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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6의 멸종이 한국 학교에서 시작되고 있다

나는 서울의 중학교 환경교사로 10년째 몸담고 있다. 환경과목 시간에는 방아쇠 효과와 부메랑 효과를 이야기 한다. 1907년 미국 카이바브 고원에서 사슴 보호를 위해 퓨마와 늑대를 포살하자 사슴의 수가 급격히 증가해 풀이 부족해지고, 고원이 황폐화됐다. 결국 인간이 당긴 방아쇠는 1918년에 이르러 사슴의 절반만 남게 된 충격적인 생태계의 교훈을 공유한다. 결국 인간에 의한 환경 문제가 다시 인간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한국 교육계의 외면 멸종위기 ‘환경교사’
기후변화위기 시대 생명 부재 교육 우려


2009년 이후 환경교사 선발 無
현재 지구는 제6의 멸종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된 2015년의 보고서에는 6500만년 전 ‘공룡의 멸종’ 이후 현재의 시기는 6번째 동물 대멸종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스탠퍼드대 ‘폴 에를리히’ 교수는 지구상에 사라질 생물종 가운데 하나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기후변화, 산림 파괴, 남획과 밀렵의 순으로 향후 60년간 75%의 종이 사라질 위험의 경고를 알린 것이다.


그러나 제6의 멸종이 인간이라면 한국의 학교에서는 환경교사가 가장 먼저 멸종할 것이다. 환경교사는 2000년부터 임용고사를 통해 유지해오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단 한명도 선발하지 않고 있으며 이명박 정권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맞물려 심지어 과목명도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바꾸어 버리는 비극이 발생했다.


2008년 2883명에 이르던 환경교사는 2014년에는 1109명만 남았다. 그러나 그 숫자도 허수에 불과하다. 환경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는 불과 293명에 불과하다. 상치교사가 약 75%나 되는 것이다. 아마 국영수사과학 과목을 자격증이 없는 교사가 가르친다면 학부모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다. 그 293명 속에도 환경교육을 학부나 대학원에서 전공한 교사들은 27명 밖에 안 된다. 참고로 전국의 중고교 교사 수는 25만명에 이른다. 27명이건 293명이건 이미 그들은 한국 학교라는 공유지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는 ‘멸종위기종’ 상태의 비극 속에서도 ‘지구를 지키자’를 외치며 생존을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방아쇠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총론 범교과의 영역에서 ‘환경교육’을 삭제했고, 중학교 정보과목 의무, 자유학기제, 진로과목 강화, 고등학교 진로과목 강화, 연극과목 신설로 선택 교과의 위기에 다시 한번 놓였다. 과목별 각론으로 들어가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학습 부담 감축을 이유로 도덕(윤리), 사회, 과학, 기술ㆍ가정 과목에서 환경교육의 내용을 과감하게 도려냈다.

친환경 선진국과 동떨어진 교육
지금은 위기의 ‘FEW(Food-Energy-Water)’ 시대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는 식량의 위기, 자원과 에너지의 위기, 물 부족으로 인해 어쩌면 제6의 멸종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당장 세워야 하지 않을까? 지금 산으로 가는 4대강 사업이 될지도 모르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논할 때가 아니다. 더욱이 10만년 간 폐기물을 남기는 ‘핵발전’에 집착할 때도 아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마지막 생존을 달리고 있는 환경교사를 구하자는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니다. 백년지대계를 졸속 처리하고 있는 ‘2015개정교육과정’ 자체는 세계가 나아가는 친환경 선진국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는 것이다. 이제 학교라는 곳에는 방아쇠를 그만 내밀어야 한다. 지구의 역사 앞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생명이 없는 교육과정에서 한국의 우리 아이들을 반드시 구해내야 한다.

한국환경교사모임 공동대표 신경준
(약력)
▶ 한국환경교사모임 공동대표
▶ 생명다양성재단 운영위원
▶ 태양의학교 사무처장
▶ 생명을살리는안전사회포럼 운영위원
▶ 세상을밝게만든사람들 선정(환경재단, 2013년)

편집국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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