기저핵, 시상하부를 연결하는 회로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티졸을 지속적으로 분비하고, 코티졸은 뇌간에 작용하여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억제한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져 있는데, 이 세로토닌은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이라는 물질로 바뀐다. 멜라토닌은 생체 리듬을 조절해 우리 몸이 밤에 잠들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우울증 환자들은 밤에 이러한 멜라토닌 생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불면증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한다.

불면증을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뇌 기능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 역시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잠은 그 날 쌓인 우울하고 불쾌한 감정들을 꿈이나 정보처리를 통해 정화하는 기능을 하는데, 불면증이 있는 경우 감정의 정화기능이 떨어져 우울증이 지속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불면증은 낮 동안의 뇌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깨어있지만 멍한 느낌이 들고 몸에 기운이 없고 늘 피곤하다. 전두엽과 해마가 최상의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작업능력 및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우울증과 맞물려 우울증을 더욱 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우울증과 결합된 불면증은 우울증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는 동시에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치료가 동시에 들어가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어느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다.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이 의심된다면 체질검사, 심리검사, 신경인지검사, 뇌기능검사 등을 통해 원인 및 현재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도움말 : 휴 한의원 마포점 김대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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