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연구관 권순우

미생물은 지구상에 가장 먼저 나타난 생물체이고 크기가 매우 작아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의 발달과 함께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던 미생물이 가지는 다양한 기능들이 밝혀지고 있다.

미생물은 바이오연구에 매우 중요하고, 이를 활용한 바이오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 미생물은 제약, 농식품,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그 응용분야 또한 무한하다. 특히 농식품 분야에서는 가축에 급여할 경우 증체율을 높이고 축사의 악취를 감소시키는 미생물, 작물의 질병을 억제하는 친환경 미생물, 메주나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의 맛을 향상하고 표준화하는 미생물 등이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생물자원을 확보하고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미생물자원을 확보, 관리하는 미생물자원센터가 다수 운영되고 있다.

세계균주보존연맹(WFCC)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미생물자원센터는 20개소가 넘고 이들이 보유라고 있는 미생물자원은 7만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자원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은 미생물에 대한 기초연구를 위한 표준 균주를 포함해 미생물의 기능 연구의 소재가 되는 미생물, 식용으로 이용가능 한 버섯 자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자원의 종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생물 다양성협약 및 나고야의정서에 대비해 국내의 자원을 꾸준히 발굴해야 하고, 이와 더불어 국외자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자원의 다양성을 증대해야 한다.

과도한 제한이 미생물 활용 막아
하지만 미생물자원을 국외로부터 도입해 활용하는 데는 상당한 규제가 따른다. 식물방역법의 경우 국외로부터 도입되는 연구용 미생물자원에 대해 엄격한 통관 절차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들 미생물을 연구용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도 검역 규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경우 도입 미생물에 대한 검역이 매우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식물에 위해가 없는 것으로 평가가 완료된 미생물에 대해서만 검역 절차 없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안전성 평가를 거치지 않은 미생물에 대해서는 반드시 검역을 받도록 하고 있다.


현재 전체 미생물 종의 약 5% 미만이 평가가 완료돼 검역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국외 도입 및 활용이 가능하며, 나머지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95% 이상의 미생물 종에 대해서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검역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외래 식물병원균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식물 검역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제한은 오히려 유용 미생물 자원을 확보하고 활용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용 미생물에 대한 도입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이들 미생물에 대한 평가 인력을 늘리고, 평가절차를 간편하게 해 보다 많은 미생물에 대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농업연구관 권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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