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와 물의 오염, 폐기물 발생 등으로 야기됐던 우리나라의 환경이슈는 지난 수십년 간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개선 노력, 예산 및 인력 투자와 국민 의식전환 등으로 많은 개선을 이뤘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환경오염물질로 인한 인체의 위해성을 다루는 환경보건이 주목받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환경오염으로 부터 얼마나 안전할까.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전국의 3세부터 18세 어린이와 청소년 약 2,400명을 대상으로 혈중 납, 요중 카드뮴, 비스페놀-A 등 환경오염물질 9종에 대한 체내 노출 수준을 조사했다. 결과는 혈중 납 등 대부분 환경오염물질은 어릴수록 체내 농도가 높았다.

혈중 수은은 초등생이 가장 높았고 중고생, 영유아 순으로 나타났다. 혈중 납 농도는 3세 이상 미취학 영유아가 1.34㎍/dL, 6~11세 이상 초등생이 1.26㎍/dL, 중고생이 1.11㎍/dL을 각각 기록했다. 요(오줌)중 비스페놀-A 농도는 영유아가 2.33㎍/L, 초등생이 1.5㎍/L, 중고생이 1.31㎍/L을 각각 기록했다.

비스페놀-A는 대표적 환경호르몬성 물질로 생명체의 호르몬에 교란을 주는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로 합성수지 원료, 식품저장용 캔 내부코팅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 가운데 매우 가까이 접하는 대상으로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혈중 수은 농도는 영유아가 1.64㎍/L, 초등생이 1.93㎍/L, 중고생이 1.91㎍/L을 각각 기록했다. 환경과학원은 어릴수록 손가락 또는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 영유아의 행동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노출 수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영유아의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은 성인의 약 2~3배에 이르러 유해물질에 더 취약하다.

미국, 캐나다 어린이·청소년의 노출 수준과 비교하면, 혈중 납은 다소 높았고 혈중 수은은 약 4~6배, 요중 카드뮴은 약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의 경우 일반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에 비해 카드뮴 노출 수준이 낮게 관찰됐다. 체내에 납이 노출될 경우 약 10㎍/dL 이하의 농도에서도 지능지수, 주의집중력 및 학업성취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는 2009년 혈중 납의 건강영향 권고기준 값을 철회했고, 미국 질병관리본부도 2012년 관심기준을 10µg/dL에서 5µg/dL로 낮췄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취약하고 영유아기의 노출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물주, 시행사는 신축 공동주택 건축마감재 등에서 발생되는 폼알데하이드, 톨루엔, 벤젠 등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권고기준 6개 항목및 미세먼지, 부유세균과 같은 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환경부는 특히, 보·교육기관, 주택단지에서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을 확대시킬 방안을 적극 검토하되 법규정으로 포함시키거나 아니면 적어도 소비자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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