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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키다리병 방제, 답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

키다리병 방제 방법

[환경일보] 김성택 기자 =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모두가 한결같이 원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데 정성으로 농사를 지으면 병충해도 극복 가능하지 않을까? 

어김없이 파릇하게 싹이 움트더니 다시 파종기가 찾아왔으며, 메뚜기도 한철이라 했던가? 벼농사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모두 기지개를 켜고 종자부터 고르고 있다.

최근 벼농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키다리병 이야기가 한창이다. 키다리병이란 지베렐라 푸지쿠로이란 곰팡이에 의해 감염된 종자가 사용되었을 때 나타나는 병으로 못자리 또는 본답에서 발아억제, 웃자람, 고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수확량의 감소를 가져온다.

한번 감염되면 병원균이 자라 포자를 생성하는데 병든 부위 한 곳에서 수십만 개의 포자가 만들어져 2차 감염을 하며, 벼꽃이 필 때 화기(花器)를 통하여 감염되기 때문에 종자가 맺히면서 배아(胚芽)까지 병균이 침투하고 종자내부에서 포자상태로 지내게 된다.

즉 키다리병은 종자 전염병이란 것이다. 대부분의 병균은 작황시기(농작물이 자라는) 한철 잘 살다가 병균의 생애도 끝나는데 이 균은 종자로 들어가 종자 속에 살아남았다가 다음 생을 다시 그 작물에서 시작한다니 정말 끈질긴 놈이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종자만 잘 소독하면 이 병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리 안 잡히고 여기저기서 계속 키다리병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가? 아무도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인가?

키다리병은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했으며, 60~70년대 키다리병이 보고됐으나 80년대 이후부터 계속 감소해 90년대에는 관찰포 조사대상에서 조차 제외될 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2002년부터 그 발생이 증가하더니 2005~6년에는 급격히 발생이 증가하여 커다란 피해를 줬다.

병의 출현과 함께 농촌진흥청에서의 벼키다리병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뤄졌다. 정부에서는 벼키다리병 방제를 국책과제로 선정하고 국립종자원, 각 도 농업기술센터 등과 함께 병원균의 생태, 검출 법, 방제법, 소독법, 육묘기술까지 수많은 과제를 수행하여 벼 키다리병 종합관리대책을 수립하고 벼키다리병 방제를 위해 적극 노력했다.

결과 벼키다리병에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벼키다리병 예방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종자 소독임을 밝혔으나, 종자소독법을 요약하면 볍씨 소독을 할 때 적용약제별로 희석배수에 맞게 희석한 후 20L당 볍씨 10kg을 온도 30℃에 맞춰 48시간 담가두면 되며, 또한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먼저 침투이행성 약제를 선택해 30℃에서 48시간 침지하고, 싹이 트기 시작할 때 다른 약제 1종으로 24시간 침지하거나 습분의 처리 후 바로 파종하는 체계처리를 하면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 친환경 벼 재배 농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온탕침지 소독 시에는 60℃의 물 100L당 볍씨 10kg을 10분 동안 담가두면 약제소독과 비슷한 소독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종자 소독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매년 키다리병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도대체 왜 일까?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식량과학원에서는 이 문제의 가장 기본인 농민에서부터 다시 출발했다. 농민에게로 가서 누가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농민은 누구이고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는가?라면, 답은 놀랍게도 “하라는 대로 잘 따랐을 뿐이다”였다.

그러나 아직도 키다리병 문제를 가지고 있는 농가들도 모두 하라는 대로 잘 따랐다고 한다. 그러면 문제가 되는 농가와 문제가 되지 않는 농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결론은 일하는 농민들의 태도였다. 소독의 원리를 잘 알고 있는 농가는 결과가 좋았고 그냥 따라서 하는 농가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즉 침투이행성 약제를 30℃에서 48시간 처리하도록 했는데 많은 종자를 한꺼번에 넣거나 온도를 맞추지 않거나 한 농가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실험 결과를 보면 30℃의 온도에서 종자의 조직이 이완되면서 약제가 골고루 잘 스며들었고 2일 정도 돼야 가장 병원균이 많이 존재하는 조직 속으로 까지 침투가 가능해 대부분의 종자에 오염돼 있던 병원균이 사라짐을 알 수 있었으며, 친환경 농법에서는 60℃에서 10분 처리하라고 한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양의 볍씨를 60℃에 넣으면 약 5℃ 정도 온도가 낮아진다. 즉 많은 수의 균이 살아남아 다시 그 수를 늘리면서 문제가 발생함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조건을 맞추기 위해 소독온도를 설정해 점검하고 사용하는 볍씨 량을 분할해서 침지해 종자 자루 안에 있는 볍씨까지 소독조건을 충족시키는 농가에서 높은 소독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밀파하지 않고 적정 파종량으로 파종하고, 온도 일교차가 심한 육묘시기를 감안해 온도관리에 애쓴 농가에서 벼 키다리병 발생이 적었다.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작은 문제가 곰팡이를 살아남게 하고 살아남은 곰팡이가 다시 번식해 커다란 문제를 만든다. 문제도 농사 현장에 있었고 답도 농민에게서 나왔다. 벼키다리병 방제를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했고 많은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한 많은 연구비도 투자됐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어도 쓰는 사람들이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그 방법은 무용지물이 돼버린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자. 다른 방법이 아니라 지금 사용하는 방법을 조금만 성의를 가지고 노력해보자. 답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다.

esnewskorea@naver.com

김성택  esnews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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