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식문화에 관심 높아진 한국사회
제조환경 개선과 다양한 제품개발 필요해

 

요즘 TV를 켜면 먹거리에 관한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고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이나 할 것 없이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요리사가 대세이다. 그 만큼 대다수 사람들이 음식이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음식에 관한 좋지 않은 뉴스나 범죄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시중에 파는 음식물들의 첨가물이나 원산지 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가정 내에서 직접 발효과정 등을 통해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 건강에 더 좋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그릭 요구르트나 청국장 등이 그 예이다.

 

청국장은 우리민족이 오래도록 섭취해온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우리 몸에 이로운 다양한 생리 활성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단순한 미생물상에 의해 짧은 기간의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한 청국장의 경우 공기나 짚에 있는 바실러스에 의해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지역이나 제조 방법 등에 의해 관여하게 되는 발효 미생물이 동일하지 않다. 반면 낫또는 인공적으로 균을 접종해 순수 발효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제조하고 있는 청국장에는 어떤 미생물들이 있는 것일까?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전통 발효방식을 사용하는 청국장으로부터 다양한 미생물들을 분리해 이들이 기존에 알려진 발효균과 어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낫또 안전한 종균 사용으로 생산돼
실제로 이들 청국장에는 기존에 주로 알려진 낫또와 청국장 발효 주요 균인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이외에도 다양한 바실러스 균과 유산균들이 포함돼 있었으며 일부 청국장에는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들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여러 미생물들이 발효 시에 다양한 특성들을 나타냄으로써 청국장의 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청국장은 혈전 용해, 혈압 강하, 면역력 증가 등 만성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연 미생물에 의해 제조되기 때문에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그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반면 낫또의 경우 개발된 종균을 가지고 제조하기 때문에 상당한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돼 있다.

 

실제로 낫또는 다른 균의 오염이 배제된 상태에서 안전하게 종균 사용으로 생산되고 있어 발효시장에서 청국장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국장이 낫또에 비해 품질이 균일하지 못한 단점이 있어 종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균을 통한 발효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열악한 제조환경 등을 개선한 위생적인 설비와 청국장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전통발효식품과 같은 자연환경에서 분리한 미생물들은 환경에 대한 안정성이 높아 농업에의 응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시군 기술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미생물들이 바실러스와 유산균들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에서 나온 다양한 미생물들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농작물의 생육이나 축사의 악취저감, 동물의 사료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에 관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글/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김수진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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