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 꽃피는 계절 봄이다. 겨울을 잘 견딘 나무가 꽃을 피우며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까지 꽃샘추위와 황사 등 시샘이 만만치 않았지만 4월은 완연한 봄이다.

연둣빛으로 옷을 갈아입은 대지위에는 화사한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때를 맞춰 주요 봄꽃 명소에서는 봄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상춘객을 기다리고 있다.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비바람 한 번에 자취를 감춰버리기 전에 봄꽃의 향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봄 여행 중 최고는 봄꽃놀이다. 봄꽃이 피어나는 순서를 ‘춘서(春序)’라고 한다. 꽃이 피는 데도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일지춘색(一枝春色)의 매화를 선구로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이 차례로 피어오른다. 기후변화 등 날씨의 영향으로 간혹 꽃 피는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춘서’의 뼈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상청 조사 결과 봄꽃의 표상인 개나리·진달래·벚꽃의 개화 시기가 40년(1971~2010년)만에 4~7일 가량 빨라졌지만 개나리-진달래-벚꽃으로 이어지는 개화 순서는 변하지 않았다. 올해도 3월19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개나리가 개화한 것을 시작으로 진달래·벚꽃이 차례로 꽃을 피운 뒤 시속 1km 남짓한 속도로 북상해 서울에 당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를 맞춰 전국 곳곳에서 봄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10~15일 열린다. 여의도 윤중로는 30~35년 된 왕벚나무 1400여그루가 벚꽃 터널의 장관을 이루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다. 축제기간에는 서강대교 남단에서 국회 뒤편 파천교 북단에 이르는 1.5㎞ 구간의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봄꽃축제인 진해 군항제는 4월10일까지 열린다. 1952년 진해시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건립되면서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로 출발해 벚꽃과 연계하면서 경남 동부지역을 대표하는 봄맞이 축제로 자리 잡았다. 무려 36만그루 왕벚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매년 200만명 이상이 다녀간다.

벚꽃은 피어 있는 모습이 화려해 일본에서는 매년 ‘꽃놀이(하나미)’를 즐길 정도다. 피어 있는 모습 못지않게 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인 꽃이 바로 벚꽃이다. 꽃잎이 유독 얇아 가벼운 바람에도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져, 꽃비가 내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봄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짧고 강렬한 아름다움을 남기고 또 다음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겨울과 꽃샘추위까지 잘 견디고 피어오른 봄꽃은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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