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케이웨더] 최유리 기자 = 지난 3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시간당 평균 163㎍/㎥까지 치솟았다. 시는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흔히 미세먼지 농도가 151㎍/㎥ 이상이 되면 ‘매우나쁨’ 단계로 본다. 이때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 활동자제가 행동요령으로 권고된다. 미세먼지 ‘나쁨’ 단계는 얼마나 몸에 나쁜 것일까.

 

‘담배 연기’와 ‘자동차 배기가스’로 치환해보면 미세먼지 유해성을 보다 알기 쉽다.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60μg/㎥일 때 일반 성인 남자가 1시간 동안 실외활동을 했다면 약 58μg/㎥를 마시게 된다. 이는 담배 연기를 1시간 24분 동안 밀폐된 공간(약 8평)에서 마시는 것과 같고, 배기량 200cc 디젤 자동차의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같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넘어온 특별한 위험물질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은 미세먼지가 일정부분 중국에서 넘어오지만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미세먼지의 양이 중국에서 온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우리 주위의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한다. 1㎜의 천분의 1이 1μm(마이크로미터)인데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영어로는 10μm보다 작은 먼지입자라는 말을 줄여서 PM10이라고 한다. 또 미세먼지 중에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영어로는 PM2.5라고 부른다.

먼지를 입자의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 이유는 독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00㎛가 넘는 먼지들은 대개 코나 인후부에서 걸러지고, 20㎛ 정도의 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이 정도 크기의 먼지들은 눈이나 코에 자극을 주긴 하지만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는다.

10㎛ 이하의 먼지부터 기도를 통해 폐 속까지 들어오기 때문에 호흡성 먼지라고 부른다.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더욱 크다.

대기오염 사망원인, 심질환·뇌졸중 80%

세계보건기구에서 2013년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해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사망자 8명 중 한명, 즉 700만명이 실내외 공기오염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70만명이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이었다.

 

미세먼지는 일차적으로 폐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폐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기관지에도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암연구소에서는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국심장학회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에 단 몇 시간에서 몇 주 정도만 노출되더라도 심혈관질환과 그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몇 년간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단기간 노출 때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훨씬 높아지고 평균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건강 피해 최소화…개인·사회적 노력 필요

 

국내에서도 인하대병원 임종한 교수팀이 대기오염이 수도권지역 거주자의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경기지역에서만 한해 30세 이상 성인 1만5000여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연간 사망자 10명 중 1-2명 정도(15.9%)는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에 사망한다는 의미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를 줄이려면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4년 2월부터 전국적으로 하루 2번 미세먼지 예보제도를 시행해 시민행동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예보에 따라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날에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실내 공기질를 정화해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악화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가래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또 미세먼지가 폐에서 산화적 스트레스를 일으켜 호흡기 및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므로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있는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미세먼지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국내 대도시에서 미세먼지 배출의 가장 주요 원인이 자동차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 정부에서 경유차에 저감장치를 부착시키고 오래된 경유차는 조기폐차 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세먼지 배출을 줄여왔다. 이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만큼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 미세먼지 배출원을 파악하고 통제하는 등의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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