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부치 사막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도마뱀 |
[미래숲=환경일보]중국 내몽고 바오토우 다라터치시 쿠부치에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모래바람이 뒤덮으면서 마을 주민들은 두가구만을 남기곤 모두 떠나버렸다. 도대체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단다. 중국정부도 손을 놓았지만, 권병현 미래숲대표와 봉사단원들은 남들이 보건 말건 십 수 년간 나무를 심고 가꿨다. 그랬더니 벌레가 오고, 도마뱀이 오고, 토끼와 여우가 오고, 새가 오고, 매가 날고, 떠났던 주민들이 모두 돌아왔다.
마을이 살만해지자 지금은 예전 그대로 15가구가 살고 있단다. 기적 같은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 한그루를 심자 10여년 만에 환경난민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 농사짓고 가축을 기르고, 이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숙박업, 관광가이드를 하면서 더 나은 삶까지 영위하고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한중국교정상화는 양국외교사를 통해 가장 큰 사건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92년 한중교류가 비밀리 진행됐는데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열매를 맺고 있다.
당시 한중 무역이 50억불 수준이었는데 2014년엔 5000억불로 확대됐다. 인적교류는 1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22년만에 100배로 커지는 변화가 일어났다. 아무도 예상 못한 유래가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권병현 대표는 당시 한중 수교의 산파역할자로서 한중관계의 ‘잃어버린 100년’을 찾기 위해 ‘운명환경공동체’라는 상징적 사업이 필요하다고 절감했고, 그 바람이 ‘한중우호녹색장성’ 사업으로 시작됐다. 권 대표는 잃어버린 세월을 따라 잡으려면 미래 젊은 지도자들을 다수 배출해서 열심히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1998년 당시 매년 20명씩 오가던 교류범위를 이제는 매년 1000명으로 늘리기 위해 협의 중이다. 의혹의 눈길을 뒤로한채 2002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2006년 권병현 대표는 중국공청단 후춘화 서기와 만나 ‘세상을 바꿀 비전, 생태문명’을 공유했다. 나무를 심고,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구는 공멸할 수밖에 없지만, 함께 노력하면 반드시 되살릴 수 있다는 신념이었다. 그 주역을 양국의 젊은이들이 맡았다.
2008년 북경엑스포에서는 유엔, 중국공청단과 함께 한 자리에서 10억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선포했다. 권 대표는 “중국은 세계 제1위 국가를 구축하고 있어 중국을 넘어 세계 시민으로서 지구를 위한 지도력을 보여야 할 때”라며, “한국도 G20국가로서 한중양국간 우호증진은 물론이고 세계를 위해,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것인가 돌아봐야 한다”고 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땀흘리며 깨우친 감동
중국청년들과 다라터치 주민들도 함께 땀 흘렸다. |
어느새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있다. |
이번 14기에는 중국에서도 20명의 청년들이 함께 했다. 북경의 한 잡지사에 근무하는 주서엽(28)씨는 “사막화가 심각하고,
환경보호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중국의 일에 한국청년들이 도와준 것에 감동받았고, 현지인들도 큰 용기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경사범대를 졸업하고 꽃차 사업을 하면서 한국과도 거래하고 있다는 통룬화(31)씨는 “이곳에 처음왔는데, 권병현 대표의 진정성과 한국의 후원단과 학생들이 사막을 살리려 땀 흘리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 시안석유대학 석유공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슈안하오슈오(22)씨는 “한국 학생들에게 감동받았고, 진지한 교류도 좋았다”고 하면서 “젊은 학생들간 민간외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기회 되면 한국에 유학가고 싶다”고 밝혔다. 미래숲 14기로 참가한 가톨릭대학교 불어불문학과 2학년 김현우(21)씨는 “사막에 오기전에는 (나무심는 것이)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와보니 인간의 노력으로 사막화 방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힘들긴 했지만, 앞으로도 스텝이 되어 다시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임상병리학과 3학년 김하경(24)씨는 “사막에서 힘들었지만, 서로 도우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사막도 숲으로 우거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