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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가꾸면 탄소가 줄어든다

배출권거래제 시행으로 탄소상쇄 관심 커져
신규조림 어렵다면 산림경영으로 눈 돌려야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올해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내부적으로는 공정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노력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탄소상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신규조림과 재조림은 환경부 탄소상쇄 방안으로 거의 확정됐으며 산림경영 역시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집자 주>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박현 박사. <사진=김경태 기자>



산림탄소상쇄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자신이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전부 혹은 일부를 산림분야 감축사업을 통해 생성된 탄소흡수량으로 상쇄하는 것이다. 탄소흡수원법에서는 산림탄소상쇄를 위한 사업유형으로 ▷신규조림·재조림 ▷산림경영 ▷목제품 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 이용 ▷산지전용 억제 등 다양한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탄소상쇄로 인정받는 사업은 신규조림·재조림과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 이용이다. 신규조림은 말 그대로 산림이 없던 곳에 나무를 심는 것이고 재조림은 1990년 이전에는 산림이 아니었던 곳에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다.

 

더 이상 나무를 심을 곳이 없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시작된 녹화사업으로 더 이상 새롭게 나무를 심을 만한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산림경영과 식생복구를 탄소상쇄로 인정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인 박현 박사는 “현실적으로 신규조림이 가능한 공간이 얼마나 있겠는가? 강원도 일부 초지 외에는 거의 없다”라며 “이 때문에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북한을 주목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립산림과학원이 사회공헌형 산림탄소상쇄사업을 벌여 34건의 성공사례를 만들었지만 모든 사업의 탄소상쇄량을 더해도 약 840CO₂ton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나라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작년 리마에서 열린 기후변화총회에서 식생복구를 탄소상쇄사업에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있었다. 식생복구를 포함시키자는 제안은 CDM(청정개발체제) 운영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며 내년쯤에는 탄소상쇄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인도네시아에서 산림경영을 통해 온실가스 흡수량을 늘리는 REDD+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식생복구와 함께 국립산림과학원이 주목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산림경영이다.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 탄소를 거의 흡수하지 못하는 나무를 대신해 빨라 자라고 탄소 흡수율도 높은 나무를 심자는 것이다. 특히 오랜 산림녹화로 토양의 질이 좋아져 과거처럼 한정된 식물만 심는 것이 아니라 노화된 나무를 대신해 백합나무나 상수리나무 등 1급지에서 자라는 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박 센터장은 “산림녹화를 시작하던 1970년대 당시에는 황폐화가 너무 심해 토양 대부분이 상태가 나쁜 4급지에 불과해, 질소고정 효과가 있는 콩과식물, 오리나무식물 외에는 심을 수 없었다. 그런데 당시에 심었던 나무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상태가 나빠져 호흡이 곤란한 중환자 처지가 됐다”라고 말했다.

“생태계 파괴 우려 최소화 할 것”

 

솔깃한 이야기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든다.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다른 수종으로 교체한다면 지금껏 유지된 생태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생태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환경은 훼손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며 “당장 쓸모가 없다고 해서 모든 나무를 벌목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큰 나무를 자르고 차곡차곡 바꿔 나가는 방법을 사용해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의 이러한 생각은 ‘보전’과 ‘보존’ 가운데 어느 쪽이 나으냐는 케케묵은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 어차피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없으니 적극적인 개입으로 나은 상태를 만들자는 ‘보전’과, 자연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낫다는 ‘보존’ 가운데 어느 것이 낫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수년 전 동해안에 대형 산불이 연달아 발생한 후 잿더미가 된 현장을 두고 시민단체와 환경부는 ‘산불도 자연현상이니 그대로 놔두자’라고 주장했고 산림청은 ‘어차피 생물이 자리 잡을 거라면 산주에게 도움이 되는 생물이 자리 잡도록 도와줘야 한다’라고 맞섰다.

과도한 조림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없다’는 격언처럼 나무가 지나치게 많으면, 빽빽하게 들어찬 나뭇잎이 햇빛을 차단해 다른 생물이 자라기 어렵다고 한다.

박 센터장은 “인공조림으로 낙엽송을 많이 심으면 햇빛을 차단해 다른 식물이 자라기 어려워 벌레도 없고 이를 잡아먹는 ‘새’도 없다. 울창한 숲에 ‘새’가 없는 이상한 숲이 되고 만다”라며 “수십년이 흘러 고사목이 생기고 듬성듬성 빈공간이 만들어지면서 비로소 정상적인 생태계가 형성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 왔던 ‘무턱대고 많이 심는 방식’에서 탈피해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새로운 조림이 필요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그는 “새로운 산림을 만들 수 없다면 현재 있는 숲을 조금씩 바꿔서 더 좋은 숲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라며 “배출권거래제가 인정하는 탄소상쇄 방법론에 산림경영이 포함될 것으로 믿고 이를 뒷받침할 연구가 활발한 실정이다다”라고 밝혔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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