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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이롭게, 그것이 바로 복지”

평화생명동산전경


병사들의 애국가와 기상나팔 소리로 아침을 여는 강원도 인제군 한자락에 자리한 DMZ평화생명동산.1953년 7월27일 탄생한 DMZ는 6.25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채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돼 있음을 상기 시키는 곳으로 존재한다.1998년 인제군 요청에 의해 서화면에 평화생명공원 타당성이 검토되고 2000년 한국DMZ평화생명마을 추진위원회가 발족, 그로부터 6년 뒤인 2006년 드디어 3만7000여 평의 부지에 평화생명교육마을이 꾸며졌다. 15년이 지난 현재도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생명교육은 쉼 없이 진행중이다. 6.25가 하루 지난 6월26일,비 내리는 초여름 서울 한 곳에서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가 DMZ평화생명동산의 생명지킴이 정성헌 이사장을 만나 평화와 생명에 대한 진솔한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김익수 편집대표(이하 김) DMZ평화생명동산(이하 평화생명동산)을 계획하고 창립한지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어떤 배경에서평화생명동산을 조성하게 됐는지요.

정성헌 이사장(이하 정): 인제군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지형 특성상 토지 면적이 전체의 5%에 불과할 정도로 농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1998년 인제군수가 민통선 내 농업개발문제에 대해 논의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이에 인류에게 이롭게 하기 위한 평화생명동산을 제안했는데 군수는 흔쾌히 수 락했다. 그 당시 주민들의 바램은 평화생명동산 부지에농사지을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었음에도 군수가 나서 주민과 소통하고 설득해 지금의 평화생명동산이 모습을 갖추게 됐다.

평화생명동산 조성 당시 강원도지사, 인제군수와 함께 기본 원칙을 수립했다. 내용으로는 DMZ 안은 통일 후에도 보전해야함을 기본 전제로 하고 민북지역의 경우도 연구, 개발외에는 보전을 원칙으로 하고 접경지역은 생명에 이롭게 쓴다는 것(즉 지속가능한 발전을동양적 사고로 풀어서 말한 논리)이다. 민북지역의 경우 계획만 세워져 있고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으나 2000년 당시 북한과 긍정적인 의견 교류도 있었기에 올 하반기에 다시 제안해 다른 차원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김: DMZ 관련 교육프로그램이 많은데 평화생명동산의 특성과 차별화된 컨텐츠를 소개한다면?

오행순환의집

정: 평화생명동산은 평화생명통일을 교육하는 곳으로 강원발전연구원이 컨설팅을 할 당시에는 150회 교육, 1년에 4500여명으로 추산했으나 현재 평균 유치원부터 공무원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1만여명이 다녀가고 있다. 특히 개관한 지 4년 만에 96개국 외국인이 방문해 한반도의 분단과 세계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계기로 삼아 우리도 놀랄 정도다. 인제군 서화면에 위치한 평화생명동산은 12만4000여㎡ 부지에 전시관과 교육관 그리고 생명살림 오행동산과 오행순환의 집으로 구성돼 있다. 오행순환의집은 생활 속 건강교육을 펼치기 위한 곳으로 생명에 이롭게 함을 모토로 하고 있다.

특히 1000여평에 이르는 생명순환오행동산은 신체의 간과 신장, 팔다리 등으로 구 분해 각 부 위에 이로운 농 작물을 직원들이 맡아서 직접 재배하고 있다. 예를들어 간에 좋은 산수유와 사과나무를 가꾸고 폐에 이로운 것에는 자작나무가 있다. 평화생명동산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첫째가 밥이다. 교육하는 기관은 좋은 밥을 정성껏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그런 자세가 없다면 연수원 등을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동학에서 밥은 하늘이라고 칭했듯 제일 기본이다. 먹거리에서 이익을 추구하려고 한다면 몹시 잘못된 일이며 그런 의미에서 대학 구내식당의 밥도 지금보다는 질 좋게바꿔야 한다.

교육에서 강조하는 두 번째는 소수 교육이다. 평화생명동산 교육의 기본 인원은 30명 미만으로 한다. 교육인원이 많으면 교육의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양적인 개념으로 변질돼 교육이 아닌 관리를 하게 된다. 교육은 관리가 아닌 관계가 우선돼야 올바르게 이뤄진다.

셋째는 평화생명동산 교육에 있어서 ‘고객만족’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만족 앞에서는 잘못한 것도 눈감아 주는 일이 벌어진다. 교육이라 하면 고객과 바른 관계 수립이 돼야 하 는데 재방문을 목적으로 일방적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교육의 근본목적이 상실된다. 또 평화생명동산 교육은 실질적이다. 예를 들어 간식을 제공하더라도 인제군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나 중소기업 제품을 우 선으로한다. 말로만 지역 살리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친다면 교육의 의미가 퇴색된다. 작지만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차별화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교육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노동이다. 그래서 평화생명동산에서는 농촌체험이란 말보다는 농업노동이라고 칭한다. 정신노동이 강조되는 고위직일수록 육체노동도겸해야 균형이 이뤄진다.



평화생명동산 세미나실


김: 기후변화와 폭염이 전 지구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DMZ에 는 폭염, 가뭄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얼마나심각합니까?


정: 2000년대 중반부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봄이 굉장히 짧 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느끼듯이 꽃이 한꺼번에 핀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가장 심각한 것이 생물들의 절멸이다. 우리나라 구제역이 심각했던 6년 전 토종벌이 집단붕괴 했다. 양봉업자들의 통계에 의하면 90% 이상이 절멸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원인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더욱 안타깝다. 미국의 경우는 오대호주변 벌이 떼죽음했을 당시 휴대폰 전자파를 첫째 요인이라고 꼽았으며 그 다음이 살충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벌이 떼죽음했음에도 아무런 원인분석이 이뤄지지않고 있다.

가뭄, 사막화의 경우도 2006년쯤부터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인제군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이왕이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로 교체하는 사업을 실행하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제는 침엽수림보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수종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다.

생명이 죽는다면 복지가 무슨 소용인가? 생명의 근본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큰 복지다. 대중매체나 민간단체에서도 실질적으로 할수 있는 일을 선별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평화생명동산에서는 동산 조성 첫 해에 전기 사용량이 47만Kw를 사용했으나 그 다음엔 12만Kw를 절약하게 됐다. 생활 습관만 바꿔도 20%정도는 절약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아놓거나 12시 이후에 가로등도 소등한다는 실천이 기본이 된다면 누 구나 할 수 있다. 평화생명동산 전기사용량은 현재 28만Kw정도로 절반가량을 절감했다.

김: 인제군이 지난해 ‘생명특별군’으로 선포했는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군과주민들과의 협력은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지요?

정: 인제군에서는 3만2000여명의 군민이 현재 두발짐승복원,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제군이 1년에 사용하는 전력이 3억3000만Kw 정도지만 20%정도 감축할 수 있고 자연재생순환으로 변경하면 2030년까지는 충분히 자연전력으로 자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진행함에 모든 이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민·관이 하나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지자체 교육의 밑바탕에 기조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근본과 기본, 현실이 골고루 섞어서 진행돼야 한다. 근본은 늘 추구해야 하고 기본은 튼튼해야 하며 현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테두리이므로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관이 함께 교육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김: 기후변화시대 생명에 이롭게 쓰기 위한(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우리 정부와 지자체, 국민들은 어떤 사고를 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정: 주민이 가장 중요하다. 주민이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인생과 사회에 당당한 주인공으로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존엄이 존재하기 힘들다. 어떠한 문제든지 인간의 존엄에서 출발한다면 다방면에서 과제가 부여되고 할일이 많다.
어떤 분야든지 자주적으로 연대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모든 이가 일맥상 통하며 근본이 된다. 거기에 각자의 주어진 역할만이 다를 뿐이다.

 

김: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DMZ세계평화공원 사업에 대한 얘기가 논의되고 있는데 기본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평화공원이라면 국내외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놔야 하는데 전문가와 예산으로만 밀어붙이려고 한다.


DMZ전체를 평화지대로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파주와 고성, 철원 세 곳을 정할 것이다. 파주는 북한과 남한 양쪽의 군대가 첨예하게대립되는 곳으로 평화와 직결되는 요충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일이 걸리더라도 가장 성의 있게 가꿔야 하며 철원은 남북이 함께 통일의지를 키울 장소가 돼야 한다.

인류에게 보여줄 우리의 청사진이 만들어질 곳이다. 고성은 금강산과 설악산이 연결된 지역으로 일제시대 때 이미 학술림이 조성됐던곳이다.단지 평화공원에 조각상 세우고 많은 예산앞세워 보여주기 식 공 원조성이 최선은 아닐것이다. 평화생명동산도 초기에는 적은 액수의 모금액부터 시작했다.전문가와 예산만이 아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뜻과 노력으로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중요하다.

/대담: 김익수 편집대표·정리: 박시나 기자

박시나  snpost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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